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 안산시 다문화지원본부장]“다문화 특구는 안산의 내일”

전국 최초 특구 지정, 다문화 도시의 롤모델 될 것

편승민 기자입력 : 2016.11.22 12:06
편집자주더리더는 새로운 글로벌 한국 시대를 맞아 다문화사회를 보고 들어볼 수 있는 <뉴코리아, 다문화 행복찾기> 코너를 새롭게 마련했다. 이 코너에서는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현실을 조명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더불어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하는 첫 발걸음을 떼고자 한다.

‘뉴코리아, 다문화 행복찾기’ 일곱번째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대한민국 최다 외국인 거주도시인 경기도 안산시를 찾았다. 2000년대 초반,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시행한 정부의 고용허가제, 방문취업제를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당시 일자리, 교통, 주거여건이 딱 들어맞았던 안산의 반월·시화공단에 모이기 시작한 외국인의 수는 이제 지역 인구의 10%에 달할 만큼 급속하게 증가했다. 안산시는 다문화 인구의 정착지원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국 최초로 외국인지원센터를 별도로 세우고 다문화지원본부를 만들었다.

이창우 안산 다문화지원본부장은 본지 기자와 함께 안산 다문화체험관과 특구거리를 돌아봤다. 그는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로 인해 생긴 다문화 특구가 안산의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가 됐고 이들이 곧 안산의 내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다문화 사회화’라는 흐름 속에서 이들의 인권보호와 국민 인식개선, 다문화 지원정책 컨트롤타워 구축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산은 이제 대한민국 대표 다문화도시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공유하며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열린 도시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90개국의 음식과 문화, 삶이 살아 숨쉬는 안산 다문화 특구를 걸으면서 새로운 ‘다문화 한국’을 만나봤다.



안산시는 국내 대표 다문화도시다. 다문화인구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안산시는 전국 시·군·구 단위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올 8월 기준으로 약 90개국 7만6000여명의 외국인이 거주 중이다. 안산시 인구가 76만명 정도이므로 시민 10명 중 1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거주외국인 비율인 3.9%의 약 2.5배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국적별로는 중국(5만3978명)이 약 70%로 가장 많고 우즈베키스탄(6496명), 한국계 러시아(2900명), 베트남(2457명), 인도네시아(1304명), 필리핀(1203명) 순이다. 체류자격 별로는 외국인근로자(고용허가+방문취업)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외국국적동포, 방문동거, 영주, 결혼이민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타 난민, 유학연수, 전문인력 등이 있다.

안산시에 외국인 인구가 많아진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나라가 점차 세계화·개방화가 되면서 자본과 노동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이동해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민자의 유입이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근로자의 경우 2004년 8월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송출 국가와 외국인력의 허용업종이 확대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또한 2007년 3월부터는 방문취업제가 시행되면서 재외동포 중국과 CIS(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사증 유효기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출입국이 가능해졌다.
안산에는 산업공단인 반월공단, 시화공단이 서해안 쪽에 있다. 지금은 지하철 4호선이 안산을 지나 시흥시, 오이도까지 가지만 예전에는 안산이 마지막 역이었다. 이렇게 공단에 일자리가 많고, 지하철로 올 수 있는 곳이고 주거여건이 양호해서 살집을 싼 가격에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었다. 이렇게 국내정세와 안산지역의 특수성 등 삼박자가 들어맞으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기 시작했다. 한두 명 늘어가던 외국인들이 점차 안산에 정착하면서 외국인 상점이 생겼고 지금은 완전히 다문화 거리가 조성됐다. 안산에 실제 상주하는 외국인 인구는 8만4000여명으로 파악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1만명 이상 주거하는 자치단체가 30여개다. 그 중 안산이 다문화도시협의회를 구성해 회장도시가 됐다. 행정자치부가 외국인과 관련된 정책을 세울 때는 안산을 들여다 보고 뭐가 필요한지 파악해 정책수립에 참고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한마당-8월 2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호수공원에서 열린 2016 외국인 근로자 한마당에서 참가자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산은 다른 지자체와 달리 다문화지원본부가 따로 있는데
▶안산시에 외국인 인구가 자꾸 늘면서 이를 그냥 방치하면 사회문제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또 4~5년전에는 강력범죄도 있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종합적으로는 외국인과 소통하고 지원하기 위한 행정기관을 만든 것이 외국인주민센터다.
그동안은 5급체제로 운영하다 올 초부터 기관체제로 직제를 확대·개편했다. 전국 시·군의 경우 5급체제가 몇 개 안 되며 점차 확장하는 추세다. 보통 계장체제의 직원이 1명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문화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를 만든 곳은 안산시가 최초다.


