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국가정책,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김홍장 당진시장

박광수 기자입력 : 2017.02.08 14:52
편집자주최장훈 기자 bajirok@hanmail.net 박광수 기자 kspark1234@gmail.com
한반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충청남도 당진시는 ‘대한민국 축소판’이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어 질만큼 급속한 발전으로 외형적인 성장은 이룩했지만 조금씩 누적된 내재적인 문제들은 해결하지 못한 대한민국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양극화와 지역 불균형,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 비정규직 문제, 교육·환경·복지·보육 등 사회문제는 대한민국 현안과 너무나도 닮은꼴이다. 특히 당진에 밀집되어 있는 화력발전소와 중국과 가까운 해상은 매년 새로운 이슈가 터져 나올 만큼 문제의 온상이다.

당진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 김홍장 당진시장이 이 같은 상황을 모르지는 않을 터. 따라서 김 시장이 민선 6기이자 2대 시장으로 당선되고 나서 가장 먼저 주문한 것도 그동안 누적되어온 현안 과제에 대한 해법 제시다. 시군 행정 단위에서 인구가 스스로 증가해 스스로 시로 승격된 유일한 도시 당진. 이런 당진에서 “현안 과제 때문에 오히려 당진은 기회의 땅”이라며 “이 기회를 잘 이용하면 당진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김 시장을 만나 ‘대한민국의 편중된 산업구조의 축소판’ 당진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갖게 됐는지

“저희 집안에는 정치인들이 제법 많다. 외가에서는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을 비롯해 박찬종 전 국회의원 등이 있으며 친가에서는 김수일 전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있다. 전부 당진 출신인 집안 어른들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치 입문 과정을 설명해 주신다면

“1987년 평민당에 입당하면서 정당 정치를 시작했다. 지역 내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33살의 나이인 1995년 통합민주당 최연소 충남도의원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3년 후인 1998년 국민회의로 다시 도전했으며 2002년에는 새천년민주당으로 또다시 출마해 떨어졌다. 2004년 총선을 치루고 4전5기의 정신으로 2006년 열린우리당으로 도전해 드디어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만 44세의 나이로 당선되기까지 모두 11년이라는 시간을 묵묵히 기다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광역의원에 당선된 것이 내가 유일했기 때문에 정세균 의장으로부터 2008년 열린우리당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2010년에 또다시 도의원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2012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상황에 처해 출마를 할 수가 없었다.”


뜻하지 않은 상황이란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것인가

“2011년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했다. 매몰 처분된 소들이 많았다. 해당 연도에는 소고기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값이 떨어진 탓인지 명절에 소고기 선물이 많이 들어왔다. 지역에는 의용소방대라는 조직이 있다. 고생하는 의용소방대에게 들어온 선물을 나눠줄 요량으로 의용소방대 대장에게 나눠주라고 위탁했다. 이것을 어떤 사람이 검찰에 고발해 기소 당했다. 검찰 조사에서는 순순히 자백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로부터 700만 원 구형을 받았다. 1심에서 80만 원으로 형을 확정 받아 그나마 도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었다. 항소했지만 마음에 가책을 느껴 2012년 19대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총선이 끝나니 재판도 끝났다. 돌아다니면서 시민들에게 사죄의 인사를 했다. 만나는 시민들마다 시장 출마를 주문했다. 시장을 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출마를 고심하고 지역 여론을 살펴봤다. 하지만 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내가 불리하다는 얘기뿐이었다. 당에서조차 낙선 가능성이 높다라며 만류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난 당진 시민들을 믿고 출마를 결심해 2014년 6월 당당히 시장으로 당선됐다. 30년 정치 활동에 당당히 뜻을 이룬 순간이었다.”

시장에 당선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고민은 무엇인가

“당진 시민들의 안녕과 복지, 발전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지역 국회의원은 법안을 만들고 중앙 정부에서 지역 예산을 편성한다. 어떻게 보면 지역에서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 실체적인 책임은 지는 자리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지자체 단체장은 실체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다. 따라서 지역 현안에 가장 민감해야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해법이 정해지면 강하게 밀어붙여 현실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당진시는 급속한 발전 속에 인구가 증가하면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외지인들과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들이 뒤섞여 있다. 또한 전형적인 농촌 도시에서 산업화 도시로 발전하면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시대적 변화를 원주민들이 잘 적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이 유입되면서 물가와 지가 등이 상승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교통도 원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육도 의료도 복지도 아직 불편한 것이 많다. 이런 지역 현안은 중앙 정부에서 해결해 줄 수 없다. 오직 지자체 단체장만이 해결해야 한다.”


