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시각 유연하게 전환해야”

[차홍규가 만난사람]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 한중 관계, 마음으로 서로 사귀면 멀리 가고 오래가

머니투데이 더리더 차홍규 전 칭화대 교수입력 : 2017.12.13 09:34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
주중한국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해외문화홍보원 소관으로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 문화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즉, 우리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 간 문화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설립하였는데, 주중한국문화원도 세계 27개국에 산재한 31개 문화원 중의 하나로 국가의 위상에 맞게 문체부 국장급이 책임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북경 칭화대 미대에 근무하였던 관계로 역대 문화원장들과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우의를 나누었다. 그러나 현재 한재혁 원장은 필자가 정년퇴임 후 부임하였기에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으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의 소탈한 품성과 인간미에 반하여 바로 친해지게 되었다. 이런저런 궁금한 점이 많이 있으나 바로 문화원에 대한 질문부터 해보았다.


-문화원 설립 목적은
“주중한국문화원은 한중 수교 직후인 1993년 문화홍보원이란 이름으로 처음 베이징에 설립되었다. 우리 문화를 중국에 소개하고 한중 간 문화예술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
당시 베이징시 외곽 아시아선수촌의 국제회의 중심 건물 내 한 개 층을 임차하여 작은 규모로 출발하였다. 당시만 해도 오랜 기간 관계 단절을 겪고 이루어진 수교였고, 국내에서도 아직 중국보다 중공이라는 명칭이 오히려 익숙할 때였다. 당시 중국 내에서도 한국이나 한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던 상황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각종 문화예술 학술 행사들을 시작했다.
그 후 2차례의 이사 끝에 10년 전 현재 베이징시 최 중심가 광화루에 지상 4층, 지하 2층의 단독 건물로 입주하여 보다 다채롭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전시, 공연, 각종 강좌들을 확대 발전시켜 왔다. 이제는 베이징에 개설된 여타 선진국 문화원에 비해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문화원 운영 중 자랑할 만한 것은
“문화홍보관으로 처음 파견되어 근무하게 된 것이 1995년이었다. 베이징 현지에서 일반 중국인 대상 한국어 강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 사회가 국제화나 개방화가 지금처럼 이루어지지 않아 외국 공관의 중국 일반인 접촉이나 대규모 강연 등이 일반적이지 않을 때였다. 조선어로만 인식되던 우리말을 우리식 교재와 용어로 일반인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럼에도 당시 6,70대 어르신과 학교도 안 간 어린이들까지 문화원을 찾아와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던 모습이 아직 선하다. 다른 나라 대사관 문화담당관이 찾아와 문의할 정도로 활발하게 강좌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당시 몇 개 반 수업만 하던 한국어 강좌가 이제 세종학당의 이름을 걸고 보다 나은 시설에서 입문, 초급, 중급 등 20여 개 반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전히 인기가 높다. 또한 한국 전통무용, 태권도, 가야금, 한글서예 등 10여 개의 한국 문화 강좌도 개설하고 있으며 인기강좌인 요리강좌 같은 경우 몇 분 만에 인터넷 신청 접수가 마감될 정도이다. 올해 3학기 째를 맞아 어학 및 문화 강좌에 총 3천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등록 수강하였으며, 최근 10년간 수강 인원이 2만 명에 달하고 있다.
언어가 타국 문화 이해에 가장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문화원을 통해 한국어 강좌, 한국 문화 강좌를 지속해오고 이를 통해 배출된 수강생들이 한중 우호와 한중 문화교류에 초석이 되어 왔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새로 문화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개선한 점은
“기본적으로 문화원의 개념이 과거와 비교해 많이 변화했다. 해외와 교류하는 문화의 개념과 범위가 훨씬 넓어지고 다양화되었다. 과거 우리 전통문화를 목적을 갖고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형태에서 쌍방향적으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즐기는 형태로 변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원의 시설과 내용을 전체적으로 변화 개선시켰다.
시설 면에서 전 세계 문화원 중 최초로 한국 문화 콘텐츠 전시관을 1층 입구에 설치하여 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 등 다양한 최신 우리 문화산업을 소개하고, 3층에 양국 관련 업계가 이어서 바로 협력과 합작 피칭 및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100석에 불과하던 낡은 공연장을 전시와 공연이 동시에 가능한 200석 규모의 첨단 시스템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1층과 4층에는 우리 전통한옥 및 사랑방을 고급스럽게 조성하여 우리의 의식주와 생활문화를 알 수 있게 하였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코너나 우리 음식문화 홍보관도 만들었다. 문화원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짧은 시간 동안 우리 문화의 다양한 면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재디자인한 것이다.
또한 과거와 비교하여 문화원을 찾는 주 고객인 중국인들이 변화했다. 보다 국제화되고 개방화된 사고를 갖고 중산층 이상의 소비 패턴을 갖는 시내 오피스 근무 젊은층이 주류를 이룬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미드나 영드를 핸드폰으로 즐기며 해외여행에 익숙한 이들이 다수다. 이들에 맞는 프로그램도 필요했다.
다양한 문화 강좌를 오전반, 주말반으로 확대하고 시내 젊은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점심시간 대 강좌나 K-POP, 미용강좌도 개설했다. 강좌 내용도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위주로 개편하고, 세종학당, 국기원 등과 협력하여 국내 강사진을 초빙하였다. 기존 주간 영화 상영회도 감독이나 한류 스타의 월별 특집 시리즈 상영회로 전환하고, 전통 공연 외에 한국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락밴드나 클래식 공연도 확대했다. 홍보도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강화하여 매일 중국 최대 SNS인 웨이신 계정을 통해 2만 명 회원에게 핸드폰으로 최신 문화원 전시 공연 및 한국 문화관광 소식이 전송된다.”


