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상임감사, ‘무신불립’으로 으뜸 대학 성장에 기여할 것

“UNIST, 신뢰와 소통을 기반한 윤리경영 해나갈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7.11.03 18:34

▲이승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상임감사
업계 마당발로 소문난 이승억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상임감사는 신뢰를 가장 중시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좌우명으로 여기는 것도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으로 일이나 관계에서 믿음과 의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라고 설명한다.
오랜 공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UNIST에 2016년 3월 취임 이래 선제적인 감사·점검 활동으로 기관의 취약 분야 제도 개선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사실이 반부패·청렴정책 추진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하여 기관이 윤리경영을 실현하도록 조력하고 있는 것도 이 감사의 역할이다. 더욱이 내부통제 및 부정 적발 위주의 감사 역할에서 벗어나 기관장의 동반자로서 경영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대내외 활동을 추진 중에 있다.


UNIST는 2009년에 개교하여 이전에는 우리나라 제1호 국립대학 법인이었다. 2015년 특정 연구기관으로 성격이 변경돼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었고, 이 감사는 공공기관으로 전환 후 첫 상임감사로 취임했다. 그의 역할이 UNIST에서 강조되는 시점이다.
감사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여 부정 적발 위주의 역할뿐만 아니라 기관장의 동반자로서 경영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승억 상임감사를 만나 인간적인 이야기와 함께 감사로서 역할과 목표에 대해 들었다.


-평소 좌우명은
▶“첫째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으로 일이나 관계에서 믿음과 의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직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정직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신뢰가 있어야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다. 소통은 모든 일의 첫걸음이다. 소통이 잘 돼야 혁신에 대한 공감도 이끌어낼 수 있다.
둘째로 불광불급(不狂不及)이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하여 일하고 맡은 업무에 책임을 다하는 정신이다. 마지막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 좌우명이다.”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이 있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평생 공직생활을 하면서 언제나 자신보다 조직과 구성원을 먼저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하면 조직의 발전과 구성원의 능력 개발에 기여할까 고민한다. 새로운 부서에서 근무할 때마다 업무 혁신과 근무 환경개선에 힘을 썼다.
부산지방병무청장으로 있을 때 청 내에 포토존을 설치해 친구, 연인, 부모님이 방문하여 신성한 병역의무의 첫걸음인 징병검사에 대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민원대기실에는 그림을 전시함으로써 방문자에게 친근감을 조성하도록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부산지방병무청은 전국 민원기관 중 최우수 기관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적도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아픔을 함께했던 시절이 기억에 남는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신인 고충처리위원회에 근무하면서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가졌고, 눈물을 쏟아내며 하소연하는 민원인들의 고충을 들으면서 뒤돌아 많은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했다. 그 당시 민원인들의 어려운 고충들을 해결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평소 인간관계의 폭이 넓기로 유명한데, 비결이 있다면
▶“배려와 겸손이 중요하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고 존중함으로써 신뢰감을 형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하고, 상대방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고민한다. 또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도록 노력한다. UNIST에 부임하고도 이제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감사 업무와 상관없이 직원들과 상의하며 자문을 많이 했다.”


-혹시 롤모델이 있다면
▶“인간관계와 공직생활의 롤모델은 한승헌 변호사(1세대 인권변호사로 전 감사원장)다. 한승헌 변호사가 참여정부시절 대통령자문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근무할때, 운영팀장으로 보좌하며 많은 교훈을 배웠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업무 시절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자택에 들린 적이 있다. 온 방에 책만 가득 쌓여 있었는데, 구형 TV가 눈에 확 들어왔다. 전자 박물관에 보존될 가치가 있을 정도의 낡고 오래된 것이었다. 전화번호도 국번호만 변경되어 있고, 1960년대 초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때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검소하고 청렴한 모습을 직접 봤다.
감사원장 취임 후 재산등록 당시 총무과장이 다년간 검사와 변호사 생활을 했는데도 재산 목록이 빈약한데 더 (재산이) 없느냐고 질문하자 ‘없는 것을 어찌 허위로 생산 가공하느냐고’ 반문했다는 일화도 들었다. 그런 청렴함에 새삼 놀랐다. 그래서 늘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겸손함과 경건히 기도하는 모습에 감명받아 인생의 롤모델로 삼고 존경하고 있다.
감성적이고 인간다운 면도 있다. 전주에 국악 잔치 단체 관람을 갔을 때, 문화예술회관 복도에 놓인 꽃이 조화가 아닌 생화라고 하자 직접 꽃을 쓰다듬으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이 모습을 보고 참 감성적인 분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고향 진안 용담(지금은 수몰됐지만) 지역을 둘러보시면서 전주에 오면 모주가 유명한데 꼭 두 가지, 찬 것과 따뜻한 종류의 모주를 시음해야 한다며 참석자들에게 권하시던 소탈한 모습도 떠오른다.
검소하고 청렴한 인품을 존경해 2016년 직원 청렴 교육 및 교원 워크숍에 초청하여 후배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좋은 내용을 많이 전하기도 했다. 교수 워크숍 개최 지역 내에 있는 검사 초임 시절의 충무지청(지금은 개축 이전)을 방문했는데, 옛 모습을 회상하면서 당시의 업무편람을 1권 전해 받았다.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화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부단하게 각고의 노력을 펼친 변호사들의 모습에 깊은 경의를 표했던 기억이 난다.”

