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금강장송 도열한 티잉그라운드, 솔모로CC

[임윤희 골프픽]도전적 골퍼는 체리·퍼시먼 코스, 애버리지 골퍼는 파인·메이플 코스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1.03.19 09:18
▲금강장송 도열한 티잉그라운드, 솔모로CC/사진=임윤희 기자
국내 골프장은 대부분 산악지형이다. 난이도는 언듈레이션(마운드의 고도차)과 벙커로 조절한다. 그렇기에 어느 골프장에서 라운딩 하든 전체적인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색 있는 골프장이 아니면 기억에서 잊혀진다.
4월 골프픽에선 한번 가면 오래도록 기억나는 이색 골프장을 소개한다.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솔모로CC가 그곳이다.

'솔모로'는 여주·이천 지역의 옛 지명에서 차용한 순 우리말이다. '솔'은 소나무를, '모로'는 무리를 뜻한다. ‘소나무가 많이 모여있는 곳’이란 의미다. 이름처럼 솔로모CC에는 10여 종의 소나무 10여만 그루가 식재돼 있다. 다양한 소나무 군락이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솔로모CC는 1991년 개장했다. 이후 36홀 전 코스를 리노베이션하고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한 뒤 2006년 3월 ‘솔모로 컨트리클럽’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솔모로CC는 에버리지 골퍼(실력이 중급 정도인 골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Pine&Maple(파인·메이플) 코스와 도전적인 골퍼들이 선호하는 Cherry&Persimmon(체리·퍼시먼) 코스로 구성돼 있다. 

파인·메이플 코스에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박세리 인비테이셔널과 MY문영퀸즈파크 등이 개최됐다. 체리·퍼시먼 코스에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이 열렸다. 남자 대회와 여자 대회를 모두 개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골프장으로 두 코스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

이번 탐방기에선 어플을 통해 솔모로CC에 조인 플레이를 신청했다. 레이디 선호도가 높다는 파인·메이플 코스 오전 티오프에 도전했다.



솔모로CC, 기억에 남는 이색 홀은 어디



-그린보다 더 큰 벙커 #파인코스 1번홀
-프로들도 쩔쩔매는 #체리코스 5번홀
-국내 최장 파3 홀 #퍼시몬코스 1번홀

“제대로 만든 골프장이죠, 풍경은 체리 코스쪽이 더 멋있어요. 다음에 꼭 한번 도전해 봐요”
이날 플레이에서 79타를 기록한 싱글 골퍼의 말이다.

솔모로CC는 첫인상부터 강렬하다. 클럽하우스를 나오자마자 파인, 메이플 코스 18 번째 홀의 그린과 벙커가 눈앞에 펼쳐진다. 우측으로는 파인·메이플 코스 18번째 홀 티잉그라운드가 보인다. 솔모로의 트레이드마크인 금강장송들이 일렬로 도열을 하고 있어 긴장감을 높여준다.
▲ 파인·메이플 코스의 마지막 18홀, 벙커 뒤로 클럽하우스가 보인다./사진=임윤희 기자

솔로몬CC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장관을 연출한다. 두 개의 코스 모두 난이도가 있지만 체리·퍼시먼 코스는 프로선수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다.

퍼시몬코스 1번홀(파3)은 국내 최장 파3홀이다.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마치 파4홀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위협적이다. 화이트 티에서도 오르막까지 220야드를 봐야 하기 때문에 장타자가 아닌 주말 골퍼는 드라이버를 잡아야 하는 홀이다.

체리코스 3번 홀(파4) 그린 앞에는 3.8m 깊이의 ‘몬스터 벙커’가 위협하고 있다. 벙커를 피하기 위해 한 클럽 길게 잡고 치면 2단 그린이 기다리고 있어 파 세이브가 쉽지 않다.

체리코스 5번홀(파4)은 프로들도 평균 4.77타 4.85타로 정도 플레이를 하는 난이도 최상의 홀이다. 우도그렉 홀로 티샷은 전방에 보이는 그늘집을 넘겨야 하고 I.P지점이 좁아서 매우 정교한 티샷이 요구된다.

