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버팀목 ‘도전숙’

[지방자치정책대상 최우수상 | 성북구]1인 기업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다

홍세미 기자입력 : 2017.05.11 11:22

성북구 도전숙 ⓒ 성북구청 제공
‘벤처의 요람’으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기업인의 평균 실패 횟수는 2.8회다. 평균 세 번 실패하는 것이다. 혹자는 미국이니 가능한 이야기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 실패 했을 때 이미 채무자가 되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청년의 경우에는 창업이 곱절 어렵다. 창업 실패는 곧 빚으로 넘겨지는 우리나라 환경이 청년의 창의적인 활동을 가로막기도 한다. 성북구에서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도전숙 정책을 실시한다. 도전숙은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이 창업을 위해 지내는 공간이다. 청년 창업의 경우, 근무 시간이 유동 적인 것을 고려해 성북구에서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청년이 마음껏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 김영배 구청장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 재선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는 청년에 포커스를 맞춘다. 성북구에 8개 대학이 있다는 점이 무관하지 않다. 성북구 인구 46만 명 중 14만 명(30%)이 청년이다. 청년이 1/3을 차지하는 성북구에서 청년정책에 대한 수요가 있다. 성북구는 지역 수요에 맞춰 도전숙을 고안해냈다. 도전숙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1인 기업으로 사회 교류가 적을 수 있어 별도의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었다. 1인 기업과 1인 기업이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평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에게 청년창업 도전숙에 대해 물었다.


-청년창업 도전숙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전국 최초 ‘1인 창조기업인’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이다. 2013년 성북구청과 서울지방 중소기업청, 그리고 SH공사가 협약 체결을 맺고 2014년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창업을 적극 격려하고 주거부담 덜어주기 위한 취지다. 청년 창조기업인 및 창업 준비생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주택이다.


-도전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계기는 어떻게 되나
2010년 민선 5기 성북구청장으로 당선됐을 때 ‘사람이 희망인 도시’를 만들겠다고 비전을 세웠다.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람에 투자하고, 사람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도시’를 추구하는 게 목표였다. 이 문제의식과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청년에게 가장 부담을 안기는 ‘살 곳’에 주목했다. 청년 실업은 급증하고, 월세는 치솟는다. 청년의 생계난이 악화된다. 급기야 서울살이에 지친 청년은 ‘탈서울’하기도 한다. 이게 악순환 되면서 도전숙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대한민국 전체 실업자 중 20~30대 청년의 비중이 42.8%를 차지하고 실업과 생계난을 겪던 청년이 지방으로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 당시 창조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중시되는 사회적 배경이 있다. 청년 창업을 장려하고 주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전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의식주 중 가장 부담이 되는 ‘주’를 지원하겠다고 결정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 머니투데이DB
-도전숙 추진 과정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 처음 제안했을 때부터 ‘좋은 정책’이었나
모든 과정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벤치마킹할 대상도 없었다. 도전숙 1, 2호는 기존 임대주택으로 분양하려던 원룸 주택에서 시작했다. 임대료나 보증금 부분에서 만족도는 높았지만 커뮤니티 공간이 없었다. 도전숙 3호부터 입주자 의견을 반영해 커뮤니티 공간을 확충했다. 텃밭도 조성하고 시제품 제작소도 마련해 입주 기업이 일하기 좋고, 생활하기 좋은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 주거공간의 범위에서 벗어나 창조기업 간 네트워킹 및 협업을 통해 공유, 소통 그리고 창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정책을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되는 순간은
취업, 결혼, 연애 포기한 소위 ‘N포 세대’로 불리는 세대에게 도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 점이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차다. 또 도전숙 1호와 2호에서 사업을 진행하다가 결혼한 사례도 있어 기억에 남는다.


-도전숙의 최대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입주 기업 간 자연스러운 협업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디자인 기업이 웹 솔루션 기업의 PT 디자인을 돕고, 또 웹 솔루션 기업은 디자인 기업을 돕는 등 각 분야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서로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정부 사업 선정, 기업 프로젝트 수주로 매출이 급증하는 경우도 많다.


