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 센터장 조태승 목사 “곤경 처한 엄마와 아기 위한 길”

비밀출산제 통한 생명존중 확산, 저출산 문제 해결도 기대

머니투데이 더리더 조철영, 최지선 기자입력 : 2017.12.01 10:51
베이비박스 앞 조태승 목사
서울 관악구 난곡로에 위치한 작은 교회 주사랑공동체. 교회 담벼락에는 조그만 손잡이가 달린 박스 하나가 있다. 박스 위에 붙어있는 안내문은 ‘불가피하게 키울 수 없는 아기를 유기하지 말고 아래 손잡이를 열고 놓아주세요.’라고 쓰여 있다. 이곳은 사연이 있어 아기를 기를 수 없는 부모들이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박스’다.
교회에 닿기까지는 경사진 길을 올라야 했다. 하혈을 하면서 정신없이 아기를 안고 오는 엄마들도 있다는 조태승 목사. 아기를 낳자마자 성치도 않은 몸으로 그 가파른 언덕을 향해 발을 내디뎠을 이들이 있다. 설립 이래로 베이비박스를 거쳐 간 아기들의 숫자는 천 명이 넘는다. 이곳에서 아기와 부모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조 목사는 “베이비박스가 사라진 세상이 빨리 와야 한다”고 말한다. 베이비박스가 결코 최초의, 최상의 선택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조 목사.

<더리더>는 지난달 8일 주사랑공동체의 베이비박스 책임자 조태승 목사를 만났다. 곤경에 처한 이들이 베이비박스로 올 수밖에 없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비밀출산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이유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언론을 통해 ‘베이비박스’ 사연이 여러 번 전해졌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잘 모르는 분들이 있다. 이곳은 어떤 곳인가
▶“베이비박스는 주사랑공동체의 설립자 이종락 목사가 2009년 12월에 한국 최초로 설치했다. 처음엔 베이비박스가 아닌 교회로 시작된 곳이다. 다만 이 목사가 이곳에서 중증장애를 가진 친아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았는데, 그 소문이 퍼져 장애 아이를 낳아 어떻게 길러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는 10년 전인 2007년, 주사랑공동체 앞에 첫 아이가 버려졌다. 새벽 3시 쯤 ‘아이를 놓고 가니 잘 봐주세요’ 하는 한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너무 놀라 황급히 나가보니 굴비상자 하나가 있었는데, 그 안에 이미 한참 전에 버려진 듯한 갓난아기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기를 키울 자신이 없던 한 아버지가 그곳에 아기를 두고 간 것이다. 봄이긴 했지만 새벽이라 날씨가 쌀쌀했고, 생선 냄새 때문에 길고양이들이 상자 주위를 왔다갔다하는 상황이었다.
그 뒤로 이종락 목사는 사정이 있어서 버림받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거둘 방법에 대해 1년 정도 고민했다. 그러다 외신을 통해 동유럽 체코에 있는 베이비박스 뉴스를 전해 듣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메일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고 한다. 마냥 기다릴 수 없던 이 목사는 2009년 12월 주사랑공동체 교회 담벼락에 구멍을 뚫어서 신생아가 들어갈 만한 박스를 만들었다. ‘베이비박스’의 시작이었다.”