▲파인·메이플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언듈레이션이 적어 평이하다/사진=임윤희 기자

이에 비하면 파인·메이플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언듈레이션이 적어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티샷지점이나 세컨드 샷 지점에 벙커를 크게 배치해 정교한 샷이 필요하다. 특히 티샷이 밀리거나 당겨졌다면 소나무 숲을 만난다. 길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샷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대체로 그린 주변에는 위협적인 벙커가 위치해 난이도를 높여준다.

이번 라운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홀은 파인코스 1번홀이었다. 파인코스 1번홀은 내리막 좌 도그레그 홀로 티샷은 비교적 용이하나 세컨지점에서 그린까지 계속해서 내리막이므로 정교한 세컨드샷이 어렵다. 거리상으로는 2온이 가능하나 그린 앞에 그린 크기만한 벙커가 자리잡고 있어 입이 벌어진다.

“아마추어는 걱정하는 곳으로 볼이 간다”는 명언처럼 그린만한 벙커 앞에서면 “뒷땅 나서 벙커로 빠지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게 된다. 어김없이 벙커로 들어가는 볼을 보면서 백순이의 멘탈에 반성이 뒤따른다.

▲파인코스 1번홀 그린보다 큰 벙커가 가히 위협적이다./사진=임윤희 기자



오늘의 스코어는 90타



▲90타를 기록한 솔모로CC에서의 플레이 기록
지긋지긋한 보기플레이…누가 들으면 복에 겨운 소리라고 욕할 수 있겠지만 보기플레이만 거의 2년이 넘게 지속되다 보니 슬쩍 답답함이 밀려온다. 언제 스코어 앞자리에 7자를 그릴 수 있을까. 코너 시작부터 ‘싱글’에 도전한다고 써놓고 ‘보기플레이’만 하고 있자니 마음이 조급하다.

그래서 분석해봤다. 2019년 스마트스코어를 시작한 시점부터 스코어를 쭉 살펴보니 큰 발전은 아니지만 경기력 향상이 스코어에서 보여진다. 

2019년에는 대체로 보기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100타를 넘긴 경기도 있었다. 2020년 들어서는 100타 이상의 스코어는 자취를 감췄다. 대부분 보기플레이를 기록했다. 종종 80대 후반 스코어도 눈에 띈다. 2021년 들어 80타 대에 진입이 빈번해졌다. 80대 초반과 중반 스코어도 보인다.

결과적으로 눈부신 발전은 아니지만 스코어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골프픽에서 ‘싱글’ 플레이 후기를 쓸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품어본다.
▲왼쪽부터 2019년, 2020년, 2021년 플레이 기록/사진=스마트스코어 캡쳐

솔모로CC에서의 플레이는 역시 ‘퍼터’가 ‘복병’이었다. 방향성 좋은 드라이버샷에 벙커샷 그리고 소나무 사이로 트러블 샷까지 전부 좋은 편이었다. 전반 43타를 기록하면서 골프픽에서 80대 초반 한번 써보자는 욕심까지 생겼다. 심지어 어프로치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좋았던 샷과 대비되는 퍼팅은 스코어를 플러스 시켰다.

홀 컵 사이를 신들린 듯 비켜가는 공을 보면서 결심이 섰다. “퍼터를 바꾸자”
골프 좀 쳤다는 일인이 추천한 B사 브랜드의 새로운 퍼터로 몇 개월간 적응 중이었지만 끝 없는 적응 기간에 기권을 선언했다. 아무리 좋은 퍼터도 나랑 맞지 않는 퍼터는 있는 법. 키가 작은 편에 엎드린 자세로 퍼터를 하는 편인 나는 과거에 쓰던 32인치 P사 블레이드 퍼터가 잘 맞았던 것 같다.

넣어뒀던 퍼터와 퍼팅매트를 다시 꺼냈다. 4월 까지는 잔디가 겨울 옷을 입고 있지만 5월은 파란 잔디가 제대로 올라와 골프의 매력을 한층 올려준다. 초심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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