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주변4국 관련 정책 : 바람직한 방향은?』

1부 -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강석승 미래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인천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입력 : 2017.06.09 17:30
강석승 미래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인천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1. 프롤로그

분단 70여 년이 경과한 지금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가히 ‘혁명사’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정치적 변혁을 겪어왔다. 멀리는 왕조(王朝)체제를 떠나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건국’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적지않은 정치적 갈등과 진통을 동반해 왔으며, 이런 가운데 ‘산업화’에 성공하여 전근대적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정치적 민주화의 진전을 이루는 가운데 경제선진국의 대열로 합류하게 되었다.
* 자유민주주의체제(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우리 헌법에서 明定하고 있는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하는 경제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 등”을 의미하는 것임.(헌법재판소 1990.4.2, 89헌가113 판례집 2, 49, 64 ; 1994.4.28, 89헌마 221, 판례집 6-1, 239, 259-260 참조)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시발로 하여 우리 정국은 혼미(昏迷)한 상황에 진입하여 급기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의결되고, 이 사안(事案)이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의 만장일치로 인용되어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전(前) 대통령은 구치소에 수감되어 ‘뇌물죄 등’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어 있고,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이렇듯 ‘최고 정치지도자’의 공백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광화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촛불시위와 태극기집회”로 대변되는 갈등과 분열 현상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는 가운데 마치 내치(內治)가 실종된 것처럼 “고실업율, 노사쟁의 빈발, 자살률 급증, 세월호 사태의 후유증, 백가쟁명(百家爭鳴) 식의 정치적 혼란 가중, 경제 성장률의 둔화 등”이 국가 경제를 뒤흔들고 있어 남남 갈등과 국론 분열의 양상이 매우 심각하게 일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에서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중국에서의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 반한(反韓) 움직임, 일본에서의 ‘소녀상, 독도문제 등’ 제기,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외치(外治)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국가 안위를 크게 위태롭게 하는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내외 상황을 종합하여, 이 글에서는 새 정부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국과 관련한 정책을 어떻게 펴나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斷想(단상)을 제시함으로써 그 나아갈 방향을 진단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2. 새 정부의 주변 4국 관련 정책 방향** 이 글에서는 ‘내치(內治)문제’는 과감히 생략하고 주로 외치(外治)에 관련된 주요 현안만을 중심으로 하여 문제 제기 차원과 앞으로의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 그 바람직한 방향만을 개략적으로 고찰하는 선에 그치려 함.

오랜 기간 동안 ‘대통령 권한 정지 및 공백상태’에서 우리나라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의 정의·복지국가 건설과 평화통일 국가 달성”을 향한 좌표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짐으로써 이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제 맛이 난다”는 말처럼 모든 것을 새롭게 일신(日新)해야 할 전환기에 직면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내부적으로는 국론 분열의 극복과 ‘적폐 청산’의 과제를,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북핵과 중장거리 미사일의 고도화, 미국과 중국 간의 대결 양상에서 파생된 “사드배치 문제”, 일본과의 “소녀상의 건립문제로 대변되는 일본 위안부 합의와 독도문제” 등으로 인해 최대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기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이곳에서는 그 대강(大綱) 만을 주요 국가별 사안별로 진단해 보고자 한다.

1) 북한과의 경우

북한은 ‘김가 정권’의 제3대 절대권력 세습자인 ‘김정은’이 집권한 지 벌써 6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이른바 ‘3, 3, 3설’*을 정면에서 부인하기라도 하는 듯 김정은 정권은 “리영호, 장성택, 현영철, 김원홍 등” 권력실세의 거듭된 숙청과 ‘공포정치’의 실시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체제의 불안정성을 뒷받침 할 만한 뚜렷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 내외에서 한동안 제기되었던 설(說)로, “북한은 ”3일 만에, 3개월 만에, 아니면 3년 만에 붕괴된다“는 것임.