-문화원 근무하면서 아쉬운 점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다. 강좌는 물론 문화원 내 전시나 공연 등 추진하고 싶은 것은 너무나 많고 또 그런 수요도 많은 데 반해, 지속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장소나 예산, 인력 등의 제약 요인으로 모두 추진할 수 없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게다가 14억 인구와 한반도의 약 50배 크기의 중국에 우리 문화원은 베이징과 더 작은 규모의 상하이까지 모두 2곳에 불과하다. 문화원이 있는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그나마 괜찮지만 너무나 광대한 중국에서 다른 지역은 현지 출장이나 민간과의 협력에 의존해야 한다.
중국내 우리 문화원이 20여 년간 양국 간 문화 교류의 가장 기초적인 역할을 해오면서 한중 관계 발전에 기여해 온 점을 감안해 본다면 향후 보다 질적 양적인 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민간과의 협력, 업무 효율성 개선 등을 통해 많이 보완하고 있지만, 중국의 국제적 위상 강화나 우리에게 미치는 정치경제적 영향을 고려해 볼 때 단기적으로는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국익 차원에서 중국 서역, 남방, 동북부 등지에는 문화원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과 차홍규 교수
-이전 근무지에서 일화는
“작년 문화원장으로 부임 전 베이징에서 2차례, 상하이와 홍콩에서 각각 공관이나 문화원에 근무하면서 우리 문화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겉으로 보면 다 같은 중국이지만 들여다보면 지역별로 다른 나라로 여겨질 정도로 다른 점이 많다. 북쪽 하얼빈에서 눈이 올 때 남쪽 하이난에서는 수영을 할 수 있다. 같은 저녁 9시지만 동쪽 끝에서는 잠자리에 들 시간이고 서쪽 끝에서는 아직 한 낮이다. 말은 같은 중국말이지만 쓰는 단어가 다르고 뜻하는 의미도 다르다. 지역별로 업무적으로 접근 방식이나 목표도 유연하게 설정해야 한다. 1990년대 첫 근무할 때만 해도 외국인 전용 태환권 화폐가 있었고, 비행기 표나 공원 입장권도 외국인은 몇 배 비싼 요금을 주고 사야했다.
중국이 이제는 단계를 뛰어넘는 빠른 성장과 발전을 하고 있다. 우리 국익 차원에서라도 우리가 중국을 보는 시각도 현실과 맞게 보다 좀 유연하게 전환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 한중 관계 어려운데 문화 관계자로 어떤 생각인지
“지금의 한중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산업 관계자, 관광업계 분들을 생각하면 베이징 일선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 매우 안타깝게 느낀다. 문화원 차원에서도 중국 문화예술계를 보다 더 열심히 만나며 할 수 있는 역할을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협력 합작을 추진하는 경우 콘텐츠 비즈센터나 영화진흥위원회 등을 통해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작년 하반기부터 문화원 주관 행사에는 ‘이심상교, 성기구원(以心相交, 成其久遠)’이라는 성어를 사용하고 있다. 마음으로 서로 사귀면 멀리가고 오래간다는 의미다.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일 직후 베이징 외곽 롱칭샤에서 한중연 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서로의 인연을 소중히 하면서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정대로 성황리에 개최되어, 현지 중국인 대상 우리 국악과 전통무용 공연, 김치 함께 만들기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이벤트 등을 선보였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념일 직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께서 서울에서 개최된 중국 미술의 거장 치바이스 작품전을 관람하시고 현존 중국 예술의 대가 한메이린 선생과 환담하고 관계자들에게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선물하셨다. 같이 자리한 중국 예술가들이 SNS로 이런 소식을 중국으로 전파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유성엽 교문위원장도 작품전을 참관하였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마음으로 소통하는 노력이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고 본다.”