국내 최대 외국인 밀집지역인 안산시 원곡동에는 다문화마을특구가 있다. 안산의 관광명소로도 주목 받고 있는데
▶서울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남대문시장은 단순 재래시장일 뿐인데 관광명소로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점 때문이다. 안산시 다문화마을특구는 서울 남대문시장처럼 매일 저녁과 휴일에는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히며 왕래가 이어지는 곳이다. 여기에 더해서 얼굴색과 쓰는 말이 다르고 먹는 음식, 입는 옷들이 다양하다. 오히려 남대문시장보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래도록 관광지로 여길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 중국의 양꼬치는 물론 필리핀, 네팔 등 세계 많은 나라의 음식을 국내 곳곳에서 맛볼 수 있지만 같은 음식이더라도 원곡동에서 먹는 다른 나라 음식은 ‘오리지널 그 나라 음식’ 이다. 따라서 타 지역 국내 미식가들과 음식마니아들이 다양한 나라의 본토음식을 맛보기 위해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마을 특구를 찾는다.


안산시 다문화마을특구

다문화마을특구 중장기 발전 5개년 기본계획이 궁금하다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는 한국사회 최대 외국인 밀집지역이고 공실률 0%의 상권이 활성화돼 있다. 매주 5만~6만명의 내·외국인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특구지역이 계획 아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했고 다양한 인종이 섞이다 보니 “지저분하고 위험하다”는 편견이 많다. 따라서 안산시 다문화마을특구 2단계 5개년 기본계획의 목표는 “기초기반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문화의식을 함양해 최종적으로는 브랜드를 특화할 계획이다.
먼저 인프라구축 사업으로는 전선지중화를 추진해 깨끗한 주택·상가지역을 만들려고 한다. 아울러 숲의 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볼거리와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장기 사업의 핵심이다.
오래된 도시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전봇대인데 어지러운 전선과 전봇대는 도시미관을 해친다. 시민들이 개선사항으로 꾸준히 요구하는 사안이지만 그동안 예산과 절차의 어려움으로 미뤄졌다. 내년부터 총 3년여 기간 동안 지중화와 가로환경 정비사업에 80억원가량 투입할 예정이다.
다문화 의식함양의 경우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함께하는 사항이다. 한국문화가 낯선 외국인 중에는 기초질서가 미흡한 경우가 있다.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그냥 버리기도 하고 문화적으로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인데 한국에서의 기초질서와 의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 브랜드특화는 다문화도시라는 특별한 지역으로서 관광지를 만들겠다는 사업이다. 앞서 이야기한 인프라구축과 의식함양사업의 완성에 맞춰 진행되는 사업이다. 각 나라별 인공구조물 조성, 상징아치 설치 등 볼거리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조성으로 특색 있는 관광지를 만들고자 한다. 이처럼 인프라구축, 인식개선, 우리만의 장점을 살린 브랜드화를 통해 지역경제, 관광활성화를 추진해 전주 한옥마을, 인천 차이나타운처럼 만들 생각이다.


안산시 다문화특구 내에 위치한 세계문화 체험관
세계문화체험관에서 복식체험을 하고 있다.


이번 중장기계획 준비를 위해 인천 차이나타운, 서울 이태원, 전주 한옥마을, 부산 차이나타운 특구를 방문했다. 벤치마킹해야 할 모범지역은 어디인가
▶4곳을 둘러보면서 각 지역마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가 배워야 할 점을 두세 가지씩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인천 차이나타운의 경우 관광 쪽을 특화해서 각종 프로그램과 행사가 많았다. 짜장면의 역사를 만들어 보여주기도 하고 작지만 박물관도 세워 관광산업이 더욱 활성화됐다. 또 안내원이 배치돼 단체관광객이 오면 차이나타운 전체를 돌면서 안내한다.
이태원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서 그런지 도로정비가 잘 돼 있고 베트남거리, 태국거리 등 각 나라의 특색에 맞게 갖춰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 보도에는 동판을 만들어 외국인거리 같은 느낌을 줬다. 이외에도 관광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모습들을 반영해 안산시에 적합한 계획을 수립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경제활성화, 관광정책 추진, 다문화도시 브랜드화를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중도입국자녀 포함)이 이제 중고등학교 진학 연령대에 진입했다. 다문화 인구를 위한 교육정책 실태는 어떤가
▶현재 7만5000명의 거주 외국인 중 이주배경 청소년의 수가 560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한국동포도 있지만 러시아나 구소련 지역에서 온 청소년들이 있는데 이들은 한국말을 거의 못한다. 또 교육체계가 우리나라와 달라 공교육에 대한 적응이 잘 안 된 경우가 다반사다. 따라서 안산시는 2014년 1월, 전국 최초로 안산이주아동청소년센터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언어로 인한 장벽, 공교육 적응에 대한 두려움,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친구들을 모아 한국문화이해교육, 언어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위탁형 다문화 대안학교인 ‘꿈빛학교’를 유치해 공교육 이탈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공교육 진학을 꺼리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지난해에는 진학과 진로탐색을 위한 꿈다리 상담실을 열어 검정고시반 운영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초등학생 9명, 중학생 9명, 고등학생 5명 등 총 23명이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결과도 얻었다. 이처럼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한국에 안정적으로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문화차이에서 오는 심리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하고자 한다.


