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선진화법 제정을 통해...제2의 세월호 막는다

법의사각지대, 그곳에도 희망을

임윤희 기자입력 : 2016.03.21 14:30
편집자주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 그 곳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을 알리고 더 나아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코너로 소외된 곳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법의 울타리를 함께 모색 해 나아가고자한다. 1월호 부터 아동 놀이터 문제를 시작으로 2월호에서는 다문화 관련 주제를 다루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 사각 지대 법 제정 까지 확장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작년 여름, 탈북대학생을 포함한 국내외 대학생 80여명과 함께 7박 8일 간의 ‘통일발걸음’ DMZ걷기 행사에 취재차 함께 했었다. 군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부분의 숙식은 군부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안전한 가운데 보람되고,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주간 행군을 마치고 생활관을 배정받아 쉼을 얻는 시간, 전선의 밤하늘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는데 출입문이 굵은 쇠사슬로 감겨 자물쇠가 잠겨있는 것이 아닌가? 중앙현관으로 이동하여 당직자에게 물으니 밤에는 측면 출입문을 모두 잠그고 중앙현관만 개방한다고 한다.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된 군대 내 규율 같은 것으로 밤 만 되면 중앙현관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잠그는 것이 당연한 조치로 인식되었었다. 목적은 병사들의 개별행동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군무이탈이나 자살 등 혹시 모를 사고예방을 위한 병력통제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간부와 병사들 간의 불신에서 비롯된 통제적 조치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국방부 지침이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부대별로 지휘관에 의한 지휘조치사항이었다.

▲병영문화혁신위원들, 병사들과 간담회
  그런데 문득 만약 화재사고라도 발생하면 이 많은 병사들이 어떻게 탈출할까 하는 생각을 하니 심장이 멎는 듯 먹먹하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보다는 통제와 규율의 틀로 제한하는 현장을 볼 때 인권의 사각지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인권을 지켜주어야 할 법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아무리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통제목적이라지만 자율성을 약화시키고,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어렵게 만들어 오히려 더 큰 화를 자초할 가능성이 높으며, 병사들에게 피해의식을 갖게 하는 인권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뭔가 법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우리 병사들은 대통령령 26394호 군인복무규율(2015. 7. 13개정)에 근거한 병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 규율에는 사적 제재 금지, 고충처리, 상호간 존경과 존중 등 전반적인 병영생활규정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제15조에는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폭언 및 가혹행위 등 사적 제재를 행하여서는 아니 되며, 사적 제재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하여서도 아니 된다.” 그리고 “지휘관 및 상관은 병영생활의 지도 또는 군기확립을 구실로 구타·폭언 기타 가혹행위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부하를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3조에서는 “부하는 상관에 대한 존경을 바탕으로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상관은 부하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여야 한다.”고 상관과 부하와의 관계에서 상호간의 존경과 존중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제25조에서는 “군인은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현저히 불편 또는 불리한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거나 질병 기타 일신상의 사정으로 업무수행이 곤란할 경우에는 이를 지휘계통에 따라 상담 또는 건의하거나, 「군인사법」 제51조의3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0조의12에 따라 고충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부하는 고충을 건의하고, 상관은 듣고 해결해야 하며, 군인은 복무와 관련된 고충사항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또는 그 밖에 국방부장관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그 해결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 전반적인 병영생활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서두에서 밝힌 사례의 경우를 해소할 수 있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지휘권 내에서 부대 내규로 정하여 해결할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도로를 보행하는데 관련법을 다 적용하면 1미터도 못 간다는 믿지 못할 말이 있다. 그 만큼 법이 세분화되어있고, 일상의 생활이 법에 의해 보호되고 때로는 법에 의해 제한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병영생활은 대부분이 지휘권 내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지휘권을 보장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지휘관의 책임한계만 확장시킴으로 지휘 부담을 가중시키고 오히려 지휘권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지휘권을 보호하고 지휘관이 전투임무에 전념하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인권과 안전과 관련한 병영생활에 대해서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어쩌면 가혹행위 등 저변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지휘역량의 부족이라기보다 병영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 기사의 사진은 내용과 무관하며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첨부한 사진입니다.
임윤희 기자 yunis@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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