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와 기업의 미래

특집기획「독일 4차산업을 통해 미래를 보다」3부 (1)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입력 : 2017.12.01 11:15
4차 산업혁명 메가트렌드는 이제 비단 독일, 미국 등 일부 국가에만 나타나고 있는 변화가 아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국가적, 산업적 측면에서 혁신과 미래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새로운 변화를 체감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11일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을 실효성 있게 준비해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민간위원 20명과 정부위원 5명으로 구성돼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과 구체적인 계획, 정책 과제 등을 수립하는 대통령 직속기구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민간의 창의력과 기업 활동, 정부의 기반 조성과 지원정책, 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국민의 적응 등 경제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모든 주체가 ‘협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및 제 1차회의에 참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독일은 인더스트리4.0이라는 정부 기조에 따라 장수기업과 히든챔피언들은 스마트한 변화를 이끌어냈고,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이원화 교육을 통해 더욱 자연스러운 전환을 해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독일이 해낸 것은 기초·응용과학 연구소가 매개체가 되어 정부와 산업, 학계까지 하나의 유기체로 묶었다는 것이다.
독일 특집기획 마지막편인 3부에서는 독일의 성공적인 산학연정 컨센서스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드레스덴을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작센(Sachsen)주의 주도(州都)인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폭격에 의해 도시의 90%가 폐허가 됐다. 그러나 독일 통일을 기점으로 쿠르트 비덴코프(Kurt Biedenkopf) 주총리가 강력한 기업유치 전략을 펼치면서 드레스덴 경제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현재 드레스덴시는 54만 명 인구에 지역 입주기업은 2만 4천여 개에 달한다.
또한, 프라운호퍼, 막스플랑크, 라이프니츠 연구소 등 기초 및 응용 연구소 12개가 밀집해 있으며, 드레스덴 공대를 비롯한 10개 대학이 위치해 있는 첨단 과학·산업의 도시가 됐다. 1990년대 작센주의 GDP는 1만 달러 (한화 약 1,100만 원)였던 것에 비해 현재 작센주 1인당 GDP는 6만 5천 달러(한화 약 7,100만 원)에 이른다.
드레스덴이 이뤄낸 성과는 결코 기적이 아니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주도하에 교육과 연구소, 산업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육성한 결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서독이 ‘라인강의 기적’을 일으키면서 부활했다면, 독일 통일 후에는 드레스덴발(發) ‘엘베강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드레스덴 연구소 출신 창업기업들이 독일을 대표하는 히든챔피언으로 부상하면서 인더스트리4.0 전성기를 맞고 있다.
독일 탐방단은 마지막 날 드레스덴을 방문하여 독일 산학연정을 이끈 최고의 히든챔피언 기업 ‘노발레드’와 엘베강 기적의 씨앗이 됐던 ‘프라운호퍼 연구소’를 찾았다. 그곳에서 한국도 4차 산업혁명의 리더가 되려면 어떤 미래전략이 필요할지에 대해 배워봤다.

novaled - 드레스덴 공대 출신 히든챔피언이 디스플레이 시장을 재패하다

©novaled
탐방단이 일곱 번째 기업 방문을 위해 찾은 곳은 ‘유럽의 실리콘밸리’ 드레스덴에 위치한 노발레드(Novaled)다. 노발레드는 2001년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시작되어 분사한 벤처기업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와 유기전자공학(OE, organic electronics 탄소 기반의 전기적 특성 지닌 유기물질을 연구하는 재료과학) 전문 회사다.
노발레드가 보유하거나 계류 중인 특허 건수는 500개가 넘으며 OLED 기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3년 제일모직(현 삼성SDI)은 3,455억 원을 투자하여 노발레드를 인수했다. 현재 노발레드의 OLED 기술은 여러 글로벌 브랜드의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이고 있다. 삼성SDI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노발레드의 지난해 매출은 850억 원, 당기순이익은 26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인 2015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8%, 순이익은 25% 증가했다.
OLED는 200나노미터(일반 머리카락의 1/50 정도)로 굉장히 얇은 발광 디스플레이다. 형광성 유기 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발광 디스플레이다. LCD와 달리 측면에서도 화질이 좋고 잔상이 남지 않으며, 제조공정이 단순해서 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OLED 기술이 들어가 있다.
노발레드의 대표상품은 도핑(doping 불순물 첨가) 기술을 사용한 ‘PIN OLED’다. OLED 정공과 전자층에 도핑 기술로 P형과 N형 소자를 첨가한 PIN(P-doped, Intrinsic, N-doped) OLED는 기계 내에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명을 효율적으로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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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존 OLED의 선명한 컬러를 발현하는 특성에 PIN OLED 기술을 통해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수명의 특성이 더해져, 소형 디스플레이부터 면적이 넓은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적용이 가능해졌다. 최근 출시된 선도 기업들의 high-end 스마트폰에도 노발레드의 OLED가 탑재됐는데 출시 전 디스플레이 실험에서 지금까지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밝고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보여준다고 평가받았다.
노발레드는 전체 임직원의 60% 이상이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130명 정도의 직원이 드레스덴 노발레드에서 일하고 있으며 유럽부터 아시아까지 여러 지역에서 온 직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날 회사 및 사업 소개를 했던 이진욱 노발레드 COO(최고운영자)는 “노발레드는 유기전자소재 합성과 분석을 위한 유기화학(organic chemistry), OLED 기술과 기기 개발을 위한 장치물리학(device physics), 그리고 소재와 기계 테스트를 위한 숙련된 공학(engineering) 분야의 전문가 집단을 통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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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2016년 152억 달러(16조 5,000억 원)에서 2018년 256억 달러(27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노발레드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가지고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17)에서 수많은 OLED TV가 소개됐다. 이는 점점 많은 소비자들이 OLED TV를 선호한다는 의미로 노발레드 역시 더욱 성장하는 마켓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나타낸다. OLED는 또한 더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애플 워치가 처음 나왔을 때 OLED를 탑재하고 있었다. 이처럼 견고하면서도 유연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한 OLED는 앞으로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유연(flexible) OLED 패널 기술은 앞으로 디스플레이 및 조명 산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노발레드의 모토는 ‘OLED 혁명을 창조한다(Creating the OLED revolution)’이다. 노발레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환경’을 강조했다. 현재 독일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OLED에 굉장히 많은 후원을 하고 있는 추세인데, 유기농 태양전지에 1억 9천만 유로(한화 약 2,555억 원)의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독일의 정부와 히든챔피언 기업이 하나의 비전을 가지고 또 다른 혁명을 준비해가고 있다.

☞「독일 4차산업을 통해 미래를 보다」3부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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