한국의 차문화 체험-민족 대명절 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9월 7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행복예절관에서 뉴질랜드 타우랑가시 그린파크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다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문화 시대에서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인식 개선’이다. 부정적 인식개선이나 화합을 위한 안산만의 시책이 있다면
▶가장 대표적인 다문화 이해 프로그램은 유치원생부터 초·중·고등학생까지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다문화체험 일일교실’이다. 이를테면 실제 캄보디아 사람이 가서 캄보디아에 대해 소개하는 형태다. 전통의상도 입어보고 전통놀이와 음식 만들기 등을 통해 문화를 배우는 체험교실이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인식개선 효과와 호응이 좋아 내년에는 두 배 이상 확대해 시행할 방침이다.
격월로 발행되는 다문화 소식지 ‘안산하모니’도 반응이 좋아 개편해서 내실 있게 운영하려고 한다. 안산하모니는 다문화 소식지로 현재 8개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몽골어)로 발행한다. 처음 우리나라를 접하는 사람들이 이를 통해 좀 더 문화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2021년에는 다문화 인구가 전체의 약 6%가 될 전망이다. 다문화정책이나 업무를 여성가족부 소속이 아닌 단일주무부처를 만들어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민자 사회통합정책은 대표적으로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으로 유형화 돼 있다. (법무부-외국인정책 총괄, 여성가족부-다문화가족지원정책 총괄, 고용노동부-외국인인력정책 총괄) 그 외 기획재정부, 교육부, 외교부,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는 분절적이고 공급자 중심의 다문화정책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원스톱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다문화지원서비스 전달체계 효율화 TF팀’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현재 다문화 정착지원, 출입국, 고용 등 지역서비스 통합전달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여러 기관에서 추진하는 다문화정책의 중복과 비효율화를 개선하기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주무부처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안산시에 있는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에는 많은 동남아 이주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공단 기업체 업무는 어렵고 힘든 3D 업종이 대부분인데 그동안 내국인이 기피하던 것을 이주 근로자들이 분담해서 맡아왔기 때문에 이들은 꼭 필요한 인력이다. 앞으로 통합시스템 구축을 통해 이런 다문화 구성원들이 한국에서 쉽게 정착해 안산도 같이 좋아지는 윈윈시스템을 만들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다문화 대표도시로서 다문화 사회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다문화 사회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큰 흐름이다. 안산시에는 총 25개 동이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에서 외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거의 안산시 전 지역이 다문화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은 안산시 역시 문화적 다양성으로 인해 내국인과 외국인 간 갈등이 많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그런 갈등을 해소하고 다문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행정기관에서 교육하고 중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산시에서는 일례로 이런 문화적 차이를 없애고 문화적 다양성 공존을 위해 다양한 나라의 행사를 많이 지원하고 있다. 안산시가 지원하는 축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태국 물축제인 ‘쏭크란 축제’다. 올 5월에도 쏭크란 축제가 열렸는데 태국대사관이 참여하고 태국에서 유명한 가수도 초빙해 전국의 태국인들이 모였다. 아주 성황리에 개최됐는데 사실 지금까지는 내국인 참여가 적었다. 이에 내년부터는 태국뿐만 아니라 한국부스도 만들어 양국의 음식 등을 체험함으로써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처럼 안산은 다문화도시이면서 문화적으로 열린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들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또 외국인이 많이 들름으로써 도시경쟁력도 더욱 높아지도록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범죄 없는 안전한 도시, 찾아가고 싶은 관광도시로 만들겠다.

△ 이창우 안산시 다문화지원본부장
–– 1958년 10월 10일생 (경기도 이천시)
––협성대 사회학과 졸업
––안산시 미래전략관
––現 안산시 다문화지원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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