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윤 식료연구가,과학적 원리, ‘건강 레시피’ 찾아라

“음식은 복잡하지 않고 가장 간단하게 조리하는 게 좋아”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7.12.12 10:45

▲이채윤 식료연구가
‘한끼 때운다’는 말은 식사를 대충한다는 의미로 배고픔만 면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한끼는 때우는 것이 아니라 향유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좋은 음식을 잘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가해 TV만 봐도 먹방이 풍년이다.이런 열풍 속에 식재료의 재배 방식이나 재료의 효능을 통해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인물 포커스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설명해줄 전문가 이채윤 식료연구가를 만났다.


이채윤 식료연구가는 좋은 음식을 이야기하면서 “음식은 복잡하지 않아야 하고 가장 간단하게 조리를 해먹는 게 좋다”고 말한다. “고기는 자유로운 생육환경에서 자란 것이 좋고, 제철에 나는 로컬푸드와 신선한 재료가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각종 유전자변이 콩으로 빠르게 키우고 재배된 식품들이 전 세계의 마트에 넘치는 요즘에는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채윤 식료연구가는 먹는 것에서 건강이 시작된다고 보고 “좋은 음식으로 병의 치료를 돕고 병을 예방하는 게 나의 역할이다”라고 말한다. 그에게 건강 레시피에 대해 묻자 알기 쉽게 예를 들어준다. “지금처럼 추울 때 감기에 걸렸다면 물에 하얀 파 뿌리를 충분히 넣고 끓여 먹으면 생각보다 빨리 나을 수 있다”고 말하며 “음식에 숨은 과학적인 원리를 알고 레시피를 만들어주면 더 심하게 아플 일을 빨리 털어버리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한다. 감기약을 먹기 전에 감기를 잡을 수 있는 효능이 음식에 숨어있다면 이채윤 식료연구가가 제안하는 잘 먹는 방법에 대해 귀기울여보자.


-식료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워낙 몸이 약해서 자랄 때 음식을 매우 신경 써서 먹고 자란 편이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먹었던 좋은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면서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식료를 찾다보니 어떤 마을에서 ‘땅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 소비자 유기농 운동을 시작했는데 함께하게 됐다.
채소에 비료를 주면 입에선 달지만 에너지가 담겨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유기농 운동은 소비자인 우리가 유기농 농산물을 이용해야 우리를 믿고 농민들도 농사를 짓는다. 진정한 유기농을 시작하고 작지만 에너지가 가득한 식재료를 만나게 되고 그걸로 아이들을 키우게 되는 과정이 정말 의미가 있었다. 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경험을 했고, 음식이 주는 영향이 크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공동체 아이들이 잘 성장했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있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음식은 복잡하지 않아야 하고 가장 간단하게 조리를 해먹는 게 좋다고 본다. 식재료가 가장 중요하다. 고기는 자유로운 생육환경에서 자란 것이 좋고, 제철에 나는 로컬푸드와 신선한 재료가 가장 좋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하다.”


-본격적인 공부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필요성을 느끼고서부터 바로 시작했다. 선재스님 사찰음식 과정을 배우면서 음식을 이해하게 되었고, 식재료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원광디지털대학교 한방건강학과 과정을 4년 동안 공부하고, 한의학과 약선(藥膳) 관련 활동을 하다가 식재료로 사람의 병을 예방하는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경기대학교 대체의학대학원에서 식품 치료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민간요법이 떠오른다
▶“방서(方書)에서 자주 쓰는 음식 치료법에 관한 처방을 가려내 45문(門)으로 엮어 『식료찬요(食寮簒要)』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식의(食醫) 방서가 있다. 조선 세조 때 어의인 전순의(全循義)가 임금의 명을 받아 1460년 편찬한 책이다.
그것을 읽고 공부하면서 옛날부터 해왔던 것을 지금의 식단에 맞추어 적용해 보기도 한다. 과거에 그냥 해왔던 것들을 현대적으로 과학적으로 접목을 해서 근거를 찾아내는 과정으로 성숙시키고 있다.”

▲이채윤 식료연구가

-최근 좋은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유기농 제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유기농이라는 것은 진정한 유기농으로 보기 힘들다. 자연순환농법이 가장 좋은데, 사람의 인분을 삭혀 발효시키고, 비료 주고 그런 방식으로 지금 키우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닭의 분뇨를 수입해서 비료로 사용하는데 다 유전자변이 콩이나 옥수수를 먹고 자란 닭들의 분뇨다. 닭부터 땅까지 모두 유전자변이 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유기농 마크를 달기 위해 일반적으로 검증이 되니까 좀 낫겠지만 완벽한 유기농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여러 농민들 중에서도 진정한 유기농을 추구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소비자가 되어 주는 것도 힘이 된다. 얼마 전 습관성 유산을 하는 여성에게 고서의 나온 방법으로 18개월 이상 사육된 붉은 암탉을 구해 준 적이 있었다. 자주 유산하는 여성의 몸을 보하기 좋은 재료인 붉은 암탉은 지금은 정말 구하기 힘든 재료다. 18개월을 키우려면 사료값만 6~7만 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환자분들이나 좋은 재료를 필요로 하는 분들께 식재료를 연결해드리는 역할도 하고 판로의 창구가 되기도 하면서 보람을 느낀다.”


-방송 역시 건강 방송이 많다. 이런 방송을 보고 무분별하게 약재를 먹는 경우가 허다한데
▶“과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하지 않나. 일부 방송에서 뭐 좋다더라 하면 나이든 분들은 무조건 많이 먹는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것은 매일 먹어도 되는 음식이지만 흔치 않은 것은 많이 먹어서 독이 될 수도 있다. 몸이 뜨거운데 찬 성질의 것들만 먹다보면 반대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건강식품 홍수 시대다. 약사와 상의하기도 애매하고 한의사와 상의하기도 애매하고 의사와도 애매한 그런 식품에 대한 부분에 대해 컨설팅이 사실은 필요한 시점이다. 불필요한 것을 너무 많이 먹는다. 칼로리는 많지만 영양은 비어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식료연구가는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은데 앞으로의 비전은
▶“대체의학은 한국에서 인정을 못 받는 분야다. 보통은 한의학 박사로 가는데 대체의학이 반드시 필요하고 한의학과 현대 의학 사이에서 유연하게 받아들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수 있는 그런 활동을 하려고 있다.
방송으로 활동한 것은 7년 정도 되는데 반해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앞으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방송만 보더라도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을 대변해 주지 않나. 이것이 좋은 먹거리와 어떻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어 식료연구가가 가진 지식이 더 전문적이고 과학적으로 쓰인다면 비전이 큰 분야라고 본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는 가지고 있는 생각과 지식을 정리해서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강연 활동을 해볼 생각이다. 직접 만나는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젊은이들과 SNS를 통해서도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이 요즘 식품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이 느껴진다. 잘 먹을 수 있는 방향성을 제공해주고 좋은 음식에 대해 관심을 키울 수 있도록 내가 가진 역량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내가 오늘 먹은 식단을 통해 정말 잘 먹고 있는지를 컨설팅해주면서 한 단계 체계적으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먹는지도 알려줌으로 ‘건강한 식재료’로 ‘잘 먹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임윤희 기자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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