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교수 “4차 산업혁명, 인간행복 위한 것”

[차홍규 교수가 만난사람]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선진국 모방 아닌 한국식 기술과 산업 발굴하고 육성해야"

차홍규 전 칭화대 교수입력 : 2018.04.23 09:07
‘4차 산업혁명 선구자’라고 불리는 문형남 교수는 박사과정을 3번 했고, 자격증이 30여 개에다 많은 저서를 집필했다. 만나기 전에는 ‘일벌레’에다가 매우 이성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선입관과 달리 매우 감성적이고, ‘성공과 행복 10계명’을 독창적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바쁜 문 교수가 일부러 한중미술협회전이 열리는 국회의원회관 전시실까지 찾아와주어 국회에서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필자도 미술학 석사이지만 박사는 공학으로 하였다. 하나도 얻기 어려운 박사학위를 다양한 분야에 가지고 있는데 소개해달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공학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경영정보시스템 전공) 학위를 취득했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북한IT 전공) 박사과정을 마쳤다. 여러 분야에서 융합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경영학과 공학(IT)의 융합을 시도했고, 다시 북한학과 융합하려고 했다. 교수로 재직 중인 14년 전에 북한학 박사과정을 시작한 이유는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과 통일 후에 배우고 연구한 것을 활용해 국가에 기여하고 싶어서였다.

-참으로 다양하게 공부했다. 어릴 때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알•성•나•히•문이라고 세계 정복자를 시대순으로 외우기도 했다. 알•성•나•히•문은 알렉산더, 칭기즈칸(한자로는 성길사한), 나폴레옹, 히틀러, 문형남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무력으로 세계를 정복했지만, 이제는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세계 정복이라고 생각한다. IT 분야에서 머지않아 국내에 이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 1위를 하는 데 제가 미약하나마 일조한 것도 그 일환이다.

-얼마 전에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들었다. 축하하며 한국생산성학회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1985년에 설립되어 올해가 33대 회장이며, 경제•경영•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와 연구원, 기업인 등 900여 명의 회원들이 생산성에 대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KPC), 서울산업진흥원(SBA), 성남산업진흥재단(SNIP) 등 관련 기관들과도 협력하여 생산성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학회다.

-한국생산성학회 외에 웹발전 연구소를 운영한다고 들었다. 잠깐 살펴보니 굉장히 다양하고 재미있는 연구를 하는데 그간 진행해 온 프로젝트는 어떤 게 있는지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2000년에 숙명여자대학교 내에 설립하여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와 컨설팅을 통해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데 기여했다. 2011년부터는 금융 앱 평가와 컨설팅을 통해, 우리나라 핀테크 수준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슈가 되고 있는 가상화폐거래소 앱도 평가했다.

* ‘핀테크(fintech)’는 이름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유행시킨 단어지만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전문가로서 ‘4차 산업혁명 선구자’라는 얘기도 듣는 문 교수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발명에 의한 기계화가 특징이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발명에 의한 산업화(대량생산)가 특징이고, 3차 산업혁명은 PC와 인터넷의 발명에 의한 정보화가 특징이고,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기술융합에 의한 지능화가 특징이다. 즉 1~3차 산업혁명은 한 가지 기술 발명에 의한 혁명이었는데 반하여,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등 여러 기술의 융합에 의한 경제•사회•문화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 행복을 위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최초로 도식화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개념도를 ‘아이언맨 4(Iron Man 4)’라고 명명했는데 독자를 위하여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의 7가지 핵심 요소(키워드)를 ‘아이언맨 4’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초지능성(인공지능)과 초연결성(5G)을 양다리(하부구조), 신뢰성(블록체인)과 개방성(플랫폼)을 몸통, 융합혁명과 비즈니스혁명을 양팔(상부구조), 방향성을 머리에 비유한 것이다.

