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잿빛 도시에 활력, ‘두마리 토끼’ 잡다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대상 수상작 – 제천시]이상천 시장, “대학 캠퍼스와 문화공간 조성…도심 공동화 방지, 시민 기대 커”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1.02 10:50
▲(왼쪽)구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세명대학교 시설물이 들어선다, (오른쪽) 북도심 유휴부지에 건강체육센터를 세운다/사진=제천시청 제공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정책대상 시부문 대상을 받은 제천시의 ‘작전명 두 마리 토끼’는 시와 지방대학의 상생협력사업이다. 제천시와 세명대학교는 제휴를 맺어 구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세명대학교 시설물을 건립한다. 또 시 북도심에 위치한 세명대 유휴부지에 건강체육센터가 들어선다.

구 동명초 부지는 제천 시민들에게 상징적인 공간이다. 1908년 설립된 동명초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동명초는 학령인구 감소로 2013년 이전을 결정했다. 구 동명초 부지는 6년 동안 방치됐다. 원도심 공동화가 가속화되면서 도심이 비었다. 6년 동안 발전 방향을 놓고 지역 사회에 갈등이 있었다. 그만큼 손대기 쉽지 않은 곳이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해 당선된 이후 구 동명초 부지를 둘러싼 장벽부터 허물었다. 내년에는 세명대 시설물을 지어 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을 예정이다.

‘작전명 두 마리 토끼 정책’이 시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것이다. 제천은 시멘트의 고장이었다. 제천은 1950년 시멘트 회사들이 터를 잡은 ‘시멘트의 도시’다. 경제적으로는 발전했지만 ‘특색 없는 회색도시’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도 있다. 이 시장은 이런 이미지를 상쇄시키고 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첫걸음이 ‘작전명 두 마리 토끼’라고 밝혔다.
세명대 본 캠퍼스와 구 동명초 부지는 6.3km 떨어져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면 10분 이내에 위치한다. 학생들이 이동할 때 불편하지 않게 시내버스를 캠퍼스 안에서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시장은 세명대 학생들을 시내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내에 세명대 시설물이 들어오면 유동인구가 많아져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새 부지에는 세명대 한방바이오 임상센터가 들어선다. 또 동아리 활동 공간이 생기고 교양 수업 등이 진행된다.

지역 내 갈등이 많은 사안인 만큼 구 동명초 부지 개발은 쉽지 않았다. 이 시장은 1년 전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구 동명초 부지를 개발하고 싶지만 반대 여론이 있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난 뒤 상황이 바뀌었다. 이 시장은 지난달 13일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전에는 동명초 부지의 발전에 대해 우려했지만 결정이 나고 보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책대상을 받을 정도로 좋은 정책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져 감회가 남다르다”고 다시 한번 소회를 밝혔다.

정책대상 심사위원들은 평가에서 “13만 명의 인구를 가진 지방도시에서 폐교 부지를 재생하는 정책은 떠나려는 지방 대학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발전시키는 상생협력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높은 점수를 줬다.

▲이상천 제천시장/사진=제천시청 제공
-‘작전명 두 마리 토끼’를 생각한 계기가 어떻게 되나

▶제천의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하다. 제천시장 후보였을 때 구 동명초 부지에 세명대학교 제2캠퍼스를 짓는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구 동명초 부지는 제천의 중심에 위치했다. 대학이 시내 도심으로 들어올 수 있고, 또 캠퍼스가 들어서면 도심이 살아날 수 있는 상생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세명대도 지방대학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가 있다. 학교 차원에서도 지역과의 상생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위기를 인식했다.

-구 동명초 부지는 제천에서 어떤 상징이 있는 곳인가
▶동명초가 설립된 지 100년이 넘었다. 제천시에서 나고 자란 시민이라면 동명초를 보면서 컸다. 동명초는 2013년 이전했고 그곳이 빈 공터로 남았다. 그 부지를 보는 시민들의 마음이 좋지 않았다. 부지를 활용해야 하는데 지역갈등이 심했다. 6~7년 동안 지역 갈등으로 손댈 수 없었다. 내가 시장이 되자마자 동명초 주변을 감쌌던 장벽을 허물었다. 그것만으로도 시내에 활기가 돌았다. 지난 1년 동안 그 공간에 축제와 농산물 판매장터를 열었다. 시민들과 유동인구가 동명초로 모였다. 장벽을 허문 부지가 ‘광장’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곳에 내년부터 세명대 제2캠퍼스와 문화예술공간을 짓는다. 도심 공동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시민의 기대가 크다.

