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광풍에 대학생들도 투기…멋모르고 뛰어들다 낭패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고은 기자입력 : 2017.12.01 16:00
[그래픽=뉴시스 전진우 기자]

가상화폐의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대학가도 들썩이고 있다.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에 투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대학생 A씨는 친구 추천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삶이 피폐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500만원을 투자해 5개월 후 680만원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가치가 50% 이상 올랐다 다시 절반으로 곤두박질치기를 반복하면서 그는 일상생활을 거의 포기해야 했다.

A씨는 "분초 단위로 변동성이 너무 커서 그 시세표를 쳐다보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긴다는 것을 깨달아 결국 모두 현금화했다"고 말했다.

A씨처럼 24시간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세판에 빠져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 대학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인턴십 등으로 모은 50만원을 이더리움과 리플 등에 투자한 B씨는 취업준비생 시절 한동안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결국 취직 직전 가상화폐 투자 활동을 모두 끊었다.

B씨는 "거래소에서 송금이 지연되면 새벽에도 빨리 보내달라고 전화하고 모니터 두 개를 두고 하나에는 자소서를 쓰고 다른 하나에는 가상화폐 시세표를 띄웠더니 잠도 못 자겠더라"며 "가상화폐 투자 기간 내내 생활 리듬이 완전히 틀어졌다"고 말했다. 단순히 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모든 시간을 투자한 느낌이었다.

가상화폐 투기 과열은 정신적 피해를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투자한 돈을 손해 보는 경우도 많았다.

대학생 C씨는 올해 6월 종잣돈 2500만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7월에는 부모님 돈 4억 가까이 끌어드려 가상화폐에 쏟아부었다.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에게 “일 그만두시게 하고 건물을 사드리겠다” 약속했지만 총 투자금 4억5000만원은 7000만원 대로 줄었다.

또 다른 대학생 D씨도 '제트캐시'라는 가상화폐를 출시 당시 개당 60만원에 샀는데 시세가 20만원으로 폭락하면서 1500만원을 날렸다. 당시 거래소 서버에 문제가 생겨 로그인이 되지 않은 사이 시세가 폭락한 것이지만 보상받을 길은 없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대학가 비트코인 열풍을 경계했다. 아직 국내 제도권 금융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상화폐 투자는 손해위험이 크고 투기·도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상록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주식거래와 달리 가상화폐 투자는 가격변동 제한폭이 없어 잘못 투자했을 때 손해 볼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화폐 기반인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해킹이 안된다고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해킹을 당할 우려도 있다.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변호사는 "가상화폐는 아직 투자대상으로 안정적이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며 "자신이 잘 아는 투자대상에 투자하는 게 기본 원칙인데 투자자들은 스스로 가상화폐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C·D씨와 같은 경우에는 우울증·대인기피증에 시달리거나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교수는 "정부가 하루빨리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가상화폐 투자로 상심하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전문가와 상담하길 추천한다"며 "아직 젊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했다 치고 더 열심히 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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