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이천실크밸리GC]페어웨이야, 벙커야? 내 그린피 돌려줘!

[임윤희의 골프픽]첫홀부터 잔디는 온데간데 없고…가성비 좇다 라운딩 내내 실망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3.10.05 09:41
편집자주“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임윤희의 골프픽’ 코너를 시작하며 편집자주에 썼던 내용이다. 계획 중 하나는 달성했다. 싱글 도전에 성공했고 티칭프로 자격을 획득했다. 골프 입문 6년 만이다. 싱글 도전기는 막을 내렸지만 “주말골퍼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는 계속된다. 티칭프로의 시각을 담아 한층 예리(?)해진 골프장 탐방기가 이어진다. <편집자주>
▲이천실크밸리GC/사진=실크밸리 홈페이지



◇골프장 평점


그린관리 ★☆☆☆☆
페어웨이 관리 ★☆☆☆☆
난이도 ★★☆☆☆
레이아웃 개성 ★★★☆☆

한줄평. 코스는 죄가 없다. 여름 양잔디 관리 아쉬워.

경기도 이천 실크밸리GC는 이천의 임오산 자락에 위치한 27홀 골프장이다. 전장이 넓고 긴 편으로 초심자나 중급 골퍼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 레이팅을 자랑한다.
페어웨이에는 양잔디(페어웨이 Kentucky bluegrass)가 깔려 있어 이를 선호하는 골퍼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또 비교적 저렴한 그린피에 야간 노캐디 운영으로 가성비까지 더했다.
단점은 골프장 인근 축사 냄새다. 날씨에 따라 몇 홀에서 강하게 나지만 미리 감안하고 간다면 견딜 만하다는 평이다.

코스 설계는 송호 디자인에서 맡았다. 송호 대표는 웰링턴, 남촌, 동촌, 세인트포, 드비치, 킹스데일, 더플레이어스, 더스타휴, 메이플비치 등 80개가 넘는 국내 골프장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지형에 맞는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골프코스를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골프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가성비 좋은 구장을 소개하고자 이천 실크밸리GC를 찾았다. 9월 주말 2부 기준 19만원이다. 같은 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우스스프링스CC가 동일 시간 그린피 30만원인 데 비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다.

강남 기준 1시간 10분 정도 거리로 일죽IC에서 20여분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소박한 클럽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작년 5월과 7월에 2번 정도 방문했을 당시 잔디 관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린피가 싸면 구장 관리가 어설프다’는 고정관념을 뒤흔들며 고가의 골프장에서 있을 법한 빽빽한 양잔디에 플레이 내내 즐거워하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이날은 밸리, 레이크 코스 라운드를 했다. 레이크 코스는 무난하고 페어웨이가 넓은 반면 밸리코스는 정확성이 필요한 도전적인 코스다.



코스 소개



-실크, 밸리, 레이크 넓고 편안한 27홀

실크, 밸리, 레이크 총 27홀로 구성된 골프장이다. 밸리 코스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길고 페어웨이가 넓어 초심자부터 중상급자 골퍼까지 선호할 만하다.
뻥 뚫린 시야를 자랑하는 홀과 도그레그 홀이 적절히 배치돼 지루하지 않은 코스 레이팅을 보여준다. 특히 오르막과 내리막은 홀마다 특징을 만들며 난이도를 조절한다.

실크 코스가 가장 넓고 편안하다. 좌우전장이 넓어 티샷에 부담이 적다. 오르막보다는 평지가 많아 무난하다.
레이크 코스는 이름 그대로 한 홀을 빼고는 모두 해저드가 있다. 해저드를 피해 그린을 공략해나가는 묘미가 있는 코스.

밸리 코스는 3개 코스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 도그레그홀이 많고 오르막이 많으며 티샷 랜딩존이 매우 좁은 편이다. 정확한 티샷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러프가 질긴 편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좋다. 그린은 대체로 평이한 편으로 평소 2.5정도의 스피드를 유지한다고 한다.
▲레이크 7번홀/사진=실크밸리 홈페이지




Challenge Hole



▲티잉그라운드에서 티샷의 랜딩존이 매우 좁다. 사진=실크밸리 홈페이지 캡처
-매샷 정확성을 요구하는 시험대…밸리 코스 7번홀

350미터 오르막 파4홀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난이도가 있다고 느낀 홀이다. 일단 티잉 그라운드에서 바라보면 티샷 랜딩 포인트가 매우 좁아 심리적인 압박이 심하다.