-어떻게 주사랑공동체에 오게 됐나
▶“베이비박스 사업은 목회자 입장에선 특수사역에 해당한다. 저는 목사로서 그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그보단 신학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서 미국 유학을 떠났는데 그때 인생의 변화를 맞게 됐다. 그곳에서 태어난 우리 둘째아이가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아이였다. 6년 동안 미국에서 살며 아이를 키우는 동안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제가 내린 결론은 한국에 돌아가면 전통 목회는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 나는 우리 아들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목회자로 살아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언론을 통해 이종락 목사의 이야기를 접했고, 그 길로 바로 주사랑공동체에 왔다. 저는 현재 이곳 난곡동 베이비박스의 책임자고, 설립자인 이종락 목사는 금천구 교회와 주사랑공동체 전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베이비박스를 처음 봤을 때는 어땠나
▶“사실 이건 개인적인 고백인데 정말로 한동안 충격에 빠졌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베이비박스는 말하자면 익명의 공간이다. 각자의 비밀스런 사연을 가진 부모들이 그를 숨기기 위해 아이를 여기까지 데려오고, 그런 익명성을 보장해 주는 공간으로서의 베이비박스가 존재하는 거다. 저도 장애를 가진 둘째아이를 낳았을 때 숨기고 싶은 마음속 생각이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행복했을 텐데’, ‘아이 때문에 내가 꿈꾸던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베이비박스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숨기고 싶은 과거, 지우고 싶은 사연, 아무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인생의 아픈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모두가 마음속에 베이비박스 하나씩을 갖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곳에 각자의 사연을 집어넣고 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여기면서. 저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인연으로 베이비박스에서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베이비박스의 문을 열고 있는 조태승 목사. 박스 바닥에는 아기들의 체온 유지를 위한 열선이 깔려있다.
-아기들이 베이비박스에 계속 있을 순 없을 텐데. 이곳을 거친 이후 아기들은 어떻게 되나
▶“저희가 예전부터 고수해온 원칙이 있다. 첫째는 원 가정, 둘째는 입양가정, 최후는 보육시설이다. 아기 엄마와 상담하며 이런 선택지들을 제시한다. 100명 중 95명의 아기 엄마는 그냥 가는 일이 없이 저희와 만나 상담을 하게 된다.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들어올 때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모니터하는 인프라를 구축해놨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베이비박스와 교회 주변 곳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다. 베이비박스의 문이 열리면 곧바로 교회 내부에 경보음이 울리는데, 그러면 아기를 담당하는 직원은 박스에 놓인 아기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받고, 상담하는 직원은 달려 나가 아기 엄마를 만난다.
아기 엄마에게 첫 번째로 권유하는 것은 아기를 기르라는 것이다. 그래도 아기는 엄마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교회에서 모두 지원해주겠다고 하며 기르라고 설득한다. 그렇게 원 가정으로 돌아가는 아기들이 전체의 15% 정도 된다. 아기 엄마가 도저히 능력이 되지 않으면 입양을 권유한다. 아기가 양부모를 만나게 되겠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가정에서 클 수 있으니 차선책이다. 다만 입양을 보내려면 아기를 출생신고하고 자기 호적에 등록해야하기 때문에 이는 20~25% 정도를 차지할 뿐이다. 정말 최후에 선택하게 되는 것이 아기가 부모 없이 성인이 될 때까지만 살 수 있는 보육원이나 고아원 시설이다. 아기 엄마들이 출생신고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이런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경찰에 유기 아동을 신고하고 그 아기들은 시설로 인계된다.”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사회적 찬반 논쟁이 존재한다. 특히 반대 측에선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하는 편인데
▶“그 부분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베이비박스에서 저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면 절대로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말했듯이 이곳에 오는 아기 엄마 95% 정도는 저희와 상담을 한다. 여기엔 단순히 설득을 하는 과정만이 아니라 곤경에 처한 아기 엄마들을 돕기 위한 모든 지원이 포함된다. 예컨대 아기를 키우고 싶지만 능력이 없는 이들에겐 물질적 지원을 최장 3년까지 해준다. 분유, 기저귀, 젖병, 옷, 유모차, 보행기에 카시트까지도 말이다. 또 매달 15~20만 원 정도의 생활비도 지원하고 필요한 경우 병원비와 수술비를 줄 때도 있다. 베이비박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어쨌든 지금은 이곳에 오게 됐지만 결과적으론 아이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는 말이다.”

