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저류지 ‘홍수+대체수자원’ 활용방안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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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저류지 분포도. © News1

최근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가뭄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주지역에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류지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지역 저류시설들이 단순히 재해 저감용 또는 홍수 조절용으로만 이용되고 있는 데다 담당 부서와 기관이 제각각이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제주지역 저류시설들을 집중호우와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재해유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을 통해 진단해본다.

▲저류지 조성 현황

27일 제주발전연구원과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에 조성된 저류지는 총 219개소이며 전체 면적은 159만4825㎡이고, 총 저류용량은 582만7548t이다.

사업목적별 조성 현황을 보면 도로건설 사업으로 60개소, 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으로 78개소(제주시 40개소·서귀포시 38개소), 배수개선사업으로 81개소(제주시 49개소·서귀포시 32개소) 등이다.

저류지 관리 부서를 보면 제주도청은 건설과가 관리하지만 시별로는 부서가 제각각이다.

제주시청의 경우 재해위험 사업은 건설과와 안전총괄과, 도시디자인과가, 배수개선 사업은 건설과가 관리한다.

서귀포시청의 경우 재해위험 사업은 안전총괄과가, 배수개선 사업은 건설과가 각각 담당한다.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저류지는 2007년 9월 태풍 ‘나리’의 내습으로 한천, 병문천, 산지천, 독사천 등 도심 4개 하천 하류지역에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재해복구 사업을 통해 제주시 한천, 병문천, 산지천 등 3개 하천변에 13개소(면적 364,471㎡)의 저류지가 조성됐다

지역별 저류지의 현황을 보면 북부지역이 96개소(260만5300t), 남부지역 9개소(18만8800t), 동부지역 64개소(163만7200t), 서부지역 50개소(139만6200t) 등이다.

저류지의 용량별 현황을 보면 ‘1만t 이하’가 95개소, ‘1만t～5만t’ 규모의 저류지가 99개소, ‘5만t～10만t’ 규모가 16개소 등이다.

제주지역에 조성된 저류지 규모와 용량이 가장 큰 저류지는 한천 제1저류지로 면적은 11만1129㎡, 용량은 39만4000t이다.

▲저류지 운영 실태

제주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사업별 저류지 조성 현황은 재해위험 개선사업 78개소, 도로 개설사업 60개소, 배수개선 사업 81개소 등이다.

그런데 이처럼 조성된 저류지들은 운영 및 관리가 사업추진을 담당한 부서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면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도내 저류지를 조성할 때 우수 저류 및 침투시설 설치에 관한 지침은 마련돼 있지만 실질적인 운영 및 관리에 대한 제도나 지침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해 현장점검 및 예찰활동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관리 부서별 점검 내역 시기와 방법을 보면 Δ제주도 건설과(도로개설사업형) 반기 1회·현지 출장 Δ제주시 안전총괄과(재해위험 개선사업형) 수시점검·예찰 활동 Δ제주시 건설과(재해위험 개선사업형) 수시점검·현장 수동 및 원격 조작 Δ제주시 도시디자인과(재해위험 개선사업형) 월 1회·현장점검 Δ서귀포시 안전총괄과(재해위험 개선사업형) 정기점검·육안점검 Δ서귀포시 건설과(배수개선 사업형) 분기 1회·육안점검 등이다.

사업별 저류지 관리점검 내역 및 방법.© News1

더구나 조성된 저류지의 관리점검 현황을 보면 제주시내 중심 하천 주변 저류지에 대해서는 단계별 운영계획을 수립 중에 있지만 그 이외의 저류지는 운영계획뿐만 아니라 관리 지침도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도시지역에 조성된 일부 저류지는 조성사업을 하면서 하천변 토지 수용이 어려울 경우 저류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저류지 굴착심도가 하천바닥보다 낮은 경우도 있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저류지 조성의 문제점

제주지역에는 많은 저류지가 조성돼 있지만 이를 관리할 인력이 부족하고, 재원 또한 재난관리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류지 운영 관리는 제주도청 건설과, 행정시 재난안전총괄과, 건설과 등에서 담당하고 있으나 부서별 담당 인력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류지를 운영 관리하기 위한 재원은 재난관리기금에서 2014년 3억원, 2015년 2억원으로 저류지 37개소(제주시 11개소, 서귀포시 26개소)에 대한 토사준설 경비로만 책정된 것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난관리기금은 가뭄, 폭염, 태풍, 폭우 등 각종 자연 재해 등과 같은 응급복구나 긴급한 조치를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이외 청소, 수질정화, 잡초제거, 정비 등 저류지 운영 관리에 예산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소규모 저류지인 경우는 토사 준설, 잡초제거, 호안 정비 등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제주지역의 저류지가 저류지 내에 모인 지표수를 대부분 2~3일 경과 후 지하로 침투하는 침투형 저류지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제 기능을 상실할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류지 조성 및 관리부서가 다르다 보니 저류지로 이어지는 우수관 등이 도시계획 단계에서 반영되지 않다 보니 정확한 홍수유출량 확인 등 표준화된 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주 삼화지구 저류지의 집중호우 시와 평상 시 전경. © News1

▲저류지의 효율적 관리 방안은

도내·외 치수 분야 전문가들은 제주지역 저류지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Δ저류지 관리를 위한 점검 지침 매뉴얼 작성ㆍ운영 Δ사업별 저류지의 DB(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저감 효과 분석 Δ4대 하천 저류지 효율적 관리시스템 운영 Δ대체수자원으로서 기능 및 역할 연구 Δ사전예방을 위한 재난관리기금 용도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원배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현재 설치된 저류지의 운영 지침이 없어 운영 지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사업을 실시하고, 저류지 준공 후 부서별 운영기록을 충실히 기록한 후 운영 지침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 제공을 할 수 있도록 운영기록의 관리를 의무화하도록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저류지들을 대상으로 당초 계획에 맞게 저류지 위치 선정과 저류용량의 적정성, 홍수유출량 저감 효과 등에 대해 사업별로 평가가 필요하다”며 “여기에 집중호우와 태풍 내습 등의 재해 위험상황 발생 시 제주시 중심 4대 하천에 대해서는 침수 예방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최적화된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한국 기후변화평가보고서(2014)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가뭄 발생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고, 갈수록 가뭄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만큼 저류지를 대체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재난관리기금의 사용용도를 현재 가뭄, 폭염, 태풍, 집중호우 등 각종 자연재해 등에 대한 응급복구나 긴급 조치 등 복구에서 예방중심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재난관리기금 용도를 재난 복구나 긴급한 조치뿐만 아니라 사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조례를 개정함으로써 재난 및 안전 관련 예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제주도민의 생명과 재산의 위험과 피해를 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서준 단국대 교수는 “현재 제주도가 수립한 유역종합치수계획과 하천기본계획 등이 국내 내륙지역을 적용 기준치를 근거로 수립돼 있어 지역특성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재해예방 시설을 할 때 적용되는 설계 기준이 실제 홍수량과 큰 격차를 보이는 등 재해 예방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제주지역 특성을과 강우 실정을 반영한 홍수 예보와 경보시스템을 개발해 시행하는 한편 제주지역 저류지의 홍수 저감 효과 분석 기술 개발과 함께 제주지역 특수성이 감안된 설계 기준을 적용한 뒤 저류지의 부족분을 채워나가는 등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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