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폭염, 어떻게 해야 하나

[전의찬의 기후환경]

세종대학교 전의찬 교수입력 : 2018.08.03 17:54

웬만하면 에어컨을 틀지 않고 살아보려 하는데, 올해는 어쩔 수 없다. 낮 최고기온이 연일 최고점을 찍더니 드디어 7월22일(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갔다. 올 최고 온도이고 7월 기온으로는 관측 사상 3번째로 높았다고 한다. 폭염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서(大暑)인 23일 경북 경산 39.9도, 영천 38.7도, 대구 38.3도 등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더니, 드디어 24일에는 영천의 수은주가 40.3도를 기록했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최고기온인 40도를 넘어선 것이다. ‘가마솥 한반도’ ‘기록적인 폭염’ ‘전국이 펄펄’ ‘사상 최악’ ‘무더위와 사투’ 등등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지만, 과장으로 보이지 않는다.


폭염은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7월24일 일본 도쿄의 낮 온도는 41도를 넘었고, 며칠 사이에 온열질환으로 20명 가까운 인원이 사망했다. 그리스는 수도 아테네를 비롯해 본토 대부분 지역이 40도 이상 올랐고, 폭염으로 아크로폴리스의 문도 닫혔다. 알제리 지역 관측소에서는 51도를 기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52도를 기록했다. 북극권의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도 30도를 훌쩍 넘겼다. 전 지구가 고열로 신음하고 있다.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북반구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고온 현상을 전문가들은 ‘열돔’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고기압이 정체된 상태에서 돔 형태의 막을 형성해 뜨거운 공기를 가두게 되면, 주변의 찬 공기가 돔 속으로 유입되지 못해 기온이 계속 올라가게 되는 현상이다. 단기간으로 보면 ‘열돔’ 현상이고, 길게 보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현상이 이번 폭염의 원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인 온열질환자가 1043명 발생, 전년 동기간(5.20~7.21) 대비 61%(397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의 종류로는 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등이 있는데, 올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14명이며, 그중 11명이 최근 열흘 동안 발생했다. 2014년 발표된 기후변화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현상에 의한 폭염으로 2040년 서울지역의 사망자가 10만 명 당 1.5명으로 지금보다 2배 이상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불길한 예언이 사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대로 ‘폭염’ 발생 시 ‘물 자주 마시기’ ‘그늘·바람 등으로 시원하게 하기’ ‘더운 시간대 휴식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고, 챙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여 온열질환을 예방하여야 한다.


지역적으로 폭염에 대비하는 것은 자연 에어컨인 ‘숲(녹지)’을 넓히는 것이다. 나무의 증산작용으로 나뭇잎에서 물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가면서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나타낸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다 자란 플라타너스 한 그루는 15평형 에어컨 7대를 10시간 가동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서울의 현재 1인당 생활권 공원녹지 면적은 5.4㎡를 조금 상회하는 정도로서, 밴쿠버 23.5㎡, 베를린 22.1㎡, 뉴욕 14.8㎡, 파리 14.1㎡ 등 세계 주요도시에 비교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가 그동안 ‘천개의 숲, 천개의 정원’사업을 통해 480개(2014년)이던 공원을 4년 만인 2018년 2197개로 5배 가까이로 늘린 것은 상당한 것이지만, 공원 녹지가 발달한 세계적인 도시에 비해서는 아직도 크게 부족하다. 따라서 서울시는 ‘학교 숲’과 ‘마을 숲’ 조성, 도로 하천부지의 녹지 조성, 가로수 정비를 통한 띠녹지 조성, 도시 농업 활성화 등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도시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교통, 냉·난방, 조명 등에 다량의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사용되면서 열섬현상(Heat Island Effect)이 발생하게 된다. 지구 규모의 평균적인 온난화 현상을 열섬현상에 의한 도시 규모의 기후변화현상이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1970년 41%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2015년 약 83%로서 2배 이상으로 증가하였으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도시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 산림 감소가 불가피한데, 서울의 산림면적은 1976년 32.7%에서 2010년 24.5%로 25% 감소하였고, 개발제한 구역은 2000년 5386㎢에서 2015년 3859㎢로 28% 감소하였다. 녹지가 감소하고 도시화가 진행되자 열용량이 큰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증가하면서, 도시의 ‘열섬현상’은 증폭되고 ‘열대야’로 밤잠 설치는 날이 증가하고 있다. ‘생태면적률 확보’, ‘녹지총량제’ 등 폭염에 대비한 도시 관리와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의 원인물질인 온실가스를 감축하여야 한다. 정부는 최근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발표하였는데,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량 국가통계에 참조사항으로 포함되던 산림흡수량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 산림에 의한 흡수량은 2030년 기준 2210만t으로 2030년 감축 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에 해당된다. 결코 작은 양이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지만, 전 지구적인 폭염에 장기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다.


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환경계획학과 박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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