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돕고 MZ 사로잡은 꿀…달콤한 '워커비의 유혹’

[지역의 희망, 강한 소상공인을 만나다]차별화된 브랜딩으로 기존 꿀 이미지 타파한 정은정 대표

머니투데이 더리더 신재은 기자 입력 : 2024.01.03 11:07
편집자주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숨은 일꾼들이 있다. 지역과 상생하는 아이템,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소상공인이 그들이다. 중소기업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 ‘로컬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영역의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해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 ‘로컬브랜드’ 선정 기업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고 반짝이는 로컬브랜드의 이야기를 담았다. 본 기획은 로컬브랜드 유형을 운영한 ‘중소상공인희망재단’과 함께한다.
▲워커비의 블렌딩 허니/사진제공=로컬웍스

“더 많은 꿀이 소비될 때, 더 많은 꿀벌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워커비’는 양봉농가가 더 많은 꿀을 채밀하고 더 많은 벌을 돌볼 수 있도록 젊은 세대의 꿀 소비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꿀을 소비하는 것이 지구와 우리의 식탁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로컬웍스의 정은정 대표다. 꿀 소비가 늘어나면 양봉농가는 벌 개체수와 봉군수를 늘리고, 이렇게 많아진 벌들은 채소와 과일의 수분 매개자로 활약한다. 결국 벌들이 우리 식탁을 채우는 재료의 수분 매개자가 되는 것이다.

정은정 대표는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꿀 소비 촉진을 위해 로컬웍스는 양봉농가를 도와 ‘워커비’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젊은 세대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꿀 소비 증대 위해 ‘브랜딩’ 집중…젊은 세대도 즐기는 다양한 맛의 꿀


▲정은정 로컬웍스 대표/사진제공=로컬웍스

정 대표에게 꿀은 친근한 소재였다. 정 대표는 조부모님의 고향인 경남 산청을 자주 방문했고, 이곳에서 생산하는 ‘지리산벌꿀’을 자주 맛봤다. 그는 “궁에 진상할 만큼 뛰어난 품질의 꿀이었지만 벌꿀 대표 브랜드도 없었고, 산지 거래로 꿀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않았다. 생산자가 끊임없이 의심받고 가치에 비해 정당한 가격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부당하게 느껴졌다”며 창업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정 대표가 ‘브랜딩’에 집중한 이유다.

로컬웍스를 통해 양봉농가의 꿀은 ‘워커비’라는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워커비는 경남 산청의 지리산 일대에서 채집한 꿀에 천연 재료를 더해 기존의 꿀과는 다른 ‘블렌딩 허니’를 만든다. 바닐라, 모히토, 초코, 그린티 등 다양한 맛을 특징으로 한다.

정 대표는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시럽, 잼, 설탕 대신 꿀을 소비한다면 꿀 소비량도 늘어나고, 우리의 꿀이 달콤한 소스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코우유나 핫초코 대신 초코꿀을 넣은 우유를 먹고, 우유에 얼그레이 꿀을 넣으면 밀크티의 맛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꿀을 요리에 사용하는 50~60대와 다르게 요리를 즐기지 않는 젊은 층을 공략하는 제품인 것이다.



찬물에 잘 녹는 꿀·감각적인 패키지로 주목


▲워커비 블랜딩허니/사진제공=로컬웍스

아무리 맛 좋고 영양가가 높더라도 사용하기에 불편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정 대표는 꿀을 먹을 때 불편했던 점을 생각했고 용기, 용해 속도, 패키징 등을 개선했다. 끈적이는 꿀이 손에 묻거나 흐르지 않도록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고, 분리배출이 쉽도록 간편히 떼어지는 라벨을 붙였다. 얼음물에도 잘 녹는 벌꿀을 만들기 위해 냉수 용해 속도도 개선했다. 선물하기 좋은 감각적인 패키지로 구성했다.

정 대표는 “워커비는 온라인으로 시작한 브랜드기에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이미지로 다가가는 게 중요했다”며 “꿀의 끈적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간결하고 깔끔한 캐주얼한 분위기, 환경을 고려해 간소한 포장 및 디자인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다양화로 양봉산물 전반에 대한 상품 출시


▲워커비 허니쌀푸딩/사진제공=로컬웍스

워커비는 단순한 벌꿀 가공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벌꿀 및 프로폴리스, 화분 등 양봉산물 전반에 대해 제품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 정 대표는 “워커비는 새로운 맛 트렌드를 제안하는 제품과 레시피를 만들고 고객에게 양봉산물의 사용 및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올해 ‘허니쌀푸딩’을 개발, 출시했다. 국산쌀 소비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연간 쌀 소비량은 매년 줄어 지난해 기준 1인당 소비하는 쌀은 밥 한 공기도 되지 않는 155.5g 수준이다. 정 대표는 “워커비가 위치한 전라북도는 국내 최대 쌀 생산지로 쌀 소비 축소에 대한 피해가 심한 곳이다. 워커비는 국내산 벌꿀과 지역특산물인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워커비 허니쌀푸딩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워커비 허니쌀푸딩은 쌀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오리지널 △초코 △바닐라 △시나몬 등 4가지 맛의 워커비 블렌딩허니를 토핑으로 더해 즐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로컬웍스의 오프라인 공간인 ‘워커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로컬 브랜드’ 사업…기업의 경험을 공유한 시간


워커비는 지난해 강한소상공인으로 선정됐다. 지역성에 기반한 라이프스타일 영역 유망 소상공인에게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정 대표는 “온라인으로만 존재하던 워커비가 오프라인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계획했고, 지역(로컬)을 거점으로 하는 지원 사업에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이 “속성 과외 같았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아이템에 미쳐 있는 기업 대표들의 경험을 빠르게 배웠던 시간이란 뜻이다. 그는 “타 지원사업과 달리 참여기업 간의 네트워킹이 많았다. 궁금했던 브랜드, 만나고 싶었던 기업 대표님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고민과 경험을 나눈 것이 가장 큰 도움”이라고 했다.

제주에서 2박 3일간 진행된 ‘로컬 브랜딩 스쿨’은 정 대표에게 강한 인사이트를 줬다. 그는 “다른 기업의 제품을 바이어가 된 입장에서 평가해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내 제품을 다른 관점에서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만난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됐다. 꿀을 발효시킨 술 ‘미드(Mead)’를 만드는 ‘부즈앤버즈 미더리’로, 꿀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정 대표는 “콜라보를 통해 기획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전주에 있는 워커비 매장에서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컬웍스는 2024년을 오프라인 공간을 알차게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둔다. 워커비의 모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룸과 워커비 캐릭터인 커비의 집, 벌꿀을 활용한 식품을 판매하는 카페로 구성됐다. 정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콘텐츠로 고객 가까이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jenny09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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