만약 정확하게 티샷을 했다면 해저드를 지나 그린까지 세컨드샷을 보내야 하는 홀이다. 특히 짧지 않아 롱 아이언이나 유틸을 잡아아만 온 그린이 가능해 힘이 들어가기 쉽다. 핀이 우측에 꽂혀 있다면 난이도는 더더욱 올라간다. 한 번 더 어프로치한다는 느낌으로 안전하게 그린 좌측을 공략한다면 타수를 지킬 수 있다. 어설프게 핀을 공략하다간 해저드에 공을 잃기 쉽다. 특히 오르막이 핀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난이도는 더욱 올라간다. 정확한 샷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홀이다.



알고 가면 좋은 팁


쓸어치는 한국잔디 vs 다운블로우 양잔디

봄가을에는 양잔디가 깔린 골프장을 가면 최상의 잔디코스에서 플레이가 가능하고 여름철엔 한국잔디 구장에 가는 것이 좋다.

양잔디는 추위에 강해 거의 사시사철 푸른색을 유지한다. 대표적으로 페어웨이에 많이 사용하는 캔터키 블루그라스, 그린에 사용하는 벤트그라스가 알려져 있다. 양잔디는 물을 좋아해 한국 잔디에 비해 생육에 1.5배의 물이 더 필요하다. 여름철 고온의 기온에서는 스트레스로 병이 나기 쉽다.

한국잔디는 따뜻한 여름철 기후에 잘 자라는 고온성의 잔디를 말한다. 잎이 넓고 뻣뻣하며 키가 작고 잔디 간 밀도가 높지 않아 잔디 위로 공이 놓이면 잔디 위에 떠 있는 상태가 된다. 다만 10월이 지나면서 일찍 잎이 누렇게 변한다.

한국잔디에선 공이 잔디 위에 떠 있고 잔디가 심어진 땅은 거칠기 때문에 공을 쓸어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양잔디의 경우 잔디 간 밀집도가 커 클럽이 잔디를 먼저 타격하면 클럽이 빠져나갈 공간이 없어 공이 힘없이 나아가는 상황이 생긴다. 따라서 양잔디의 경우 다운블로우를 통해 공을 먼저 타격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라운드 리뷰


▲거의 매홀 페어웨이 잔디가 죽어 모래를 뿌려놨다. 특히 벙커 주변과 카트길 주변의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사진=임윤희 머니투데이 기자

-녹아버린 양잔디…저렴한 그린피도 아깝다

올해 여름이 유난히 뜨겁고 비가 많았던 탓일까. 그 좋았던 양잔디가 카트길 주변과 벙커 주변으로 녹아버렸다. 그 위로 모래를 뿌려 벙커와 다를 바 없다. 첫 홀부터 디봇 가득한 페어웨이와 곳곳에 사라진 잔디에 놀라 캐디에게 다른 홀은 괜찮은지 물었다. 전 홀 다 비슷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답을 들었다.

라운드 내내 믿기 어려운 수준의 페어웨이를 경험했다. 이 정도면 손님을 받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엉망인 페어웨이 탓에 여기저기서 동반자들의 불평이 터져나왔고 나 역시 라운드 내내 불편한 기분이 들어 플레이를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망가진 페어웨이에 대한 설명도 없이 동일한 그린피를 받는 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다. 골프장은 그날그날의 관리 상태와 에어레이션 작업 진행 여부와 일정 등을 소비자에게 공유해야 하며, 그에 합당한 그린피를 책정해야 할 것이다. 비싼 그린피를 내고 골프장을 찾는 소비자를 대하는 책임 있는 경영 자세다. 골퍼들 역시 리뷰나 라운드 후기 문화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가성비 구장을 찾았다 실망만 하고 간다.

*본 기사는 9월 10일 진행된 라운드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현재 이천실크밸리GC의 페어웨이 상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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