-문화원 위치에 대한 생각이나 베이징 798예술구 활용 강화, 또는 관 주도의 북경에 한국미술관 설치에 대한 생각은
“일선에서 뛰는 입장에서 보다 많은 관 주도, 민간 차원의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중국에 설치되면 좋겠다. 다만, 많은 예산과 절차가 따르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기존의 민간 채널을 보다 활용하면 좋다고 본다.
문화원 위치와 관련해서는 왕징이나 798이 좋지 않느냐고 보는 분들도 계실 수 있다. 그러나 베이징 최 중심가에 위치하고 주변에 수많은 고급 호텔, 오피스,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전시뿐 아니라 공연이나 리셉션 등 여러 문화 행사 개최나 그 상징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10년 전 확보했으니 망정이지 지금은 단독 건물로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오기 매우 힘든 지역이다.


우리 문화원 인근 여러 나라 문화원이 있지만 대체로 작은 공간을 임차하여 활용하고 있다. 798에도 분원을 만들면 좋겠지만, 역시 위에 얘기한 문제들이 있고 민간 진출 또는 현지 미술관들과의 협업을 늘리는 것이 우선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중 미술작가들의 레지던시 창작을 지원하는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도 최근 오히려 몇 년간 기존 798에 있다가 예술인들이 보다 밀집해가는 쑹좡 지역으로 이전 개원했다.


문화원 또한 전시관 리노베이션을 통해 시설을 개선하고 수준 높은 전시를 추진해오고 있다. 예술원과 협조하여 최고 수준 작품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예술원 베이징 작품전을 이례적으로 유치하는 외에 다수의 한중 작가 교류전을 개최하였고, 최근 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기획한 한국공예작품전은 베이징디자인위크 행사로 등록, 진행하여 많은 현지 관객들이 찾고 호평을 받았다. 연말까지 재중한인미술 작가전 등이 기획되어 있다. 내년 초 차홍규 회장께서 이끄는 한중미술협회의 교류전도 기대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 베이징의 798예술구는 미술 경영 쪽에서 보아도 세계적인 미술품 유통 업체인 소더비나 크리스티 등 미술 콜렉터를 비롯하여 많은 미술픔 수집가들과 관계자들이 수시로 찾는 지역이다. 한재혁 문화원장의 이야기대로 예산상 어려움은 있겠지만 미술 쪽의 측면에서 보면 798예술구는 우리 미술인들에게 꿈의 동산이다. 북한도 798예술구에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선만수대창작사미술관을 세워 멋진 전시장을 확보하고 있고, 그 투자된 예산에 걸맞게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조선만수대창작사미술관 길정태 관장은 필자와도 15년을 사귄 오랜 친구지만 참으로 얄밉게 운영을 잘하고 있다. 우리의 상업 화랑이 베이징 798예술구에 진출했지만 결론적으로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려다 뜻을 못 이루었다. 사실 미술가들은 생활이 어렵다. 어려운 형편에 세계적 콜렉터들이 몰리는 798예술구에 전시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우리도 예산상 어려움이 있겠지만 처음에는 적은 예산이라도 투자하여 수준 높은 한국 작가들의 미술 작품을 세계적 콜렉터들에게 선보였으면 하는 게 대다수 미술인들의 바람이다.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과 차홍규 교수
-앞으로 보다 더 추진해야 할 분야나 계획은
“문학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하면서 배운 당송시나 현대시, 소설들은 아직도 그 감동이 생생하고 요즘도 현지 서점에 자주 가서 새로 나오는 시와 소설을 읽는다. 중국의 시인이나 소설가와도 자주 교류하고 있다. 대중문화도 사실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는 하지만 어릴 적 읽은 책 한 구절은 보다 깊은 감동과 긴 여운,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문화 산업 관점에서도 스토리는 모든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가장 기본이기도 하다. 중국에 우리 문화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문학은 세계 속 우리 문학의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개가 부족한 편이다. 얼마 전 유명 시인 베이타 선생을 비롯한 여러 시인들 및 시낭송 플랫폼 ‘웨이니두스’ 판제커 선생과도 만나 한중 문학 교류 관련 많은 얘기를 나눴다. 북콘서트나 시낭송회, 문학가 교류 등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내년 초 우리 평창동계올림픽이 예정되어 있다. 중국이 그 다음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국이다. 양국 간 체육뿐 아니라 문화관광 교류의 모멘텀으로 생각된다. 이를 연계하여 중국에 우리 평창을 많이 알리고 중국인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도 보다 강화하려 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가 개최되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중일 문화올림픽과 다채로운 문화 행사 개최 추진의 성과가 있었다. 이런 모멘텀을 계속 살려 다음 개최국인 중국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코자 한다.”