-듣다 보니 대부분 미혼모들이 혼자 오는 것 같은데
▶“그렇다. 베이비박스에 오는 거의 대부분은 여성이자 미혼모다. 임신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미혼모는 여러 차원의 고립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먼저 자기를 임신시킨 남자로부터의 고립이다. 여자의 임신 사실을 들은 남성의 99%는 책임지지 않고 도망간다. 그 남성이 원나잇 상대였건,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었건 상관없이 말이다. 두 번째는 가족으로부터의 고립이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대개 낙태를 강요하거나 집에서 쫓아내기 일쑤다. 정상적 가정의 울타리 안에는 미혼모들이 설 자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미혼모들은 학교로부터, 그리고 소속된 공동체로부터 고립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이 임신해도 학교가 임의로 퇴학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다. 그를 둘러싼 시선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된다.”

베이비박스만 있던 주사랑공동체에 2015년 7월 베이비룸이 마련됐다. 안락한 시설 덕에 아기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고 아기 엄마와의 상담도 수월해졌다.
-현행 입양특례법 때문에 베이비박스에 오는 아기들이 많아졌다고
▶“2012년을 기점으로 이전에는 1년에 20~30명 정도 들어오던 아기들이 갑자기 250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왜 그럴까 분석을 해봤는데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시행된 것이 그즈음이었기 때문이었다. 해당 법의 핵심은 ‘입양 보낼 아기는 반드시 출생신고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기를 키울 사정이 못되고, 출생신고를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모두 베이비박스로 몰려오게 된 거다. 매번 강조하지만 저는 이 법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해당 법은 아동의 복리증진 차원에서 자녀의 부모에 대한 알 권리를 보장한다. 아기의 출생신고를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소위 말하는 그런 상식적인 세계에서는 현행 입양특례법이 지극히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과거든 현재든 어느 사회에나 항상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의 임신과 출산 사실을 비밀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0.001%의 비율일지라도 그런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 현실인데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낳아 기르라는 현행법이 바람직하냐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다.
출생신고를 원치 않는 부모들을 방치했을 때 발생 가능한 상황은 세 가지다. 낙태, 유기, 혹은 암시장을 통한 인신매매다. 우리나라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기가 갈 수 있는 시설은 한 군데도 없기에 아기 엄마들은 첫째로 낙태를 고려하게 된다. 이미 아기를 낳았다면 아무데나 유기하거나 이곳 베이비박스로 찾아오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지하시장에서 아기가 사적 매매된다. 입양특례법으로 입양을 보내는 것도 어려워져서 그런 수요 공급이 인터넷상에서 만나 시장이 형성된 거다.”

-그래서 작년에는 ‘비밀출산에 관한 법 제정’ 운동을 했다. 올해는 국회에서 ‘비밀출산제 도입을 위한 특별법 제정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는데
▶“베이비박스에서 현행법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이런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단 생각에 ‘비밀출산제’ 도입을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처음 제목은 ‘곤경에 처한 임산부 지원 및 비밀출산에 관한 법’이었다. 이유가 어찌됐든 곤경에 처한 이들의 비밀을 보장해서 아기가 안전하게 태어나고 자라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 요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사연이 있는 임산부들을 위해 산전부터 비밀로 상담도 해주고 의료 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현재 신분과 사정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임산부들은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출생신고의 경우도 직계가족이라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가족관계등록부상에 나오지 않게 해주자는 것이다. 아기의 출생 기록을 꼭 공적 문서에 남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가정법원이나 국가 산하 제3의 기관에서 따로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아기의 알권리는 현행 입양특례법에서처럼 16세 이상이 됐을 때 부모에 대해 알려고 하면 알 수 있도록 하되, 그때까지는 관련 기록을 비밀로 관리해야 한다는 시행법을 구상했던 것이다.”

