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 “스마트그리드, 4차산업 혁명 기반”

[기관장초대석]"사업단을 ‘진흥원’으로 격상해 앞선 기술력 뒷받침 필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9.02.12 09:27

▲백기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사진=더리더
A씨는 집 안에 설치된 스마트 계량기를 확인해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할 때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린다. 또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저장해놓은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저장하고 남은 전기는 다른 사람에게 판다.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발생하는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은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다. 블랙아웃은 공급되는 전기보다 사용되는 전기량이 많아 발생한다. 전기는 저장되지 않는다. 만들어뒀다가 사용하지 않은 면 버려야 하는 게 단점이다. 화석연료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가 쓰여야 하지만 실생활에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날씨에 영향을 받아 전기 공급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신재생 에너지’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그리드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것이다. 전기에 대한 정보를 얻어 어느 시간대에 저렴한지, 또 언제 수요가 증가하는지 소비자들이 알 수 있다. 전기저장장치인 ESS를 이용해 저장할 수 있다. 저장된 전기는 내가 필요할 때 쓸 수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도 있다. 일방향으로 제공된 전기 공급이 이제 소비자와 쌍방향 교류되는 것이다.


백기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은 스마트그리드가 에너지 분야에서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백 단장은 “4차산업 기술인 AICBM(AI, IoT, Cloud, Big data, Mobile)는 모두 스마트그리드로 구현된다” 라며 “전력망에 ICT를 적용해야 가능해지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처음은 늘 어렵다. 새로운 사업의 폭을 넓히는 일은 쉽지 않다. 스마트그리드도 마찬 가지다. 백기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장에게 스마트그리드가 나아갈 방향을 묻기 위해 지난달 16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마트그리드에서 ‘그리드’는 어떤 역할을 하나
▶그리드는 전력망이다. 쉽게 수도나 가스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공급사에서 수도관을 통해 물을 보내면 소비자는 꼭지를 틀어 물을 쓴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갑자기 전기 수요가 증가할 때다. 특히 하절기나 동절기에 전기 수요가 증가하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블랙아웃’ 현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늘 예비력을 유지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로 전력 생산의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나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ICT 기술을 더한 기술이다.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전력 생산과 소비 정보를 양방향으로, 실시간으로 주고받아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지능형 전력망’이라고도 한다. 공급자는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 미터에서 지역별, 시간 별로 확인해 데이터를 수집해서 얼마나 전기가 필요한지 파악할 수 있다. 계절별, 요일별, 시간대별, 온도별 수요 변화 체크가 가능한 것이다. 소비에 근접해서 생산 측면의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 수요자원(DR) 거래시장,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서비스, 전기차(EV) 충전서비스 등 다양한 에너지 신산업의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백기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사진=더리더
-어떻게 소비자들이 전기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소비자는 전력 상황을 통지서를 보고 안다. 공급자와 소비자가 상호 교류하는 게 아니라 일방향이다. 그동안 전기가 어떻게 쓰여서 얼마가 나왔는지 우리는 알 수 없었다. 피크타임이 언제인지 모른다. 스마트그리드는 생산자와 소비자 측면에서 쌍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전력 사용을 효율화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전기저장장치가 있다면 심야전력이나 값싼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전기를 절약하고, 저장해서 팔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저장해 쓸 수 있다. 소비자가 소비는 물론 생산된 전기를 직접 판매하는 ‘프로슈머(prosumer)’가 될 수 있다. 소비자는 전력을 생산할 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4차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이유는 무엇인지
IOT를 통해 소비자의 전력사용 데이터를 모으고, 5G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련 시스템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그렇게 빅데이터가 쌓인다.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클라 우드로 저장될 수 있다. AI를 통해 스마트 그리드는 더 발전된 에너지시스템이 될 수 있다.

-스마트그리드 계량기(AMI) 현황은
▶스마트그리드 핵심장비는 스마트 계량기다. 계량기를 통해 발전사는 소비자가 사용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한다. 소비자는 효율적으로 전기를 소비할 수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보급사업을 통해 계량기의 가격을 낮추고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국내시장에 투입되고 해외로도 많이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좀 더 효율적이라는 게 국민들의 입소문을 통해 자율적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

-에너지 저장장치는 어떻게 쓰이나
▶에너지 저장장치가 중대형으로 나온다. 건물이나 공장에도 설치한다. 최근 소규모 가정용도 출시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도 저장할 수 있다. 바람이 불 때나 태양이 내리쬘 때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저장장치 기술력이 좋다.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백기훈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사진=더리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앞서가는 나라는 어디인지
▶어디가 더 앞서간다고 할 수 없다. 나라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미국은 전기 사용이 오래돼 많이 낙후됐다. 전력망의 업데이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신재생에너지 확충과 지역별로 송전탑을 만들고 지역에서 만든 에너지를 지역에서 쓰는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를 핵심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전력계통 고도화, 대규모 송전 도로 스마트그리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통해 다양한 융복합 신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발달한 부분이 있다면
▶제도적, 기술적 측면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2011년 세계 최초로 특별법인 ‘지능형 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스마트그리드의 체계적 추진을 위한 법적 기반을 확 보했다. 2030년까지 전국적인 구축을 목표로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을 완성했다. 기술적 측면으로는 제주도 실증사업과 핵심기기 보급사업을 통해 초기 시장을 창출 했다. 관련 기술과 사업모델을 검증했다. 예정됐던 확산사업 추진일정의 지연과 사업규모 축소로 산업계의 추진동력이 다소 약화되기도 했다.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추진으로 다시금 산업계도 사업 추진에 대한 의욕이 고취되고 있다.

-업단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스마트그리드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 하다. 그 역할을 우리 사업단이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업단의 재정사정과 기관 설치, 운영의 법적 근거 미흡 등 으로 고유 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다. 사업단이 설립된 지 10년이 지났다. 균형 있는 스마트그리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법정기관인 진흥원으로 격상해 안정적으로 기관을 운영해야 한다. 2017년 ‘한국지능형 전력망 산업진흥원 설립 및 홍보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계류돼 있다. 이 법이 통과돼 더 안정적으로 사업 단을 운영해야 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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