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이념은 좌파 우파 아닌 평등이다

[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입력 : 2024.04.24 10:51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머니투데이 신문을 보는데 오늘 하루만도 암울한 뉴스가 한둘이 아니다. 초등학생들이 투표를 통해 학교폭력의 대명사 격인 ‘왕따’를 뽑아 괴롭히는 놀이문화가 번져 학교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어른들이 만든 자극적 드라마를 보고 모방한 것이라는데 대체 어른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드라마를 만들었나 모르겠다.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한창인 어떤 지역에서는 한 주민이 자신이 반대하는 정당의 후보에게 담배꽁초를 던지고 갔다고 한다. 도대체 미래의 동량인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는커녕 해로운 어른들이 넘쳐나는 것은 그들이 ‘철학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철학과 개념은 같은 말이다.

철학(哲學)을 어렵게 여기는 어떤 이는 ‘철학은 도대체 무엇을 연구하는지 알 수 없는 학문’이라거나 ‘철학자는 누구나 아는 사실을 자기만 아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라 눙치며 살짝 비껴가려 하지만 철학의 어원은 필로소피아(philosophia)로 사랑(philia)과 지혜(sophia)의 결합이다. 즉,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것인데 이때 지혜는 바로 개념과 같은 말로 지식과 달리 실천적 의미를 가진다. 지혜로운 사람은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한다는 것이 『철학, 개념-고대에서 현대까지』 저자 박준영의 말이다. 저자는 철학 연구에 집중하는 의 연구원이자 성신여대에서 철학을 강의한다.

머릿속에 막연하게 엉켜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 일목요연하게 질서를 잡아주는 철학, 인간과 세계를 대하는 관점과 실천력에 확실한 구분선을 그어주는 철학이야말로 복잡다단한 현대사회 리더들에게 가장 필요한 소양인 바, 그 기초를 다지기에 『철학, 개념-고대에서 현대까지』가 적절하다. , , , , , , , 등 모두 8장으로 구성됐다.

에서 논하는 덕의 철학적 핵심은 칸트를 뺀 모두가 ‘행복’으로 보았다. 현대 공리주의가 기반하는 이데올로기는 ‘자유주의적 개인주의’로서 행복의 계산은 개인이 주체이며, 그 개인 행복의 총합이 사회의 행복이다. ‘정의’는 그 개인을 벗어난 사회 또는 국가에 정립되는 윤리적 가치다. 그런데 ‘신자유주의 세계화’란 용어가 널리 퍼지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2014. 와이즈베리)를 놓고 세계 곳곳에서 격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역사 안에서 덕과 정의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 고통스럽겠지만 돌파해나갈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철학자들의 주장이자 예언이다.

흔히 ‘문사철’이라 불리는 문학, 역사와 함께 철학을 아울러 인문학이라 말한다. 동양 철학자 최진석은 인문학 에세이 『인간이 그리는 무늬』(2023. 소나무)에서 “애플의 신화를 이루었던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주겠다’고 했다. 잡스는 철학적 소양이 깊으면 인간이 움직이는 흐름을 읽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며 리더들에게 철학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바라건대, 리더라면 걸맞은 격을 갖추는 철학을 다짐으로써 지혜 넘치는 활약으로 ‘패자부활의 나라, 공존하는 경쟁, 경쟁하는 공존의 나라 스위스’처럼 우리도 『따뜻한 경쟁』(맹찬형. 2012. 서해문집)의 나라 대한민국(KOREA)이 되길 희망해본다. 지혜로운 리더는 사회의 현상을 보면 질문하고 답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는 뜻에서 헤겔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지면 날아오른다’고 했다. 리더여! 나라와 국민을 위해 날아오르자!

▲『철학, 개념-고대에서 현대까지』 박준영 지음 / 교유서가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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