즉 북한은 자칭 ‘핵보유국’임을 강변하면서 2천 5백만 주민들의 ‘피와 땀’을 짜내 김가 정권의 우상화, 신격화에 광분하고 있는 가운데 극소수 특권층만이 호의호식(好衣好食)을 하고 있어 우리의 건전한 상식과 이성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럭비공’과 같은 돌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어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북한은 ‘김정남의 피살사건’ 여파(餘波)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대량 살상무기인 미사일을 발사(3.6)하였고, 일본과 유럽연합이 북한의 인권침해에 관련된 책임 추궁을 위한 결의안을 지난 17일 유엔에 제출하는 가운데서도 김정은이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 분출시험을 참관(3.17)하였으며, 지난 4월 중에만 3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하였고, 우리 새 정부의 출범 4일만에 또다시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대량 살상무기(WMD)에의 시대착오적 망상(妄想)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북한이 나타내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서 행세하기를 저버린 ‘막가파식 행태’이자 “사망선고를 받은 암환자가 자신의 몸을 달리는 자동차에 내던지는 것”과 같은 무모한 행태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 중에서도 미사일 발사와 같은 행태는 지난 해 9월의 제5차 핵실험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제2321호가 발동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던 2월 12일의 ‘북극성-2형’ 발사 이후 또다시 이루어진 반평화적 도발행위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국제사회의 거듭된 압박과 제재로 인해 피폐해진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희석시켜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수단의 일환으로 미사일 발사라는 극단적 조치를 통해 김정은의 ‘벼랑 끝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또한 한·미 연합 연습(3.1∼24)에 대한 반발의 차원과 미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관계 개선을 위한 ‘레버리지’ 차원, 회복 불능 상태에 직면한 경제난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에게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절박감과 함께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차원에서 그리고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막다른 골목에 접어든 것과 같은 위기감을 반전시키고자 하는 복합적 의도에서 ‘미사일 발사’라는 무리수를 두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간에 북한의 이런 거듭된 미사일 발사와 같은 막가파식 행태는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한 위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관련국들은 이번에야말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벼드는 무모한 위협과 도발”에 대해 응당한 쓴 맛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이렇듯 최근 북한이 나타내고 있는 막가파식 행태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반평화적 도발 행위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고립되어 있는 북한의 국제적 위상이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핵실험과 신경가스 VX를 이용한 김정남 독살사건에 이어 자행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핵-화학무기-미사일 등 이른바 ‘3종 세트’의 도발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조류와 권고, 요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 의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김정은의 국제형사재판소피소 등 엄청난 후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근 북한이 국제사회에 보이고 있는 여러 가지 행태는 사면초가(四面楚歌)의 큰 위기에 직면한 북한 정권이 시대착오적인 망상에서 감행한 반평화적인 도발로 “혹을 떼려다 또다른 혹을 붙인 것”과 같이 정권 자체의 궤멸을 가져오게 될 무리수로 보여 진다.

바로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고 존엄’이라는 김정은이 또다시 핵실험이나 대량 살상무기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반평화적 도발 행위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은 마치 “부나비가 불을 보고 덤벼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의 발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경계의 대상이자 평화통일의 대상”인 북한 정권에 대해 우리 정부로서는 마냥 “북한 스스로가 핵(核)을 포기하고 남북한 관계 개선에 나올 것”이라는 분홍빛 기대만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는 “핵 포기와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보다 전향적이고 능동적인 정책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여기에는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을 포함한 ‘5·24 조치’의 해제 문제와 유명무실한 ‘통일준비위원회’의 개편 문제 등도 응당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보임.

2) 미국과의 경우

미국의 동북아 정책 기조는 기존의 양자 동맹체제 강화와 함께 범지역적 안보체제 주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런 틀 속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한반도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미동맹 강화이다. 즉 미국은 북한이 핵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먼저 증명해야만 ‘대화와 협상’에 나설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국제적인 공조체제 아래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Strategic Patience)’을 견지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새롭게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구호를 표방하면서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의 대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미국은 대대적인 국방비 증액을 통해 최첨단 군사력의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런 전략은 과거 ‘레이건 행정부’의 전략 방위 구상(SDI)와 맥(脈)을 같이 하는 것으로, 분쟁 해결과 분쟁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기존의 외교력 이외에도 막강한 군사력 행사를 자제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라 판단된다. 또한 전임자였던 ‘오바마’가 추진했던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을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G2 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 구체적인 윤곽은 지난 3월 방한(3.17)한 틸러슨 국무장관의 언급과 4월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訪韓),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우리의 미국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및 주요 인사와의 면담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아베 총리와의 2차례에 걸친 공식, 비공식회담에서 “미·일간의 관계를 적극 조율하여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대중 포위 전략을 펼 것임”을 언급하였고, 이에 대해 아베 총리도 “트럼프의 북핵 전략과 사드 배치, MD 확충 등 강경 성향의 대북 정책 기조에 동참할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한·미·일 3각 안보체제의 정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과 관련된 문제도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는데, 선거 유세 당시 “김정은과 만나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를 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자신의 트위터(3.17)를 통해 “북한은 매우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 미국을 수년간 가지고 놀고 있다”고 입장을 바꾸어 대북 강경 정책을 펴 나갈 것임을 예고하였으나, 지난 5월 1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와 함께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영광스럽게 그것을 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종전까지 ‘선제 공격’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대북 정책의 기조가 대폭 변화하고 있음을 감지케 하고 있다. “크게 생각하고 선택지를 최대한 넓히라”는 거래 원칙을 표명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국정 운영 지지율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과거 그가 언급했던 “미치광이(2016.1, 폭스뉴스 인터뷰), 꽤 영리한 녀
석(2017.4, CBS 인터뷰)”에 이어 “만나면 영광”이라고까지 진전된 것은 일견 “강·온 양면의 현실성 있는 대북 정책을 펴나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외교부의 설명대로 미국이 제시하는 “여러 카드 중의 하나”로 평가절하나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발언을 통해 북한이 다시 ‘비핵화협상’에 나올 경우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보상책을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는 가운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모든 경우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트럼프의 대외 정책 기조는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예고되고 있는데,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비롯하여 주둔비용 증액 문제, 추가 사드배치 문제, 한미 FTA 개정문제, 주한 미국대사의 공석(空席) 문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2부에서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기타 국가와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진단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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