-문화 대중화나 문화예술인들에게 한 말씀한다면
“중국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고 한중 간 문화예술 교류를 추진하는 업무를 하면서 너무나도 뿌듯하다. 문화원장은 일종의 우리 문화 해외 마케터인데, 마케팅 하는 상품이 참으로 좋다. 마케터 입장에서 상품이 좋지 않으면 판촉이 어려운데 그럴 걱정이 없다. 우리 순수 미술, 음악, 무용을 비롯한 예술 작가 분들과 작품,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 산업 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수준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상향화되어 있다.


이런 문화의 힘은 정치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룬 우리의 국력이자 국민과 문화예술인 모두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본다. 중국 친구들에게 당당히 소개한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 우리 문화예술인 여러분, 특히 중국에 오셔서 우리 우수 문화예술을 직접 보여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예전에 우리가 맛있게 만든 음식을 이웃과 나눠 먹는 미풍양속이 있었듯이 이웃나라 중국에 우리의 수준 높은 문화를 알려주어 반갑고, 서로의 문화 교류로 행복하고 그 속에서 각각 서로의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현재 문화원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어렸을 적 꿈은 뭐였나
“어렸을 때는 꿈이 많았다.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학에 중문과를 지망할 때는 한자로 되어 있는 우리 고전을 한글로 번역해 단절될지 모르는 우리 후세에 전해주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점차 현대 중국어나 중국의 역사 문화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되었고, 대학 내 중국연구회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중국 시사 잡지 강독 모임이나 정치경제 토론회, 중국영화 상영회 등 어쩌면 지금과 반대되는 방향에서의 활동을 많이 했다.


오늘날 중국에서 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역설적으로 30년 전 그런 공부나 경험이 중국인들을 이해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화와 관련해서는 여러 좋은 말들이 있다. 중국 문학예술연합회 주석인 여류 소설가 톄닝이 한 말이 마음을 끈다.
‘문화는 겸손을 가르치는 학교이다. 우리들이 어떻게 스스로와 타인을 이해해야 하는지 평생을 가르쳐 준다. 겸손은 자기비하가 아니라 개방성과 자기반성, 자신감을 함께 갖고 있다. 우리가 다른 문화를 응시하고 경청하는 능력을 가질 때, 이 응시와 경청이 스스로에게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해주고, 세상에 끊임없이 묻고, 삶에 영원히 민감하며, 인류에 깊은 동정심과 사랑을 갖게 되어, 우리가 혼탁하고 얼룩진 현실 속에서 청명하고 낙관적 에너지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우리에게 문화가 필요한 이유다. 또, 한중 간 서로의 문화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주중 한국대사관, 상하이 총영사관 근무를 마치고, 이제는 우리의 문화를 전파하는 주중한국문화원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한재혁 원장. 한중 간에 어려운 시기에 부임하였지만 정부의 몇 안 되는 중국 통으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제 겨울이 오고 있다. 베이징에서 근무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베이징의 겨울은 유난히도 을씨년스럽고도 매캐한 냄새가 대지를 감싸며 춥다. 어려운 시기이고, 곧 베이징에 겨울이 오겠지만, 한 원장은 베이징의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 전가의 보도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늘 뿌연 베이징의 하늘이 오늘은 유달리 맑다.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
고려대 중문과 졸 및 동 국제대학원 동아시아학 석사
공보처 및 해외공보관 사무관, 국정홍보처 서기관, 주중대사관 문화공보관, 주상하이 및 주홍콩 총영사관 문화홍보관,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정책관 등 근무
대통령표창, 근정포장, 대한민국공무원상 등 수상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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