-얼마 전 정부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스마트시티 시범 계획을 발표했다. 상당히 도전적인 사업이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을 배제한 것에 대해선 필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관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천명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점에 대한 생각은
▶맞는 이야기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적용 기술 등이 워낙 가닥이 많고 복잡해서 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해서는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관은 민이 자유롭고 다양하게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뒤에서 밀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시대는 다양성의 사회로 경직된 사고로는 헤쳐나갈 수 없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다양한 저서를 출간했는데, 특히 북한과 관련된 저서가 참 흥미롭다. 북한에는 어떠한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는가
▶‘온나라 CNC화’라고 해서 핵과 미사일의 기반인 CNC를 전 산업에 확산하는 게 북한의 4차 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다. 무인 버섯공장과 무인 전선공장 등 무인공장도 여러 곳에 잘 보급돼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중점 육성 분야를 명확하게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 북한이 나름대로 방향성을 갖고 추진하는 것은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는 컴퓨터 수치제어로,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공작기계를 자동화한 것이 NC공작기계이다. NC공작기계는 정밀하게 기계를 가공할 수 있지만 내장된 기능과 방법이 고정돼 간혹 오동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CNC 공작기계는 컴퓨터를 내장해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어 오동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참조

-핵과 미사일의 기반인 CNC를 전 산업에 확산하는 게 북한의 4차 산업혁명이라면 이른바 북핵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드는데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북핵 문제는 많이 우려됐는데,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논의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정치적으로 잘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 걱정이 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도 관에서만 해결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민간 교류를 허용하면 민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민관이 함께 노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최근 비트코인과 관련된 논란이 심각하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규제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문 교수의 생각은 어떤지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도 적절한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므로 비트코인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 블록체인(blockchain)은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르며 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화두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다. 이 정책이 실제로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가 어떤 정책을 진행해야 한다고 보는가

▶나라마다 자기 나라 상황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우리의 특성을 찾지 못하고 선진국을 모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북한식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나름대로 성과를 낸 것처럼 우리나라도 한국식 4차 산업혁명 대상 기술과 산업을 발굴해서 육성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마스터플랜’이라는 책을 공동으로 저술하면서 정부보다도 먼저 우리나라에서 주력해야 할 17개 유망 기술•산업을 발굴해서 발표했다. 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지능형반도체 등 핵심기술•산업 4개 △에너지, 바이오, 스마트(SW)교육, 정보보호, 디자인 등 기반기술•산업 5개 △미래자동차, 헬스케어, 스마트가전, 블록체인, 드론, 로봇, 첨단콘텐츠, 3D프린팅 등 응용기술•산업 8개 등 모두 17개이다. 이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으로 취임도 하고, 강의도 해야 하고, 어느 해보다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생산성학회는 지난 2월22일 국회도서관에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마스터플랜’이라는 제목으로 콘퍼런스를 연 것을 비롯해서, 5월25일에는 숭실대에서 열리는 추계학술대회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생산성 혁신을 제대로 알리는 일을 하고자 한다. 또한 웹발전 연구소는 현장에서 금융 등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교수로서 학생들을 위하여 열심히 수업 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과거의 정보화는 자동화를 의미했지만, 앞으로의 정보화는 4차 산업혁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쇠퇴냐 재도약이냐 하는 변곡점에 놓여 있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매 순간에 충실해지려고 한다.

-미래전략, ICT융합, 디지털문화, 공공데이터혁신, 전자정부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어떤 일을 했고, 지금 하고 있는지
▶국제미래학회 지속가능위원장으로서 ‘대한민국 미래보고서’를 공동 집필하였고, IT융합비즈니스 전공 주임교수로서 관련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다. 디지털문화와 관련해서는 웹 접근성에 대한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다. 공공데이터 혁신과 관련된 웹 개방성 연구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전자정부와 관련된 과제 수행을 통해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고 앞으로도 수준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학회 회장을 하려면 국회, 정부 등과 많은 협조가 필요한데
▶기자 경험이 있고, 국회에서 여러 번 행사 진행을 하면서 여야 다수 의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입법부와 협조가 잘되고 있다. 정부 관련 부처와도 국가를 위하여 공직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고, 학회장 활동도 이 시대에 필요한 화두를 중심으로 나라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전개하려고 한다.