▲이승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상임감사

-감사 활동을 하는데 철학이 있다면
▶“감사 활동을 하는데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열정은 끊임없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정체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다. 감사인의 열정은 조직 발전과 새로운 가치 창조에 기여하는 소명 의식에서 나온다. 특히 감사인은 업무에서 ‘지식’, ‘기술’, ‘가치’, ‘책무감’을 중요시해야 하며 정교하고 꼼꼼한 업무 처리가 요구된다. 항상 조직의 리스크(위험)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 취약 분야는 어딘지도 살펴야 한다. 그래서 기관의 경영 목표를 저해하는 요인을 파악하고 집행 부서 및 경영진이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컨설팅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관 운영의 문제점을 찾고 개선토록 노력해야 한다.
또 정직과 소통, 신뢰를 중요한 소양으로 본다. 감사실은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감사실 문턱이 높으면 집행 부서와 멀어져 고립될 수 있다. 평소 구성원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에 부임한 상임감사 중 최초로 청렴 교육을 실시하는 등 상호 소통을 위한 장을 마련하고 있다. 소통이 잘 되고 신뢰가 쌓이면 감사실의 위상은 올라간다.”


-이전의 공직생활과 상임감사 활동과의 차이는
▶“정부 부처는 업무가 광범위하지만, 법령을 근거로 수행하기 때문에 업무가 매뉴얼화돼 있고, 절차 또한 정형화돼 있다. 따라서 이전에는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실제로 혁신적인 사례가 돼 공직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민간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울산과학기술원은 신생 기관이라 아직 업무가 체계화돼 있지 않은 점이 다소 있고, 공직생활 중 기본이라 생각했던 것이 정교하게 갖춰지지 않은 것도 있다. 따라서 급격한 변화와 혁신보다는 기본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살려 각 부서의 제도가 개선·보완될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


-UNIST가 공공기관으로 전환되고 첫 상임감사로 취임했는데 각오가 남다를 듯하다
▶“UNIST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부임해서 보니 타 공공기관과 비교해 업무처리 등 행정 경험이 부족한 면도 있었다. 짧은 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지만, 내부통제 장치나 윤리경영 체계 구축이 다소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국민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감사실의 문제점을 바로 잡고 업무체계를 개선했다. 감사실은 조직을 지키는 파수꾼이기 때문에 제 기능을 못하면 조직이 발전할 수 없다. 따라서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감사실 교육시스템을 정비했다.
그 다음 학생 및 교직원이 교육·연구를 잘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했다. 우리 학교는 특정 연구기관으로 연구 관련 중요 자료가 많고, 연구실 안전 또한 중요하다. 개교 이래 최초로 전 건물에 대한 시설보안, 출입 권한, 연구실 안전점검을 추진했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급식시설 위생점검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기관 표창 제도개선, 일상감사 제도개선 등 행정 분야에도 개선사항을 발굴했다.