-제1회 머니투데이 지방자치 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을 예상했나
어느 정도 예상했다. 도전숙은 청년 세대에게 호응이 좋았다. 타 지방정부로 확산되기도 했다. 그만큼 청년 주거문제나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는 혁신적 정책이라는 게 증명됐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정책대상에 참여한 소감은
정책대상에서 주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좋은 정책이 많이 나왔다.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다른 지방정부의 우수한 정책을 담당자가 직접 설명하고, 현장 청중이 바로 질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상 깊었다. 또한 도전숙의 ‘지방자치 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은 지방정부의 역할과 과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던 좋은 기회였다. 다른 자치단체의 우수 정책을 성북구에 접목 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정책 담당자 미니 인터뷰]
박태일 일자리경제과장


▲박태일 일자리경제과장 ⓒ 더리더
-성북구에 ‘청년창업 도전숙’을 왜 제안했나
성북구에 여덟 개 대학이 있다. 학교 인프라를 중심으로 IT와 관련된 스마트 앱 창작터를 개소했다. 특징은 1인 기업이 많다는 것과 근무 시간이 일반 기업처럼 9시부터 6시까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컴퓨터 켜는 시간이 출근시간이고, 끄는 시간이 퇴근시간이다. 우리가 자는 새벽 시간에 작업을 하기도 한다. 근무 시간이 유동적이라 사무실을 구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또 사무실에서 잠을 자기도 해야 하고, 씻기도 해야 한다. 김영배 구청장이 지난 2010년 당선된 이후부터 청년 정책에 대해 고민했다. 김 구청장이 스마트 앱 창작 입주자와 간담회하는 과정에서 1인 기업의 특수성, 그리고 그런 고충을 듣고 ‘청년창업 도전숙’을 생각했다. SH공사와 서울시, LH공사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공공 임대주택 사업을 수요자, 청년에 맞춰서 해보자고 생각했다. 지역 여건과 수요자를 맞춰서 시작하자는 게 처음 정책 제안 계기였다.


-공무원이 청년창업에 대해 고안하길 쉽지 않았을텐데
사실 청년 관련 부서는 얼마 되지 않는다. 아동 청소년은 보호하는 법도 있고 담당 부서도 많다. 또 노년층도 마찬가지다. 복지 정책이 많고 또 담당 부서도 있다. 청년 같은 경우에는 보호해주는 부서도, 법도 사실상 없다. 국가에서 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주민과 가까이 있는 자치구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년이 대한민국의 미래지 않느냐. ‘창업’을 생각한 계기는 일본도 우리와 같이 청년 취업난이 문제가 된 적 있다. 일본 청년은 취업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청년은 취업이 안 되면 창업을 한다. 그 점에서 청년 창업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청년창업 도전숙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적인 사무 공간이 아니고 ‘커뮤니티’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도전숙 같은 경우에는 1인 기업이 많다. 1인 기업은 다른 회사와의 교류가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전숙에는 커뮤니티 공간이 별도로 설치돼있다. 그 곳에서 서로 협업할 수 있다. 디자인 공동 작업을 할 수 있고 시스템 개발하는 사람과 프로그램 운영하는 사람이 같이 할 수 있다. 그렇게 협업해서 대기업 공모에도 지원했고, 당선돼 그 상금이 매출로도 이어지고 이런 과정이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그렇게 협업하다가 부부가 된 사례가 있다.


-머니투데이 지방자치 정책대상에 지원한 계기는 어떻게 되나
우리 구에서 하고 있는 사업은 여러 가지 있다. 청년사업 도전숙이 다른 정책보다 많은 성과를 냈다. 다른 지역에서 도전숙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또 도전숙을 계기로 임대주택 특별법이 개정됐다. 2014년부터 1호점을 시작으로, 조금씩 틀을 잡아가는 시기였다. 좋은 정책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지원했다.


-정책대상에 참여해보니 어땠나
지방자치 정책대상에 참여한 많은 정책은 대부분 ‘주민’ 중심이었던 것 같다. 주민이 공감하거나 체감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경연하고, 선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은 지자체에서 주민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복지관련 정책(서대문 복지 방문지도)이 인상 깊었다.


-도전숙의 미래를 예상해본다면
2014년에 1호를 시작으로 2015년에 2호, 2016년에 3호가 열렸다. 그리고 올해 4호, 5호, 6호, 7호가 완공될 예정이다. 2018년까지 10호의 도전숙을 짓는 게 목표다. 그런데 사실 도전숙이 많아지는 게 좋지만은 않다. 그만큼 빈약한 청년이 많다는 의미다. 목표로 한 도전숙을 다 짓고 나면, 청년이 기량을 다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도전숙 졸업생이 더 큰 일을 해야 한다. 도전숙을 발판 삼아 더 나아 갔으면 좋겠다. 행정적 뒷받침은 할 수 있는데 까지 우리가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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