[르포]“안희정•권선택 아웃에 대전시민 멘붕” vs “지방선거에 영향 없을 것”

“대전 사람들이 朴 좋아했는데 …죗값은 치러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전=홍세미 기자입력 : 2018.04.03 09:40

▲대전시청/사진=더리더
“대전 사람들은 소위 ‘멘붕(멘탈붕괴)’이에요. 권선택 전 시장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도 중도 사퇴했잖아요. 정치인은 믿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생각뿐이에요.”


지난달 20일 르포를 위해 찾은 대전은 서늘했다. 전날(19일) 비가 온 탓이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대전 시민들의 마음도 날씨처럼 냉랭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권 전 대전시장은 지난해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을 받았다. 현재 대전시장은 공석이다.


차기 대선 주자였던,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이었던 안 전 충남도지사는 성폭행 파문으로 도지사에서 물러났다. 대전 시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컸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김모 씨(45)는 “권선택을 내가 뽑았지만 저렇게 돼서 마음이 참 안 좋다”라며 “믿고 찍었는데 저렇게 죄를 지었다. 왜 임기 다 채우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임기 다 끝나고 중도 사퇴하면 뭐 하느냐. 이미 해먹을 것은 다 해먹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권선택은 이미 죄인이기 때문에 이제 여기(대전)서 정치할 생각은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연이은 악재로 대전 시민들의 마음이 돌아섰을까. 공직사회에 몸 담고 있는 오모 씨(60)는 민주당이 ‘대전시장 선거에서 불리하냐’는 질문에 “딱히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대전은 그렇게 당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호남이나 영남에서는 민주당이냐 자유한국당이냐가 중요하겠지만 대전에선 당이 중요하지 않다. 인물을 보고 뽑는다”고 답했다.


◇與 대전시장, 이상민•허태정•박영순 출사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좋다. 이날 기자가 만난 21명의 시민에게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모두 ‘잘한다’고 답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낸 것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월평동에 거주하는 오모씨(54세) “사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토론회에서 보면 말도 잘하지 못하는 것 같고, 대통령을 잘할 수 있을지 의심했는데 국정을 운영하는 것을 보니 강단이 있다. 밀어붙이는 것도 잘하고 여론에 잘 휘둘리지도 않는 것 같다. 요즘에는 대통령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여당에서는 △이상민 의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은 대전 유성에서 내리 4선을 달성한 중진 의원이다. 허 전 청장은 안 전 지사 측근으로 분류된다. 박 전 행정관은 대통령비서실 사회혁신수석실 제도개선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대덕연구단지 인근에서 만난 성모 씨(54)는 선거 구도에 대해 “어느 누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안 지사 사태도 크게 영향이 없다. 충청권에서는 오히려 그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직 검찰 조사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전 청장이 친안계로 분류되는데 영향이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설령 안희정이 잘못했다고 해도 허태정이 잘못한 것도 아니다. 크게 영향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역/사진=더리더
◇박근혜 전 대통령 동정 여론 불기도
자리를 옮겨 은행동으로 향했다. 으능정이 거리에는 젊은 세대가, 대전역 앞에 위치한 대전전통시장에는 50대 이상이 많았다. 전통시장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심모 씨(67)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물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육영수 여사 생가가 옥천에 있어서 대전에선 새누리당이 우세하지 않았나. 육 여사에 대한 마음도 있고, 커터칼 사건도 있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이 아직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옆에 있던 김모 씨(68) “그게 무슨 소리인가. 죄를 지었으니 벌은 받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아주 무능한 사람이다.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무능했다. 책임은 져야 한다”고 내세웠다.


자유한국당 대전시장 후보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다. 박 전 시장은 전략공천으로 출마한다. 박 전 시장과 박 전 대통령의 인연은 남다르다.


지난 2006년 박 전 대통령이 유세를 위해 대전을 방문, 커터칼을 맞고 기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을 차린 박 전 대통령이 처음 꺼낸 한마디, ‘대전은요?’는 대전 시민들의 마음에 각인됐다.


그 바람으로 박 전 시장은 당선까지 갈 수 있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남충희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정의당에서는 김미석 전 대표, 김윤기 전 정의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사진=더리더
◇“대전 경제 살릴 일꾼 필요”
대전 인구는 지난 2월 149만9187명으로 집계됐다. 대전시의 심리적 저지선인 150만 명이 붕괴됐다. 2013년 대전은 153만 명으로 인구 최고점을 찍었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까지 세종시로 유출된 인구는 7만 명이다.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 씨(여•50)는 “이번에 당선되는 대전시장이 중요하다. 대전 인구가 증가하다가 최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기업도 많이 유치하고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사실 역대 대전시장은 그다지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진짜 일꾼’을 뽑을 것이다.”


대전시장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공약은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의원은 새 성장동력을, 허 전 구청장은 원도심 부활•일자리 창출을, 박 전 행정관은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재생을, 정 전 의원은 대전 경제 부흥을, 박 전 시장은 대전의 경제와 민생을 각각 내세웠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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