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폐기, 3개 패키지 시간차 이행..관건은 반출 범위와 방식"

[한반도 대전환-전문가 진단]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박소연 기자입력 : 2018.07.03 09:46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를 갖고 “미국의 ‘일괄타결 일괄이행’ 방식과 북한이 주장하는 ‘일괄타결 후 단계적 이행’ 방식의 타협점이 있을 수 있다”면서 북한의 핵을 3가지 패키지로 묶어 시간차를 두고 이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즉 비핵화 대상을 ‘현재·미래의 핵’, ‘과거의 핵’,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나눠 동시에 진행하되 각각의 이행에 따라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각 패키지별 시간표에 따라 이행해 최종적으론 2년 내에 핵심적 비핵화 조치 이행이 가능하며,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도 북한에 보상을 할 수 있어 타협안이 될 수 있단 설명이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핵탄두 일부를 숨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핵탄두 몇 개를 숨긴다 해도 한국, 미국, 일본에 핵 억제력이 발휘되지 않는다”며 “추후 발각시 체제안전보장 등 보상이 무효화돼 북한 정권이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탄두와 ICBM 반출 범위 및 방식이 마지막까지 쟁점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어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현재 어디까지 접점을 찾았으며 향후 어떻게 진행되리라고 보나
▶“알 수가 없다. 관건은 북한이 핵탄두 몇 개라도 해체하고 핵물질을 반출하고 ICBM을 반출 대상에 포함시켰는지 여부인데 명확하지 않다. 미국이 거론하긴 했을 텐데 북한이 수용했는지 확실치 않다. 트럼프가 얘기한대로 조기에 문제 해결하려면 (수용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제가 볼 때는 트럼프가 얘기한 ‘일괄타결 일괄이행’ 방식과, 일괄타결은 하되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북한의 방식에 타협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3개의 패키지로 나눠 ‘시간차’ 이행을 할 수 있다.”

-3개의 패키지는 어떤 건가
▶“첫째가 현재와 미래의 핵이다. 현재의 핵이 없으면 미래 핵도 없다. 두번째가 과거의 핵. 세번째가 ICBM이다. 
현재와 미래핵은 우라늄광부터 핵실험장, 고농축우라늄(HEU) 원심분리기 관련시설, 플루토늄 원자로 관련 시설들이 해당된다. 과거의 핵은 만들어서 갖고 있는 플루토늄 고농축 우라늄 핵탄두다. ICBM, 장거리미사일은 화성-14형, 15형이 해당된다. 화성-14형은 하와이와 알래스카까지, 화성-15형은 워싱턴까지 도달한다. 미국이 화성 12형까지 요구할지도 모른다.”

-패키지별 이행은 단계적 이행 방식인가
▶“단계적 이행과 결과적으로는 같은데, 단계적 이행은 쉬운 단계에서 중간 단계, 어려운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쉬운 단계에서 막히면 넘어갈 수 없다. 
‘스텝 바이 스텝’이다. 제가 말하는 건 ‘타임 디퍼런스(time difference)’를 둔, 시간차 이행이다. 세 개의 패키지를 나눠 동시에 굴리는데 어느 패키지는 3개월 걸리고 어떤 건 1년 걸린다. 이행을 시작해서 먼저 되는 것부터 보상하는 것이다. 북한은 한 단계마다 이행하는 데 따른 보상을 달라는 건데 북한이 이행할지 믿을 수 없으니 미국이 꺼렸다. 반면에 완전한 이행이 끝나고 보상한다면 북한은 어떻게 미국을 믿겠나. 그래서 3개 패키지로 나눠서 이행과 보상 약속하면 시간내 이행이 가능하다. 제가 이쪽을 오래 연구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행동 대 행동’ 방식과 다른가
▶“패키지별로 ‘행동 대 행동’이 적용된다. 이행이 빨리 되는 것은 먼저 보상하되 한 패키지 이행할 때 다른 패키지도 돌아가고 있는 거다. 이를테면 핵시설의 경우 특성상 사찰과 검증이 다 끝나야 한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건 2년을 잡고, 핵탄두의 경우 북한이 맘만 먹으면 한방에 3개월 내에 할 수 있다. 볼턴은 처음엔 핵탄두를 미국으로 가져오라고 했다. 핵탄두는 핵물질과 기폭장치로 이뤄져 있는데 기폭장치는 군사기술 노하우라 그것까진 안 넘기더라도 나머지 핵물질을 통째로 가져오란 것이었다. 리비아가 한 방식인데 북한에 적용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아마 기폭장치는 분해하고 핵물질 반출도 최종단계에서 하려고 하겠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물질을 일부 숨길 수 있으니 국제기구 감시 하에 일부를 반출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아닌 제3국 반출 가능성은 있나
▶“북한이 사용하는 핵·미사일 원천기술이 러시아 것이다. 미국이 다 들고 가버리면 러시아의 기술력이 드러나기 때문에 러시아가 반대할 것이다. 일단 분해해서 러시아로 가져가는 방법도 있고 중립적인 프랑스에 가져갈 수도 있다.”

-장거리미사일 해체는 어떻게 할까
▶“과거 우크라이나 사례를 보면 공개적으로 해체해 러시아로 반출했다. 근데 북한이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미러 간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지난번에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평양에 간 건 이 문제 때문이라고 본다. 이 기술이 미국으로 넘어갈까 봐. 러시아가 제공한 기술은 아니고 북한이 가져간 거긴 하지만 과거 러시아도 독일 기술을 가져간 것이니. 탄도미사일의 경우 (반출 대상이) 화성 15형인지 14형인지 아직 모른다. 성김과 최선희가 이걸 정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와 미래의 핵과 관련해선 경수로를 허용할 건지 군사용 시설만 없앨 건지. HEU나 원자로는 군사목적으로 쓰이는 것이니 이것만 없앨 건지 등을 논의하고 있을 거다.”