-대학과 제휴를 맺는 것은 쉽지 않았을 듯싶다
▶서로 간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원래는 지자체와 대학 간 사이가 좋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인데, 서로 믿지 못한 것이다. 내 마음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세명대 측에서도 이 정도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제천시 인구가 13만인데 세명대 학생만 1만 명이 넘는다. 교직원, 교수들 포함하면 시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그 인원을 지역경제에 포함시키면 상당히 이익이 된다.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게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했다.

-사립대학은 부동산 거래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사회 통념상 사립대학의 부동산 거래는 까다롭다. 이사회와 교육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내부구성원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또 부동산 거래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 또한 없어야 한다. 입학인원 감소에 따른 대학 재정 상황 또한 녹녹지 않다. 대학 내부적으로 대학의 재산을 자치단체에 내어주고, 또 자치단체와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실무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대학이 가진 현실적 문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서로의 입장에 대한 가감 없는 대화가 서로를 위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지역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세명대학교 제2캠퍼스 외에 무엇이 들어오나
▶제천예술의전당, 여름광장이 생긴다. 제천예술의전당과 여름광장 건립 사업을 총사업비 480억원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제천예술의전당은 지상2층, 지하1층, 연면적 10,000㎡, 800석 규모의 객석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전문 공연시설이다. 지역의 창조적인 문화를 이끌 것이라고 본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심관광 시설로 건립될 예정이다. 또 부지 내에 여름광장도 조성될 예정이다. 시민들의 휴게쉼터, 다양한 야외 문화행사 기반시설, 4계절 테마시설 등을 갖춘 시설로 10,433㎡의 규모로 조성한다. 여름광장은 열려 있다는 뜻의 ‘열음’과 열정의 계절 ‘여름’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연계해 열려 있는 열정의 공간에서 문화 창조하의 가치를 부여했다.

-두 마리 토끼 정책의 다른 부지, 북도심 대학 유휴부지는 어떤 곳이었나
▶세명대의 유휴부지로 수십 년 동안 숲이었다. 면적은 23,145㎡에 이른다. 2019년 7월 세명대와 대원재단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아 현재는 제천시 소유의 토지로 관리하고 있다. 시와 대학, 그리고 재단은 2019년 1월부터 국비 공모사업을 협력 추진하면서 해당부지의 종합적인 재탄생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 시에서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와 탁구센터 등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현재 시설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은 체육단지 주변의 공원과 산책로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 시설 변경을 완료했다.

-경제적인 효과는 얼마로 추산하나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는 뽑아보지 않았지만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명대 학생 중 절반 정도가 제천 관광을 한다든지 시내에 나오지 않은 채 졸업한다고 한다. 대학 주변에서 놀지 시내까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학생들을 시내로 끌어올 수 있다. 제천시 같은 경우에는 가게와 시장, 카페 등이 과잉공급이다. 학생이 많아지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상천 제천시장/사진=제천시청 제공
-사업을 진행할 때 특별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정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국가정책도 마찬가지지만 시 정책도 의회에서 찬성을 해야 한다. 반대하는 의견이 많으면 엎어질 수도 있다. 이번 정책을 추진하면서 나 스스로가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발전된 방향으로 흐른다면 그것이 이기는 것이다. 또 기관 간의 협력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하는 것이다. 사업 추진에는 우리 시만 해도 7개 부서 13개팀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과 재단에서는 7개 관계부서와 산하 연구기관이 참여했다. 거기에 직간접 관계되는 실무자들까지 생각하면 기관 간의 의사소통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구조화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상명하달식, 관 주도의 행정은 이미 실패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여론과 실무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고 그들의 손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극복하고 시행할 수 있었나
▶의사결정과 협의의 전권을 실무진에 위임했다. 기관 내의 업무경계를 허물기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만 제가 직접 조율자 역할을 하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의사소통의 창구가 예술의전당TF팀으로 자연스럽게 단일화됐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기관 간 협의도 얻어낼 수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대학이 직면한 생존의 문제를 인정하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가감 없는 대화가 상생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제4회 대한민국 정책대상에 참여한 소감은 어땠나
▶정책을 평가해서 상을 주는 경연에서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시는 자체적으로 홍보도 많이 하지 않는다. 잘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상을 받아 기쁘고 정책 추진력도 생겼다. 추진하고 있는 시책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지방자치정책대상에 지원하고 싶은 다른 정책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
▶제천시는 국내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이면 영하 20℃ 이하로 자주 떨어져서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야만 하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우리 시는 이러한 악조건을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작년부터 제베리아 제천겨울왕국 페스티벌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7일까지 39일간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빛과 얼음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겨울페스티벌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 도전해보고 싶다.


이상천 제천시장
1961년 5월 1일 충북 제천 출생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제천시청 기획감사담당관
제천시청 행정복지국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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