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올해 총선은 점진적 촛불혁명 과정”

[열린정책 소통합시다]"대선→개헌으로 혁명 완결… 민주주의 토대 굳건히 다지는 과정 돼야"

머니투데이 the300 대담 박재범 정치부장 정리 김평화·한지연 기자 입력 : 2020.01.02 09:10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사진=더리더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5개월여 앞둔 11월 4일, 더불어민주당은 야심차게 총선기획단 15명을 발표했다. 총선을 이끌어갈 단장 자리는 ‘믿을맨’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맡겼다.

3선의 윤 총장은 민주당의 ‘허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무총장으로서 살림을 책임진다. 추미애 대표 시절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대부분 현안 관련 당의 중심에 있다. 새로 맡은 임무 역시
막중하다. 당의 사활이 걸린 총선을 이끄는 역할이다.

윤 총장은 국민들이 3년여 전 촛불혁명으로 ‘순차적 권력교체’를 선택했다고 본다. 내년 총선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설명이다. 윤 총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당시 모든 걸 붕괴시키고 새로운 걸 만드는 상황이 펼쳐졌다면, 군이 투입될 수도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며 “우리 국민들은 1980년이나 1987년, 또는 그 이전 4·19를 경험했기 때문에 폭력은 불안전하고 혁명을 완성시키기 어렵다는 걸 체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선거는 순차적이고 점진적인 혁명의 과정 중 하나”라며 “내년 선거, 또 그 다음 대선까지 가는 과정에서 개헌 등을 통해 촛불혁명이 완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완의 혁명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주권과 민주주의의 토대를 굳건히 다지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국회, 민주당의 최고 성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꼽았다. 윤 총장은 “국회의원 3분의 2 동의로 (박 전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국민들이 ‘점진적 변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사진=더리더
-야당이 제기하는 정부 심판론을 어떻게 반박하겠나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없을 순 없다. 다만 일반 국민들 여론조사로 보면 그 부분이 과거 정권 3년 차와 비교할 때 그렇게 높지않다.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못지않게 발목잡는 야당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는 여론
이 오히려 더 많을 정도다. 여기에 안주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런 상황이 의미하는 게 바로 3년 반 정도에 걸쳐 이뤄지는 점진적 혁명, 촛불혁명의 과정이다.

-탄핵 이후 성과에 자신이 있다는 뜻인지
▶집권세력이 지난 3년간 어떤 성과를 얻었나 평가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모든 게 다 좋은 성과를 냈다고 할 순 없지만 3년 동안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국민이 참여하기 쉬운 정치로 바뀌었다. 공론화 과정이나 청와대 청원이 활성화됐다. 정부와 국민 사이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정책이 이뤄졌다. 평가를 통해 수정하는 과정은 분명히 달라진 정부를 보여준다. 경제정책 측면에서도 이전 정부는 대기업과 수출, 산업 위주 정책을 폈다. 수출 대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잘될 수 있다는 정책 기조였다. 이 정부 들어와선 어떻게 하면 소득격차를 줄이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소비를 늘려 내수를 활성화시킬 것인가 하는 데 방점을 둔다. 수출산업에선 혁신을, 내수에선 수요를 창출하는 경제정책의 큰 전환이 있었다. 그 큰 전환을 2, 3년 겪어보니 의미 없다고 볼 것인지, 지속해야 할 정책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게 될 것이다. 심판의 논리와 조금 다른 문제다.

-그래도 지역 유권자를 만날 때 가장 아픈 지점이 있을 텐데
▶유권자들이 힘들어졌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이나 택배하시는 분들을 주로 만난다. 다들 어려워한다. 뭐가 어려운지는 잘 알지만, 그 원인을 제거하고 그분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방법은 알지만 단번에 덜어줄 수 없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자영업자들이 체감 경제에 아픔이 있다면 중산층이나 화이트칼라는 현정부의 인사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인재풀이 너무 좁다는 지적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인사를 탕평으로 하면 낫지 않겠냐, 초당적으로 이뤄지면 좋지 않겠냐 말씀하신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부의 철학, 국정철학과 맞지 않는 분은 잘 참여를 안 한다. 그렇다
보니 거국적, 초당적 인사를 한다는 게 어려움이 있다. 내년 총선이 끝나고 나면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지 않을까. 인사를 하는 분들이 유연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정부에 참여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주시는 것도 중요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인사 청문회 포비아’가 강해지지 않았나. 청문제도를 손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존속이 어려운 제도가 아닐까. 개인의 도덕성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먼지떨이식으로 하다보니 청문회 도마에 오르고 싶어 할 사람이 없다. 인재를 널리 쓰는데도 한계가 생긴다. 결국 국가적 손실이 아니겠나. 특히 개인의 신상에 관한 문제, 도덕성 검증 등은 청문회를 분리해서 비공개청문회로 검증해야 한다. 공개청문회에선 정책이나 능력 등을 위주로 검증해야 한다. 이 사람이 이 자리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증할 뿐 아니라 신임 장관이나 총리로 가는 분이 어떤 역할을 할지 가늠해볼 수 있는 청문회가 돼야 한다. 청문은 영어로 듣는(hearing) 것이다. 많이 듣자는 이야기인 데 그 취지와 완전히 다른 제도가 되고 있는 게 문제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젊은 층이 선호하고 보수당은 고령층이 선호하는 구조였다. 민주당 입장에서 젊은 층에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민주당이 4050에 비해 2030, 특히 20대에서 호응을 못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 있다. 그래도 다른 당들에 비해서는 인정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웃음) 2030 청년층이 보수적이라는 말
에 동의하지 않는다. 보수적이라기보다는 아직 정치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정치적 선택을 명확히 하지 않은 세대라고 생각한다. 이분들이 사회 생활인으로서, 직장도 갖고 가정도 갖고 하면서 민주
당과 자유한국당, 다른 정당의 정책을 생활인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면 민주당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관계가 불분명한 상황이라 선택을 아직 하지 않은 것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사진=더리더
-암호화폐 규제 등 삶과 관련된 경제정책이 삐걱거린다는 지적이 있다
▶암호화폐 관련해선 규제를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갖고 있는 투기적 성격을 방치할 경우 일부 청년들은 인생 초창기에 파산당할우려가 있다. 그런 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
이다. 모든 기회를 차단하자는 게 아니라 그런 위험에 빠지지 않게 안전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부동산 대출규제는
▶집값을 잡기 위한 가장 좋은 정책은 세제보다 금융규제다. 전 세계적 불황기로 유동성을 줄일 수 없는 상태다. 계속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다. 더구나 한국은 무역흑자가 높은 편이라 계속 유동성이 공급된다. 집값 오르는 것을 막기 어렵다. 그래서 금융규제를 하고 있다. 모든 계층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15억원 이상 고가주택 위주로 한다.신혼부부나 청년들이 집을 마련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대출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지레 집 살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실수요자 규제는 전혀 없다. 투기하려는 마음을 가진 젊은 세대가 있다면 불편할 수 있다. 젊은 세대 중에 혹시 강남에 집을 몇채 사서 임대사업을 해야겠다 생각하면 굉장히 불편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 서민주택, 내 집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여당 입장에선 선거를 염두에 두지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집값의 흐름이 굉장히 안 좋은 시그널을 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거래가 전혀 안 되고 있다. 갑자기 거래가 시작되면서 강남 등 특정지역 집값이 50% 가까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게 일반화되면 다른 지역에 확산될 우려가 있었다. 고강도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그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해야한다. 집값 상승이 전월세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이 배가된다. 그런 상황을 방치했을 경우 선거에 미치는 영향보다 지금 조금 더 강하게 나가서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서 오는 결과가 더 낫다고 판단한 걸로 이해하고 총선을 준비할 때 정해진 답이 있다.

