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문화산업규모는 성장세, 기초 예술시장은 답보상태"

대한민국을 진단하다- 문화예술(1)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 김선영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8.07.23 15:52
편집자주머니투데이 <더리더>에서는 ‘대한민국을 진단하다’라는 코너로 6개월간 각 사회 분야의 전문가들과 실질적인 진단을 한다. 지난 2월 경제 분야를 시작으로 정치, 교육, 외교, 안보, 문화의 세계적인 흐름과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읽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 편집자
평창동계올림픽과 지난4월 남북합동공연을 시작으로 10년간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바로 문화 예술이었다. 만국의 공통언어인 스포츠와 예술은 다시 화합의 하모니를 쏟아내는 발화점이 됐다.

더불어 세계 최고 대중음악 무대인 빌보드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이 톱을 차지하는 등 문화 예술계는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다. 국위선양하고 있는 문화예수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두 전문가와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은 6월21일(목)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와 김선영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참석했다. 진행은 <더리더>의 임윤희 기자가 맡았다.
*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이하 박), 김선영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이하 김), 임윤희 기자(진행)로 표기한다. 

-최근 남북 간에 평화 무드가 한창이다. 처음으로 시작을 알린 것이 문화 예술 교류였다. 어떻게 봤나
▶김: 상당히 인상 깊었다. 평화 무드를 조성하는 데 있어서 문화예술이 앞장설 수 있던 게 감동적이었다. 민족 간에 동질성이 많이 떨어져 있는 부분을 예술을 통해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을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쉽다면 참여한 단체들이 대중예술 쪽으로만 지나치게 편향된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사실 남북 예술교류 무대야말로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 것을 알리고, 사라져가는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았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예를 들어 ‘평양검무’ 같은 경우 북한에서도 전승이 끊어져 공연이 안 되는 장르인데 그런 공연을 같이 교류해서 하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박: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다. 북한이 옛날 전통만 고집하지 않고 대중가수들을 받아들였다는 건 내부적으로 수요가 있다는 것이고, 또 그것들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봤다.
남북문제에 있어서 문화 예술은 큰 역할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좋은 모멘텀에 남북 합동 공연으로 관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는 비정치적이기 때문에 접근이 쉬워서 남과 북의 교류와 통일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독일 통일에서 보듯 통일 이후에도 굉장히 많은 갈등이 있다. 이런 갈등을 어떻게 녹여줘야 할 것인가를 보면 결국은 화합에 발판이 되는 게 문화예술이다.

다만 최근에 남북 관계가 개선되다 보니까 문화예술 분야에서 봇물처럼 교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정부에서 차분하게 총체적으로 문화예술 교류의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문화예술 교류에 대한 허가를 통일부에서 해줘야 하는데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없기때문에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체부터 만들어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 중구난방 식으로 교류하는 것에 대해 정부에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국내 문화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중 대중문화 산업과 콘텐츠 산업의 성장이 돋보인다. 이외에 다른 예술 분야의 산업 규모 성장세는 어떤 편인가
▶박: 크게 구분해서 문화산업과 기초예술은 굉장히 다른 양상이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문화산업의 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세다. 콘텐츠진흥원의 2015년 통계에 의하면 100% 성장을 했고 2017년도는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규모가 10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문화산업이 2400조 원 이상의 규모인데 우리 시장이 100조 원이면 세계 7~8위 정도에 오를 만큼 콘텐츠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초 예술 쪽은 성장세가 굉장히 부진하다. 특히 공연산업 같은 경우는 오히려 2016년보다 2017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이다. 미술시장은 약간 성장했지만 2012년보다도 회복을 못하고 있다. 굉장히 시장 규모가 작다. 공연시장의 규모는 2017년에 7480억 원이다. 그중 뮤지컬이 1916억 원 정도다. 52%를 뮤지컬 시장이 가져가버리고 연극 시장은 22%, 서양 음악시장도 8.7% 다. 국악 시장 2.2% 오페라 2.0% 정도 수준이다. 예술시장도 지난해 시장 자체가 3995억 원으로 나온다. 4000억 원이 안 된다. 문화산업에 비하면 작은 시장이다. 

문제는 문화산업처럼 기초 예술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 서글픈 현실이다. 공연시장은 2015년보다 2016년은 더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미술시장도 0.2% 정도 상승했지만 보합세다.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로 따지면 오히려 퇴보했다. 기초 예술시장 자체가 답보상태에 있다. 

▶김: 부연을 두 가지 정도 하자면 첫 번째는 시각미술 분야는 3960억 원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아직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6000억 원대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지만 상당히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공연예술 같은 경우는 완만한 성장세를 그리다가 2016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로 처음으로 하락했다. 7600억 원에서 7400억 원으로. 일각에서는 시의적인 환경, 즉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등으로 공연예술이 순간적으로 위축되었다는 시각도 있고,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는 시각도 있다. 

어느 쪽으로 보느냐, 고민이 필요하지만 세계적인 트렌드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공연예술의 경우 세계적으로 하락세에 있는데 그나마 우리나라는 정부의 노력으로 공연장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양적 성장을 해오던 게 한계에 부딪혔다. 서양에서는 이미 관객이 정체돼 하락세에 접어든 지 오래됐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하드웨어 지원 측면에서 그동안 유지해왔다. 그걸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또 하나는 시각미술 시장의 경우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게 선진국은 GDP대비 시장규모가 평균 0.1%이지만 우리는 0.02%다. 세계적으로 기초예술 분야의 침체 내지 정체 국면이라 할지라도 내부적으로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박: 미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보멀(William J Baumol)과 윌리엄 보엔(William G Bowen)이 <공연예술과 경제적 딜레마>라는 책을 썼다. 거기 보면 투자되는 비용은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인건비가 올라가고, 무대 시설 역시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투입되는 비용은 올라가지만 박스오피스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2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갑자기 늘릴 수 없지 않나.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에 수입은 산술적으로 늘어날 수 없으니까 적자가 늘어난다. 그것을 ‘비용의 병’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분야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만큼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고 이런 부분이 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하는 근거였다. 세계적으로 마찬가지로 기초 예술 분야에서 특히 공연 분야는 갈수록 발전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미’라는 요소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 우리의 모든 엔터테인먼트는 ‘재미’를 추구한다. 아침부터 깔깔, 호호거리는 것. 그러지 않으면 안 본다. TV에서 국악이나 오케스트라 연주가 나오면 바로 채널을 돌려버린다. 현실적으로 그렇다. 앞으로 관객 개발 측면에서 보면 인구도 갈수록 줄어 어려운 실정이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와도 옛날처럼 30만~40만 원짜리 티켓을 기업들이 모두 사는 시대는 지났다. 청탁금지법 때문에 그런 것도 사라지고 재미없으면 싼 투자를 하지 않는다.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우리의 공연예술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 

-시각예술 분야의 성장은 어떤가
▶박: 시각예술은 그나마 낙관적이다. 모든 예술의 기초가 미술이다. 영어로 보더라도 아트는 예술이다. 좁은 의미로 미술이다. 그만큼 미술이 모든 예술의 기초가 된다. 지금 영상이 뜨지만 미술은 영상이나 모든 것들로 해서 변형돼 간다. 음악보다도 문화 산업과 접목해서 발전하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 음악보다도 밀접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미술은 투자적인 가치도 있다.

☞대한민국을 진단하다 문화예술 분야 대담 기사 계속 됩니다. 

- 한류 계속 될까

- 문화예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술의 상생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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