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4차 산업혁명 기술에 컨텐츠 탑재를 고민해야 할 때

대한민국을 진단하다- 문화예술(3)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 김선영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8.08.07 11:19
편집자주머니투데이 <더리더>에서는 ‘대한민국을 진단하다’라는 코너로 6개월간 각 사회 분야의 전문가들과 실질적인 진단을 한다. 지난 2월 경제 분야를 시작으로 정치, 교육, 외교, 안보, 문화의 세계적인 흐름과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읽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 편집자
평창동계올림픽과 지난4월 남북합동공연을 시작으로 10년간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바로 문화 예술이었다. 만국의 공통언어인 스포츠와 예술은 다시 화합의 하모니를 쏟아내는 발화점이 됐다.

더불어 세계 최고 대중음악 무대인 빌보드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이 톱을 차지하는 등 문화 예술계는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다. 국위선양하고 있는 문화예수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두 전문가와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은 6월21일(목)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와 김선영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가 참석했다. 진행은 <더리더>의 임윤희 기자가 맡았다.
*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이하 박), 김선영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이하 김), 임윤희 기자(진행)로 표기한다.


-문화예술 산업의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예술과 과학의 상생의 방향을 제시해달라
▶박: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있다. 세계 어디에도 그런 나라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명칭도 우리나라만 쓰고 있다. 정부가 4 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에 대해서 인식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지금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 20여 명의 위원회 구성이 전부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소기업부 장관, 민간 인원, 행정학자, 나머지는 과학기술자다. 이 구성에서 알 수 있듯 4차 산업혁명을 철저하게 과학기술로만 인지하고 있다.

콘텐츠가 탑재되지 않으면 전체의 산출이라는 것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에 융합될 콘텐츠에 대한 고려를 전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수단이다. 이게 중심인 것처럼 판단해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분리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없다. 당연히 위원회 구성도 바뀌어야 하고,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때 훨씬 중요한 콘텐츠 교육을 접목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김선영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술들이 더욱 급속하게 나오면서 우리의 눈과 감각들은 한층 스펙터클에 익숙해지고 있는데 예술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술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게 기본 특성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예술은 새로운 것을 추구해왔고 새로운 기술과 예술의 접목은 필연적이다. 최근 들어서 보면 그런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 일각에서는 예술인들의 보수적 성향 때문에 기술 접목이 안 된다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토양이 안 만들어지는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구현하고 싶은 게 예술인들이다. 그런데 기술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예술에 줘봐야 경제적 이익이 없다.

기술 개발자는 예술을 멀리하게 되고 예술은 이목을 집중시킬 새로운 동력을 잃어가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문화예술 전반적인 것은 아니고 순수예술 측면에서 보면 창조자, 유통 쪽을 기술자와 연결하는 여건에 정부 차원, 사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공공지원에 있어서 패러다임의 전환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박: 과학기술과 예술이라는 것은 누가 우선이냐, 누가 더 가치가 있느냐가 아니라 수시로 끌고 당기는 관계다. 기술결정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문화결정론을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둘 다라고 본다. 언제는 예술이, 언제는 기술이 서로를 이끌어갔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를 만들 때 기술이 안 따라오니까 10년이 걸렸다.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CG 기술이 나오니까 5년 동안 작품을 만들어서 2009년에 ‘아바타’를 완성했다. 그런 케이스는 예술가의 상상력이 기술을 끌고 왔다. 언제 기술이 탁 튀어나오면 예술가들이 그걸 이용해 융합하고 결합하는 과정에서 큰 시너지가 나온다.

예술가들에게 과학기술을 배우라고 하면 안 배운다. 다만 이런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부터 교육을 해야 한다. 컴퓨터 공학자는 아니지만 누구나 컴퓨터를 쓰듯이 대학시절에 가르쳐야 한다.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접목할 수 있는 기초적인 양성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

▶김: 융합형 인재라고 이야기하면 기술도 잘하고, 예술도 잘하는 사람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이런 사람은 극히 일부다. 예술가들한테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게 해주면 되지. 과학을 강요하면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
▲ 박양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박: 맞는 말이다. 예술가들이 기술을 다 알 수 없다. 사실은 미국 MIT 미디어렙 같은 경우에도 모든 것을 서로 다하는 게 아니라 서로 커넥팅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기획자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서로 접목시켜주는 인력도 필요하다. 예술가들에게는 기술이 이런 게 있다는 걸 알려주고 접목시키는 사람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 같은 경우는 큰 기획사에서 그런 사람들이 촘촘하게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한마디 부탁한다
▶박: 결국 국민이 문화예술 관람을 생활화하지 않으면 대단한 게 나오지 않는다. 문화예술을 관람할수록 좋은 예술가들이 나온다. 국민이 음악공연이든 미술 관람이든 생활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문화예술을 접하게 하느냐는 부분에서 유통 매개자들이 좀 더 육성되고 전문성이 길러져야 한다고 본다. 굳이 예술을 안 했더라도 법, 마케팅, 홍보 등을 했던 분들이 예술계로 와야 한다. 이런 분들이 예술의 가치를 어떻게 전파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다. 예술 경영자들과 같이 비즈니스를 해줄 사람이 많이 양성되면 국민이 예술을 향유하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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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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