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거, 반려동물이 몰려온다

[반려동물 산업과 제도 뜯어보기]사회적 인식이 따라가지 못해 갈등 유발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9.03.13 14:48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우리의 민낯이 드러나는 사건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유기되는 반려동물 문제다. 주인에게 버림받고,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또 한번 돈벌이로 전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려동물의 소음 문제로 아파트 주민들끼리 다툼이 잦아졌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반려동물 소음 민원은 2015년 1377건, 2016년 1505건, 2017년은 9월 말까지 1317건으로 늘어났다. 

이 외에도 산책 나갔다가 반려동물이 행인을 공격하기도 하고, 반대로 행인에게 공격을 당하기도 해 법정 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 수는 약 511만가구로 세 집 건너 한 집(23.7%)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 갈등도 역시 증가추세다.

반려동물 산업은 팽창, 인식은 그대로
반려동물이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을 이르는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애완동물로 불렸으나 집 안에서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변화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을 먹고, 앞마당에 평생 묶어두고 집을 지키는 용도로 키우는 개인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생각이 다른 이들 간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여유도 없이 반려동물과 더불어 사는 사회로 진입했다. 관련 산업도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반려동물 카드, 보험, 전문 놀이터, 유치원, 카페, 장례식장 등 사람이 누리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오는 2020년에는 6조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는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머문 상태에서 산업은 미래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근 한 여성이 펫 샵에서 구매한 강아지를 환불해주지 않자 던져 죽은 일이 발생했다. 애완견을 소유물로만 여기던 인식이 제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을 드러낸 사건이다. 여성이 돈을 주고 강아지를 구매했기 때문에 강아지는 여성의 소유다. 그렇다면 하자가 있다고 생각한 자신의 소유물을 던진 건 정당한가? 그 소유물이 살아 있는 반려동물일 때는 어떤가? 우리의 현주소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상업적 목적의 동물 생산 및 판매업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자는 얼마 전 호주 여행에서 드넓은 공원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개와 사람이 함께 뛰노는 모습을 보았다. 해변은 반려견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자유롭게 어울리는 공간이다.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그들의 여유로운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어떤 차이로 이처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까.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식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고 동물보호법의 요모조모를 살펴본다.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는 동물산업의 실태도 파악해본다. 앞서 언급한 유기견 문제와 대안을 고민해본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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