-잘 비우고 잘 채우면 된다
▶지난해 4월에 이미 총선 관련 공천룰을 확정했다. 빨리 확정한 유일한 정당이고 우리당으로서도 처음이다. 신인들이 보다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산점 등 신인에 유리한 제도를 만들어 일찌감치 도전의 문을 열어놨다. 불출마 의원도 있지만 의원들에 대한 선출직 공직자 평가를 통해 하위 20% 해당하는 분들에게는 20% 감산을 한다. 이분들과 경쟁할 후보들이 생겨난다. 인위적인 교체라기보다는 스스로 물러나시는 분들이 있고 경선을 통한 자연스러운 선수교체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디자인했다.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많이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보 교체 과정에서 밀려나는 쪽이 불공정하다고 저항하거나 잡음이일어나는 것을 줄이려고 한다. 철저히 룰을 통해 관리해 시비를 줄이고 당의 단합력을 높일 수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사진=더리더
-총선구도를 전망한다면

▶아무래도 대구·경북(TK)지역, 서부경남 등은 우리 당의 전통적 취약지역이다. 수도권에서도 수도권 외곽, 농촌지역은 취약하다. 하지만 그런 지역에도 요즘 보면 출마하겠다는 인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과거엔 ‘저런 분’도 우리 당에 와서 출마하냐 하는 분들도 결심하고 출마 준비하고 있다. 영남 쪽은 우리가 경력이 화려한 후보를 구하기 어렵지 않나. 총선에 들어가면 영남 쪽에서도 우리 당 후보가 경력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다.

-20대 국회에서 꼽을 만한 성과는
▶국회의원 3분의 2 동의하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뤄냈다. 점진적 변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20대 국회 최대성과 중 하나다. 새 정부 들어서 국정 대전환이 이뤄졌다는 것도 높게 평가할 수 있겠다. 국회가 입법활동을 통해 어떤 큰 일을한 게 있냐고 하면 찾기가 어렵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나 검경수사권 조정, 유치원3법 등을 통과시키면 성과가 되지 않을까 싶다.

-3선 의원인데, 17~18대 국회를 되돌아보고 지금과 비교한다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동물국회’냐 아니냐다. 올해 4월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예외적인 상황이 있었지만 그런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바뀌지 않은 것도 있다. 여야가 정략에 따라 극한
적인 대립을 하고 타협이나 협상이 굉장히 어려운 건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 근본적인 처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수결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국회법에도 ‘다수결로 결정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다수결로 결정되는 예가 별로 없다. 결국 데모크라시가 아니라 비토크라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 사람만 반대해도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법안처리가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리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차단하는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 지니 이제는 의사일정 자체를 틀어막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정작 뿌리내려야 하는 것은 국회의 다수결 관행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다수결 원칙이 훼손되면 책임정치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
▶모든 사안을 합의처리하게 되니까 결국은 누군가의 성과도 사라졌다. 다수 지배 국회가 아니고 의석 비율에 따라 분점하는 국회가 됐다.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이나 다수파를 형성한 정당이 없다.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국회가 됐다. 모든 걸 합의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는 관행이 생겼다. 다수 지배라기보다는 오히려 소수지배가 가능한 상황이다. 끝까지 동의하지 않는 소수파가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국회가 됐다. 20대 국회가 끝나가는 상황에 당장 해결할 수 없겠지만 21대 국회 시작하면 그 논의부터 시작해야 할 듯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1963년 3월 27일 경기도 가평 출생
서울대학교 철학 학사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새정치민주연합 디지털소통본부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국민주권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 본부장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
제17, 19, 20대 국회의원(경기 구리시/더불어민주당)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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