-비밀출산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나
▶“대체로 그들은 입양특례법에 경도된 분들인데 논리는 이렇다. 아기 엄마와 아기를 연결해주는 최후의 끈이 출생신고이고 호적인데 이걸 끊어버리면 아기가 엄마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다. 저희는 이런 식의 접근이 못마땅하다. 이 문제를 두고 마치 부모가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받고자 하는 권리와 자식의 알권리가 정면충돌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에서 여러 해 사역을 해보니 아기 엄마가 자기 사연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것과 자식의 알권리가 항상 충돌하는 것은 아니었다. 엄마들은 자기의 부모나 동료에게 임신·출산 사실이 알려져서 사회생활 혹은 가정생활을 못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지, 아기가 엄마인 자신의 존재를 모르게 하고 싶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숨기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도 베이비박스에 오는 엄마들은 생판 남인 우리에게는 사연을 모두 얘기한다. 심지어 생년월일과 주소까지 다 남기고 간다. 또 ‘비밀출산제’가 마련되면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냐 하는 비판도 있는데, 저는 아기 엄마들이 그렇게 상식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이용할 사람들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사역을 해본 경험상 1년에 아무리 많아도 500명 이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베이비룸안에 전시된 액자. 하나금융그룹 인턴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제작해 선물했다.
-미혼모들의 아기일지라도 안전하게 태어나 잘 커갈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런 맥락에서 베이비박스와 비밀출산제가 넓은 차원에서는 저출산의 대안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국가 정책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저출산을 국가의 생산력 차원이 아니라 생명이란 관점에서 접근하고 싶다.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그 가치를 존엄하게 여기는 사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국 사회는 무언가를 평가하는 데 있어 생산성만을 기준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생산성이 떨어지면 마치 사람으로서의 가치도 없는 것처럼 여기며 나이든 사람에게도,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도 그런 잣대를 들이댄다. 그래서 장애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아기를 낙태하려고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이지 않은 가정, 미혼부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저 조그만 베이비박스에 버려진다. 하지만 인간이 세운 기준에 따라 한 생명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 없다는 것을 판단하는 사회에선 당연히 아기를 낳아 기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저출산 문제의 심화가 당연한 귀결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저는 베이비박스와 비밀출산제가 저출산의 핵심적인 대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제도 도입의 근본적인 목적은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선택에 직면한 이들의 안전한 출산을 돕고, 그렇게 태어난 아기들이 사랑받으며 살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런 제도를 계기로 생명을 존중하는 생각들이 점차 퍼지게 되면 저출산 문제가 자연히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나 국가에선 베이비박스를 어떻게 보고 있나
▶“국가의 입장이랄 것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애매한 입장을 낸 적은 있다. ‘합법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법도 아니다’라는. 입양특례법을 만든 보건복지부측에서는 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며 항의를 한 적도 있다. 심지어 공문을 보내 폐쇄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실력 행사는 하지 못했다. 대안이 없다는 걸 그분들도 알기 때문 아닐까. 베이비박스가 문을 닫아 갈 곳 잃은 아기들이 길거리에 버려져 죽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나.”

미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과 조태승 목사
-조 목사가 그리는 베이비박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궁극적으로는 베이비박스가 필요 없는 세상이 빨리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베이비박스는 불가피하게 존재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이나 편견으로 인한 극도의 곤란으로 출생신고의 장애물에 가로막힌 사람들이 베이비박스를 찾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또 가정과 범사회적 차원에서 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면 베이비박스는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항상 하는 생각인데 국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실 베이비박스의 일들은 국가가 나서서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이다. 버려지는 아이들의 부모가 어떤 사정을 가졌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맞다. 그렇게 좀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게 국가의 자세라고 보는데 그런 것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렇게 교회에서, 민간 차원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국가가 담당하게 되어서 우리의 역할이 점점 줄어드는 미래가 오길 고대한다.


조태승 목사


학력

한양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학사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

미국 달라스신학교 신학 석사

(Dallas Theological Seminary, STM)

미국 트리니니신학교 목회학 박사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D. Min)


경력

LG신용카드(현 신한카드) 마케팅부 근무

現 주사랑공동체교회 부목사,

영아긴급보호센터(베이비박스) 센터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hoi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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