-풍계리핵실험장 폐기는 어떻게 보시나
▶“사실 북한이 전문가를 초청할 이유는 없는 거다. 대가를 받고 하는 상응조치란 게 있고 대가 없이 선심성이든 보여주기 위해 하는 일방조치가 있는데 이번 건 후자였다. 북한이 처음부터 전문가를 불러줬음 좋았겠지만 안 불러도 뭐라 할 수 없다. 2년 뒤든 언젠가 최종적으로는 핵실험장에도 검증이 들어갈 거다. 천공을 뚫어서 실제 폐기가 됐는지 방사능 측정 등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아직 북한이 대가를 받은 게 없기에 강제할 순 없는 거였다. 나중에 최종적으로 검증을 통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으니 그때 하게 될 거다.”

-북미간 비핵화 시간표는 어떻게 조율될까
▶“과거 핵과 ICBM은 2년 내 가능한데 현재와 미래 핵은 핵시설을 다 없애고 파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 얘기론 10~15년이 걸린다고 한다. 방사능까지 제거하려면 20년 이상 걸린단 전문가도 있다. 단순하게 원자로만 파기하면 되는 게 아니다. 북한의 자진신고를 받고 검증한 뒤에 몇 개 지역을 선정해 사찰하고 폐기를 확인해야 돼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때그때 샘플조사를 통해 북한의 폐기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과학적 계산을 수차례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건 세부적인 거고 트럼프 대통령은 2년이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장기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국방부 검증단에 있는 장군한테 물어보니 북한이 협조한단 전제 하에 1년이면 핵심적인 비핵화 조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북미 핵협상의 남은 마지막 쟁점은 뭘까
▶“과거 핵의 경우 핵탄두를 반출할 것인지 말 것인지, 반출한다면 몇 개를 할 것인지, 북한이 해체해서 반출할 건지 미국으로 가져갈 건지. ICBM을 해체해서 없앤다 하더라도 화성 15형만 할지 14형도 할지 괌까지 도달하는 12형까지 할 건지, 하나하나가 큰 문제다. 

또 핵무기 완제품을 가져갈 건지 미국, 러시아 등 어디로 갈 건지. 쪼개서 보면 한도 끝도 없다. 3개 패키지 중 과거 핵이 핵심이다. 이건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된다. 그래서 이걸 쪼개는 방법이 있다. 과거 핵을 북한이 처음에 다 내놓느냐, 그럼 몇 달 안에 끝난다. 현재 북한 핵탄두가 20개라고 추정하는데. 5개를 초반에 먼저 내놓으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하고 나머지가 15개라고 치면 그건 후반부에 하는 방식이 타협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북한은 15개는 일단 갖고있을 수 있는 거다.”

-북한에 있는 핵탄두 전량이 20기인지 모르지 않나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몇개인지 모르기 때문에 다 내놓으라고 하면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일단 5개만 내놓으라 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조사해서 이후에 나머지 전체를 내놓으라 할 거다.”

-북한이 핵탄두를 숨길 수도 있지 않나
▶“숨겨봐야 소용없다. 태영호가 얘기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첫째, 북한이 핵개발 하려고 한 건 핵 억제력을 가지려 한 거다. 북한이 핵탄두를 몇 개 숨겨놓는다 해도 북한이 핵 포기를 선언하면 한국, 미국, 일본은 북한에 핵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기에 억제능력이 없어진다. 억제력이란 건 내가 핵을 가졌는데 이것을 상대방이 알고 겁나서 공격을 못하게 하는 거다. 억제력의 4대 요소는 ‘능력(capability)’, ‘의사(intention)’, ‘전달(communication)’, ‘믿음성(credibility)’이다. 북한이 핵능력이 있고 실제 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이게 전달돼서 한미일이 믿어야 억제력이 성립된다. 
둘째, 만에 하나 잘 숨겼어도 이후 남북·북미관계가 풀려 북한의 약속을 전제로 한미가 보상을 이행했다면, 몇 년 지나 북한이 속인 게 들통났을 때 ‘스냅백 조항’에 따라 모든 체제안전보장과 지원이 취소되고 무효화된다. 그럼 북한 정권은 견딜 수 없게 된다. 
북한에 과학자들이 3000여명, 넓게는 3만~4만명 된다고 한다. 비밀유지가 쉽지 않다. 지금 북한이 핵 제조능력 있고 미사일을 보유했어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5~10년 뒤 속인 게 들통난다면 북한이 핵 제조능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핵탄두만 몇 개만 갖고 있어봤자 운용할 전력이 해체되거나 전환됐을 거다. 북한으로서는 (핵탄두를) 숨겨놨을 때 얻는 효과가 없다. 
오히려 북한이 이 사실을 모르고 숨길 수 있다. 모르면 숨기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숨기고 있어봤자 억제력이 작용을 못하고 들통날 경우 북한 정권이 끝이란 걸 북한에 미리 알려야 한다.”

-이번 북미 핵협상이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동안에는 실무선에서 이견이 생기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지금은 톱다운 방식이다. 어려움이 있어도 정상이 의지 갖고 실행하면 풀린다. 한 번 해서 되는 건 아니고 남북정상회담을 벌써 여러번 했듯이 추가로 할 수 있다. 북미 간에도 실무자들은 양보를 안 하려 하지만 정상들은 정치적으로 풀 수 있다. 트럼프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다.” 
nicksy@mt.co.kr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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