또 감사의 사각지대에 있던 분야에 대해 감사를 시행하여 방치되고 있던 리스크를 관리했다. 특히 올해는 개교 이래 최초로 시설공사 및 IT분야 특정감사를 실시해 경영목표 달성 리스크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일도 했다.
반부패·청렴 정책 활성화에도 힘썼다. 다양한 반부패 정책을 기획했고 윤리경영 체계를 다졌다. 특히 부임 후, 수의계약 현황 공시 기준을 2,0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낮췄고 업무추진비 사용 현황도 본부 부서가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반부패·청렴 선도 공공기관과의 교류 협력도 활성화했다. 감사실 조직 구성 이후 한 건에 불과했던 것이 현재 한국감정원, 부산교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술보증기금과의 MOU 추진을 통해 확대됐고 매년 2~3개 공공기관과 꾸준히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UNIST로 울산과도 인연이 깊어졌을 듯한데
▶“울산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전형적인 도농 지역이다. 특히 UNIST는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울주군 지역에 있다. 자연과 역사가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학교 내에 자연 못인 ‘가막못’이 있는데 가마솥 모양을 닮아 ‘가막골’에서 유래됐다. 또 뒤편 산기슭에는 경주 최 부자 가문을 일으키고 병자호란 때 전사한 최진립 장군 묘소, 조선 9대 임금 성종의 딸인 경숙옹주 태실묘 등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가 있다. 우리 학교에 오면 꼭 들러보길 바란다.
주말에는 시간이 나면 사람들간 소통의 장인 전통재래시장을 둘러보곤 하는데 참 인상 깊은 곳이다. 100년 된 언양시장과 울산 중심 지역에 있는 태화시장을 둘러보면서 전통재래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서민들의 정 어린 모습을 구경하기도 하고, 필요한 생활용품도 산다. 특히 언양시장은 대장간과 시골 풍물을 그대로 갖춘 전통 시장인데, 학교에 손님들이 찾아오면 시장에 있는 유명한 한우국밥을 대접하기도 한다.”


-상임감사 업무 활동 중 가장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UNIST의 슬로건은 ‘First In Change’다. 변화에 있어서 첫 번째라는 말이다. 부임 후 취약 분야에 각종 점검과 제도개선을 요구해 ‘First In Change’를 실현했다. 개교 이래 최초로 실시한 점검·검사가 많다. 먼저 시설보안, 안전점검 및 단체급식 시설 위생점검을 실시했다. UNIST에는 600억 원이 넘게 투자된 연구지원본부가 있다. 고가의 기자재를 중앙집적화해 전문인력이 시험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연구지원본부를 비롯한 연구시설 등 전 건물을 대상으로 시설보안 점검을 실시했다. 학교는 이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시설보안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에 있다. 단체급식 시설 위생점검 결과 이제 담당 부서에서 자율적으로 정기점검을 실시하는 체계도 마련됐다.
작년에는 해오름 동맹(울산, 경주, 포항) 산·학·관 및 한수원과의 MOU 추진에서 한수원 소재 경주시장을 설득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동맹 지역과의 업무 협약으로 연구비 재원 확보 등 많은 가시적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
올해는 국립대학교인 부경대학교 및 한국해양대학교와 학술교류 등을 위한 MOU 추진을 성사시켰다. 현재는 국제화를 위해 베트남 과학기술한림원과 교류 협력을 추진하는데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 홍보에도 애쓰고 있다. 주요 방송국 및 언론기관에 총장 인터뷰를 주선해 성사시켰고, 개인 자격으로 지역 언론사 독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언론사 독자위원회 위원과 지역의 오피니언리더 등을 학교로 초청해 기관을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포부는
▶“전통적인 감사는 사후 감사를 통해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비리를 적발하지만, 현재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경영자의 파트너로서 경영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감사실의 존재 이유는 기관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UNIST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 큰 보람이다. 앞으로도 감사 본연의 업무를 열심히 하면서, 아직 인지도가 부족한 UNIST 및 연구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을 하는 데도 노력하고 싶다.”


-2018년 계획은
▶“어느덧 부임한 지도 일 년 반이 넘었다. 남은 임기도 그 정도다. 감사실이 신뢰를 받고 조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직생활에서 터득한 인사, 예산, 회계 등 다양한 경험을 살려 앞으로도 취약 분야의 제도개선에 매진하겠다. 또 한국감사협회 부회장으로서 각 공공기관의 감사 교류 활성화도 도모하고 있다.
올해 초 부회장으로 선임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감사협의회에서 내년에는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감사역량 제고 및 정보공유를 활성화하는 등 감사협의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끝으로 마부정제(馬不停蹄)란 말이 있듯이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아니하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뜻을 가슴에 되새긴다.”


이승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상임감사
1951년 9월 15일 경상북도 청도 출생
건국대학교 법학과 학사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국제경제학 석사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통령 자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운영국장(일반직 고위공무원)
행정안전부 과천청사관리소 소장
제28대 부산지방병무청 청장
現 울산과학기술원 상임감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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