당진의 현안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당진은 화력발전소가 몰려 있어 공해가 심각하다. 일부에서는 이런 문제를 너무 대외적으로 예기하면 오히려 당진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얘기하지만 난 반대다. 에너지 문제는 중앙 정부 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더 큰 목소리로 문제점을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만 중앙 정부와 연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충남 화력발전소의 50%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중 ⅔가 당진에 몰려 있어 당진은 전 세계 최대 화력발전소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1순위가 당진, 뒤를 이어 포항, 울산, 광양 등을 꼽았다. 특히 당진이 1년에 배출하는 대기오염은 17만 6000톤(2013년)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전력을 송출하는 철탑만 526개가 있다. 한 줄로 세우면 189km에 해당하는 엄청난 길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당진에 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게 중앙 정부의 정책이다. 2012년 이명박 정부는 SK에 116kw 에코발전소 사업을 승인했다. 지난해 7월 28일에는 실질적인 설계도 완료했다. 지금은 당진 시민들의 반대로 보류된 상태다. 발전소도 철탑도 더 이상 당진에 건설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의견이다.”

지난해 10월 당진 시장이라는 직책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시위에 참가했다. 어떤 이유에서 시위에 참가하게 됐나

“앞서 얘기한 화력발전소 때문이다. 정부가 더 이상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달라고 시위했다. 2015년 산자부에 민원을 넣었지만 해결될 기미가 없는 것 같아 지난해 10월 20일부터 27일까지 당진 시민단체들과 함께 광화문에서 시위한 것이다. 국회 환경위원회, 산업위원회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불교, 천주교, 기독교, 환경단체 등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셨다. 이에 힘을 얻어 12월 12일에는 국회에서 ‘국가에너지지역협의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에너지는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이다. 다른 대안은 없나
“박근혜 정부는 파리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화석연료 감축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이와 반대로 역행하고 있는 형국이다.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태양, 풍력, 수력발전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술 발달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생산 효율도 점차 올라가고 있다. 충분히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에너지 이용 산업이 제조업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는데 전기가 많이 사용하지 않는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전력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이것도 화력발전소 때문인가

“SK 에코발전소 사업에 반대하면서 한전으로부터 24억7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당했다. 변전소 승인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전은 우리의 반대로 더 이상 발전소를 짓지 못하게 되자 민간 사업자가 건설하면 전력을 사는 방향으로 정책을 틀었다. SK 에코발전소가 당진에 건설되는 것은 평택 고덕 신도시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평택에 지어져도 될 발전소를 당진에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특히 평택과 연결되는 3.3km는 지하로 매설하면서 당진을 관통하는 5.8km는 철탑을 세우겠다는 게 한전의 방침이다. 납득이 안가는 정책이다. 그린피스 환경단체와 미국 나사의 발표에 따르면 당진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때문에 조기 사망자가 300명이라는 통계가 있다. 116kw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소가 더 생겨나면 약 80명의 사망자가 더 증가한다. 모순된 에너지 정책이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반려시켰다. 당진 시민들을 위한 올바른 판단이라고 난 생각한다.”

에너지 문제 말고 또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충청의 젖줄’ 삽교천이다. 지금 삽교천은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썩어있다. 농민단체들의 성화가 이만저만 아니다. 썩은 물로 논사를 지어 생산한 쌀을 어떤 국민들이 사먹을지 의문이다. 지금 이 문제를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해결하려면 공개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2년 동안 대책을 고민한 끝에 농어촌공사와 환경부, 아산시 등 7개 시군과 10개 단체가 4,000억 예산을 확보해 2018년 4급수로 만들어 낼 준비를 완료했다. 4급수에서 3급수로, 3급수에서 2급수로 점차 수질을 개선할 예정이다.”


당진을 ‘대한민국 축소판’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난 ‘대한민국’이란 국호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반도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친일·항일 세력이 생겼고 친일 후손들이 이 사회의 지배세력으로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친일 세력은 척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등용된 것이다. 따라서 독재 세력과 민주 세력이 잔존해 있는 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내부적으로 통합할 수도 없고 치유하거나 극복할 수도 없는 과제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로는 치유가 안 된다. 또한 헌법 3조에서도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는 지금 두 개의 국가로 나누어져 있다. 모순이다. 바로잡으려면 역사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대한민국 법이 국민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어떤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순리대로 행하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현안을 가져야만 정치를 할 수 있다. 또한 정치도 운이 작용한다. 좋은 뜻을 품었다고 한들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지금 나에게는 그런 기회가 찾아왔다. 난 이 기회에 한반도의 평화와 동아시아의 번영,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좋은 나라를 만들어 후세에게 물려주고 싶다.”

김홍장 당진시장

경희사이버대 정치사회학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책학 석사
제8대 충남의회 의원
민주당 충남당진지역위원회 위원장
충남의회 의회운영위원장 부위원장
충남의회 예산결산 위원장
제9대 충남의회 의원
제9대 충남의회 부의장
제9대 충남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現 충남 당진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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