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19 규장각 창립기념 특별전시회 개막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입력 : 2019.10.30 16:50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원장 이현희)은 2019년 11월 1일(금)~2020년 1월 18일(토) “인간 정조, 군주 정조: 어정御定‧명찬서命撰書로 본 정조의 삶과 이상(Jeongjo as King and as Man: The Life and Ideals of Jeongjo in His Writings)이라는 제목으로 규장각 창립 243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정조의 지휘 하에 편찬된 어정서(御定書: 국왕이 직접 편찬에 참여한 책)와 명찬서(命撰書: 신하들에게 명하여 편찬한 책)를 집중 조명하여, 정조의 인간적 면모와 학자군주로서의 업적을 함께 조명해 보고자 한다.


정조는 부친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임오화변(壬午禍變)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어린 나이에 겪었음에도, 아버지를 대신해 동궁(東宮)이 된 이후 학문적 수양에 힘쓰고 자신의 즉위를 원하지 않는 세력의 도전을 극복한 끝에 왕이 될 수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 영조가 세운 군사(君師), 곧 학문적 스승을 겸하는 군주상과 탕평 정치를 계승하였고, 국가의 문물과 제도를 정리하고 다양한 서적을 수집‧편찬하는 문화 사업을 정력적으로 펼쳤다. 그 결과 오늘날까지도 18세기 조선의 중흥기를 이끈 임금으로 기억되고 있다.


정조는 책을 아끼고 사랑한 문화 군주로서 수많은 서적에 예술적 가치를 담은 장서인(藏書印)을 찍어 놓았다.


그는 시문과 예술을 통해 당대의 세태를 파악하고 교화하는 ‘시교(詩敎)’를 지향하고, 문풍(文風)의 변화를 도모하여 현실을 개혁하고자 믿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조의 장서인이 남아있는 많은 책들과 국왕의 관여 속에 편찬된 시문 선집들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정조의 문화적 업적이 규장각에 모인 학자 관료들인 각신(閣臣)과 검서관(檢書官) 등 당대 최고 수준의 집단지성이 협력한 결과라는 점도 살펴보고자 한다.


정조는 초계문신(抄啓文臣) 제도 등 기성관료들을 재교육하고 학문적 역량으로 시험하는 시스템을 갖춰 놓고, 이를 통과한 관료들을 중용함으로써 그의 개혁정치를 보좌할 수 있는 ‘근신(近臣)’으로 삼았다.


이는 왕조국가에서 흔히 국왕의 측근으로 국정을 농단해오던 외척이나 환관을 배척하고, 사대부를 등용하겠다는 정조의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정조는 만년에 스스로 자신의 호(號)를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고 하였는데, 수많은 냇물에 비치는 달과 같이 자신이 모든 백성을 잘 살피겠다는 의미였다.


이는 곧 자신이 모든 신민을 하나하나 잘 살펴, 인재를 그 재능과 국량에 따라 적절하게 등용하며 이끌어 주는 군주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만백성의 군주가 되고자 한 정조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로 정조 관련 서적이 출품되는 까닭에 보다 다양한 자료의 전시를 위해 외부기관의 유물도 함께 전시된다.


다수의 왕실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정조의 태지석(胎誌石: 출산후 태를 묻으면서 그 사실을 새긴 돌)과 금보(金寶: 시호를 새긴 금속제 어보), 정조의 장서인 실물 등을 대여‧전시하도록 협조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자료 가운데에서도 정조 재위 기간에 청나라 건륭(乾隆) 황제의 양위 사실을 기록한 외교문서를 한글로 번역하여 엮은 책을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정조의 인간적 면모와 생애, 가족 관계 등을 집중 조명한 ‘I부 인간 정조’, 탕평군주이자 문화군주인 정조의 치세와 업적을 조명한 ‘II부 군주 정조’, 그리고 규장각이라는 지식과 정보의 집성지에서 정조와 함께 그의 시대를 만들어간 사람들을 조명한 ‘III부 규장각과 정조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특별전이 인간적 시련을 극복하고 정치와 학문이라는 두 분야를 아우르는 최고의 군주가 되고자 노력한 정조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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