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혁신자문위원회 ‘일하는 국회’ 포인트

#국회입법역량강화#신뢰받는국회#상시국회_무엇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19.04.09 10:54
2018년 9월 12일, 국회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를 비롯해 국회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혁신자문위원회(이하 혁신자문위)가 출범했다. 혁신자문위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인사, 예산, 조직 등 전반에 걸친 진단과 국회 운영의 혁신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제안한 국회의장 직속 자문기구다. 문 의장은 위촉식에서 “‘사즉생(死則生, 죽고자 하면 살 것)’의 각오로 노력하지 않으면 혁신에 성공할 수 없다. 국가 기관 중에 국민의 신뢰도가 제일 낮은 곳이 국회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1%라도 회복할 수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자문위는 어떻게 구성됐나?
초기 자문위원단은 국회의장 추천 6인, 원내 교섭단체 추천 3인 등 9명으로 출범했다가 지난해 12월 1일 김수흥 국회 사무차장이 추가로 선임되면서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의장 추천인 중 제3대 국회입법조사처장을 역임한 심지연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자문위원회 첫 회의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박추환 영남대 경제학과 교수가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미래전략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임현진 한국중앙학연구원 이사장, 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심의관인 이현출 건국대 정치학과 교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한공식 국회사무처 입법차장 등도 의장 추천으로 선임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맡은 바 있는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을 추천했다. 자유한국당은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역임한 장영철 씨를 추천했고, 바른미래당은 한국국제정치학회 기획이사를 지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혁신자문위 활동(1기~2기)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1기 자문위원회가 활동했다. 1기에서 나온 자문 결과 이행 과정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해서 2기 자문위를 구성해 2018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활동을 마쳤다. 3기 자문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올해 12월까지 활동할 예정으로 이행 집행과 점검 기간이 될 예정이다. 
2기 자문위원회에서 나온 혁신 방안은 1기에서 나왔던 내용을 포함한 안이다. 기존 1, 2기 자문위원회 모임은 2주에 한 번, 주 1회였던 것을 3기부터는 월 1회 진행한다. 올해 12월까지 자문위원회 활동이 끝이나면 국회의장의 임기가 5개월 정도 남게 되는데 4기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차기 의장단에 인계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활동과정을 차기 국회까지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문위원회의 최종 전략이다.

혁신자문위 2기 활동결과
2기 혁신자문위는 3개월여간 총 8차례 회의를 갖고 제1기 혁신자문위 권고사항의 이행을 점검했다. 지난달 7일 유인태 국회사무총장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일하는 국회와 신뢰받는 국회’를 목표로 한 2기 혁신자문위의 권고사항을 공개했다. 특히 △상시국회 운영체제 마련을 위한 매월 임시회 집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쪽지예산 근절 △국회의원의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국회 내 공간의 효율적 사용 △국회공무원 소수직렬 및 하위직급 인사제도 개선 등 5개 추가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1 상시국회 운영체제 마련을 위한 매월 임시회 집회 방안
현행 국회법상 임시국회는 2·4·6·8월에 열도록 돼 있고,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연간 국회 운영 기본 일정을 작성하도록 한다. 본회의와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역시 회기 중에만 열 수 있다. 혁신자문위는 헌법의 개정 없이 상시국회 운영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정기회를 제외한 매월 1일(12월에는 10일)에 임시회를 집회하도록 국회 운영 기본일정의 작성 기준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고 권고했다.


2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쪽지예산 근절
‘쪽지예산’이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 증액을 위한 민원을 적은 ‘쪽지’를 건네서 예산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구 챙기기 예산은 도로 건설이나 지역 편의시설 확충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주를 이룬다. 예산증액은 예결특위의 ‘소소위’에서 논의되고 결정되는데, 소소위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원내정당을 대표하는 3인의 간사로 구성된다. 소소위 회의록을 남기지 않아 예산 심의 과정의 공개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과 소소위 간사 3인에 의한 증액은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이에 혁신자문위는 국회법 제57조 제5항을 개정해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요건을 명문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소위원회가 아닌 회의 형태로 예산증감액을 심사 결정하지 않도록 명문으로 규정할 것과, 소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개별사업별 증감내역을 예결특위 전체회의에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할 것도 권고했다.

3 국회의원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계기로 공론화된 국회의원의 이해 충돌 논란과 관련,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혁신자문위는 ‘국회의원 개인의 업무상 이해 충돌을 방지’하고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과정에서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한 제척·회피’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국회의원 개인의 업무상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해서는 제19대 국회에 제출된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 중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삭제됐던 공직자 일반 대상 이해 충돌 방지 관련 내용은 법 개정을 통해 다시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심지연 위원장은 “애초 김영란법에는 이해 충돌 내용이 있었는데 정무위 논의 과정에서 7~8개 항목이 삭제됐다. 그 빠진 부분을 다시 살리자는 법안이 의원들에 의해 많이 제출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과정에서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해서는 공직자(국회의원 제외)였던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후 3년간 근무했던 기관과 관련된 상임위원회의 위원으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부동산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해 관계 충돌 방지를 위해서는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혁신자문위는 이해 충돌 발생 여부 판정 및 회피를 위한 권고안을 제출하고,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위해 의원이 아닌 자들로 구성된 국회의장 직속 심의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4 국회 내 공간 효율적 사용
국회의원 회관 및 국회사무처 건물 공간 사용에 있어 기준 없는 대외기관 사용으로 인한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함을 지적하고, 향후 정치 및 선거제도 변화에 따른 건물 사용 대용의 필요성 증가를 언급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 내부 공간 사용은 의원과 교섭단체의 입법 및 심의활동을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하므로 본청은 의원 및 위원회의 회의 공간으로 특화하고, 의원회관은 의원 및 교섭단체 공간으로 특화, 스마트워크센터는 언론 등 국회 대민공간으로 특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부 파견 기관의 점유 공간은 공유 공간으로 최소화하되, 본청에서는 퇴거할 것을 권고했다. 국회 및 국회사무처 소관법인의 점유 공간은 국회청사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되, 국회청사관리위원회는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 등 외부 위원이 과반수를 넘도록 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5 국회공무원 소수직렬 및 하위직급 인사제도 개선

혁신자문위는 국회사무처 소수직렬에서 발생하는 승진 적체로 인해 조직 구성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해당 직렬의 조직 분위기가 침체된다고 보고 인사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번 개선안은 국회사무처 소수직렬 및 하위직급의 직렬 직급 간 증원 및 정원 조정을 통해 불균형 부분을 해소하고, 승진 적체 해소 방안 마련을 통해 장기 재직자에 대한 동기부여와 조직 활성화에 기여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는 △속기·경위 직렬의 단기적 5급 확대 △5급 공채 대 일반승진 비율 6:4에서 최소한 4:6으로 조정하여 채용 △행정직렬 6급 정원확대 △6급 이하 직원 중 6급 비율이 전체 평균(50%)에 미치지 못하는 직렬 정원 조정 △국회사무처 직군 중 사무직류에 5급 직위 1명 신설 △방호안내직렬 3인 증원 △안내·운전·후생 직렬 5급 정원 각 1인 신설 △방호직렬 5급 정원확대 등이다.

심지연 위원장은 “10년 전에 국회운영제도개선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개헌 등 거대담론에 대한 자문을 많이 했지만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거대 담론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 인사, 예산, 조직 등 하나하나 실현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국회 자체가 바뀌어야 ‘일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위원장의 말처럼 국회 자체가 바뀌어야 개혁이 이뤄지겠지만 혁신자문위의 권고 사항은 국회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국회가 혁신자문위의 권고를 받아들이고 바닥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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