-독창적으로 만들어서 항상 강조하는 ‘성공과 행복 10계명’이 있다고 들었다. 애널리스트에서 언론사 기자로, 또 교수로 끝없는 도전과 변화를 이어온 인생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주요 내용이 무엇인가
▶‘성공과 행복 10계명’은 ‘성공 5계명’과 ‘행복 5계명’으로 구성된다. 성공(SUCCESS)과 행복(HAPPY)이라는 영어 단어 이니셜을 따서 영어권과 중국어권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걸 보고 주례 요청이 와서 4월 14일에는 지인 조카의 주례를 맡기로 했다.

성공 5계명
1. Study(學) : 항상 배우고 익혀라(몸공부, 마음공부, 글공부).
2. Unique(能) : 독창성을 발휘하라.
3. Customer-Centric(中) :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라.
4. Emotion(性) : 감성•여성을 움직여라.
5. Stepping-Stone(仁) :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꿔라.

행복 5계명
1. Human(人) : 사람(인간애)을 중시하라.
2. Attitude(道) :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지녀라.
3. Personal-network(通) :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4. Peace(敬) :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아라.
5. You(德) :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 내가 행복해진다.

-필자는 미술을 하는 예술인이다. 예술의 대중화에 대해서 한마디 부탁한다
▶예술 전시가 미술관을 벗어나 다양한 곳에서 열리고 전시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종 행사 등에 전시가 동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 교수는 잘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더욱 확산돼서 미술관뿐만 아니라 국회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전시를 함으로써 미술관에 가지 않고도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는 기술과 예술을 휴대전화에 접목했다. 중국 칭화대를 정년퇴임하고 귀국하여 한중미술협회장을 맡다 보니 우리나라의 현실은 예술인들이 너무도 춥고 배고프다.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이신데 기술과 예술의 접목 분야에 대하여 좋은 의견이 있으면 부탁한다
▶4차 산업혁명이 예술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관련이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들이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들을 예술과 접목하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하는 메세나(Mecenat) 활동이 부진한데, 메세나를 활성화해서 예술가들이 덜 배고프도록 지원해야 한다.

문 교수를 만나기 전에는 4차 산업혁명 전문가, IT 전문가라고 해서 예술을 하는 필자와는 말이 잘 안 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인문학에도 관심이 많고, 독창적으로 ‘성공과 행복 10계명’을 만들었다는 것도 의외였다. 어렸을 때부터 세계 정복을 꿈꿔왔고, 무력이 아닌 전문성으로 그 꿈을 꼭 실현하겠다는 야심도 놀라웠다.

1980년경 대학생 때부터 ‘평생공부’와 ‘인생선용’을 좌우명으로 하는 그는 끊임없이 배우고, 배운 것을 활용해서 국가와 인류 발전에 기여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애널리스트(5년)와 기자(7년) 등을 거쳐 19년째 대학에 몸담고 있으며, IT 경력은 34년이다. 대학교수로 임용된 2000년 3월부터 만 18년 이상 학기 중이나 방학 구분 없이 평일에는 거의 매일 밤 11~12시까지 연구실의 불을 밝히며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그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하여 걱정을 많이 한다. 필자 역시 그러한 의견에 동조했던 사람이다. 문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런 것은 기우였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촛불이다, 태극기다 해서 혼란의 연속이다. 문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애국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자문자답하며 깊은 상념에 빠져보았다. 

문형남 교수
現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
고려대학교 경영학석사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박사(MIS 전공)
동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애널리스트)
매일경제신문사 경영•IT 전문기자
(사)지속가능과학회 회장, 생산성혁신연구회 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차홍규 전 칭화대 교수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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