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청소년, 교과서 밖 세상 배워야”

[기관장초대석]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다양한 체험 기회 부여 통한 올바른 선택이 행복의 시작"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8.01.04 10:32

▲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사진=더리더
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은 청소년의 ‘행복지수’에 집중한다. 공부하는 시간이 아니면 ‘노는’ 시간으로 여기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 다른 활동을 하기 어렵다. 결과는 청소년 행복지수로 이어진다. OECD 중 최하위다. 자살률도 높다. ‘1등만 행복하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신 이사장은 다양한 활동과 교류를 통해 교과서 밖 세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 인생을 배운다. 교과서 밖 세상을 알면 가치관이 달라질 수 있다.


신 이사장은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활동 참여 실태조사 연구’(2016,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활동에 참여하는 경로는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참여했다는 답변이 38.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모님 및 가족의 권유로’(20.6%), ‘친구 또는 선배의 권유로’(14.0%) 참여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리더>가 지난달 19일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을 찾아 신 이사장이 제안하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를 올릴 수 있는 정책에 대해 물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대한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으로 청소년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역량개발을 지원한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학업과 입시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렇게 똑같이 공부하면 정작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 공부 이외의 많은 활동 이를테면 봉사활동이나 수련활동, 탐험활동, 국가 교류활동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한다.


-청소년 행복지수가 OCED 중 최하위라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최하위라는 것을 알고 나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아이들의 평균 공부 시간이 8시간 반 정도 된다. 그리고 수학 능력은 제일 뛰어나다. 그런데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하고, 잘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해보니 아이들이 많은데 1등은 한 명이다. 나머지는 1등이 아니다. 모두 1등을 할 수 없어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가치관의 문제다. 1등만이 잘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그 가치관이 잘못됐다. 공부를 10시간 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가치관이 달라지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


-어떻게 그 가치관이 변할 수 있을까
공부를 잘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고방식을 교사나 부모, 사회가 알려줘야 한다. 다양한 경험을 해야 본인의 재능과 적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 않나. 청소년에게는 놀 권리가 있고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청소년에게 마냥 ‘꿈을 좇아라’,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에게 세상에는 다양한 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경험하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개별 청소년에게 맞는 일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과정에서 청소년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알려주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야말로 많은 청소년이 행복해질 수 있는 시작이라고 일이다.


▲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사진=더리더
-청소년에게 다른 체험을 할 시간이 있을까
2016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참여할 시간이 없어서’가 30.5%로 가장 많았다. 청소년들이 활동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학교 선생님이나 교육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활동에 참여한 경로는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참여했다는 답변이 38.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부모님 및 가족의 권유로’(20.6%), ‘친구 또는 선배의 권유로’(14.0%)다. 청소년 주변의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 가족, 친구 등이 활동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외국의 경우에는 어떤가. 교육 이외의 활동에 대해 우리나라보다 더 적극적으로 권하는 편인지
▶세계적으로 ‘놀 권리’가 화두다. 유럽의 경우에는 특징이 수업 시간은 적고 소위 노는 시간이 많다. 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놀이를 지원한다. 놀이도 교육만큼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독일은 공공놀이터 1,850곳을 마련했다. 학교 교육만으로 폭넓은 사고방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는 시간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공부하지 않는 시간이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삶을 공부하는 시간이다. 자연과, 지역사회 사람들과 만나면서 공부하고 차곡차곡 경험을 쌓는 것이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학생의 학업성적뿐 아니라, 봉사, 예술•체육활동 등을 진학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외국에서는 단지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두루 갖춘 균형 잡힌 사람을 양성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한국에서 그런 움직임이 보이나

▶전남도의회가 2018년부터 ‘어린이 놀권리 보장에 관한 조례’를 시행하기로 했다. 놀권리 자체를 자치 조례로 만든 경우는 처음이다. 2017년 전남 나주의 한 초등학교는 놀권리를 시범 적용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등교 후 하교 때까지 무조건 60분 이상을 뛰놀아야 한다. 휴대전화나 책을 손에 쥐고 있어서도 안 된다. 불과 30년 전만하더라도 우리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밖에서 뛰놀 시간이 많았는데, 너무 급변한 것 같아 씁쓸하다. 전라남도의 ‘놀권리’가 자리잡고 다른 시도에서도 이를 도입하다 보면 서서히 국가적으로 변화가 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는 어떤 활동 프로그램이 있는지
▶청소년의 성장과 역량 개발을 위한 사업을 소개하자면, 전 세계 34개국의 청소년과 교류하는 프로그램과 ‘두볼(Dovol, Do volunteer)’이라는 청소년 봉사활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청소년정책 참여 프로그램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청소년 특별회의’는 청소년들이 필요한 청소년정책을 정부에 건의하고,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맞벌이나 조손 가정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아카데미’가 있다. 쉽게 얘기하면 공부방처럼 방과 후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데, 민간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이 사업을 돕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경제교육을, CJ푸드빌은 착한빵 캠페인을 하고, 세종문화회관은 공연 관람을 지원한다. ‘방과후아카데미’는 전국 250개가 있고 약 9천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청소년활동 시설의 안전을 관리하고, 인증제와 신고제 등 안전과 관련한 제도를 운영한다.


또한 전국에 국립청소년수련원 5곳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충남 천안과 강원 평창에는 종합체험활동을 제공하는 수련원이 있다. 그리고 전남 고흥에는 우주활동, 전북 김제에는 농업생명, 경북 영덕에는 해양환경을 테마로 하는 특성화 체험센터를 운영한다. 고흥 우주센터만 해도 연간 몇 백 명의 청소년이 방문해 체험을 하는데, 그중 단 3명이라도 우주과학자의 꿈을 갖게 된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사진=더리더
-2016학년부터 우리나라 자유학기제가 도입됐다. 체험 활동을 하기 좋은 정책이 도입된 듯한데
“체험 활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을 반영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실습수업이나 직장 체험 활동과 같은 진로교육을 받는다. 학교 교육이 경쟁과 입시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첫걸음이라고 본다. 공부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던 시대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2018년부터는 자유학기제를 확대해 1년간 시행하는 자유학년제를 도입하는 중학교가 전국 중학교(3,210개교)의 46%에 해당된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는 청소년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혁신과제 국민 제안 공모’를 진행했다. 어떤 정책이 수상했나
올해 첫 도입한 ‘대국민 혁신과제 국민 제안 공모’에 총 49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최우수상은 ‘청소년수련활동 신고제•인증제 통합서비스 구축’이 선정됐다. 이 제안은 청소년활동 현장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두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고 청소년활동 현장의 안전문화 확산에 대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은 ‘국립수련시설 실시간 이용•신청 정보서비스 제공’과 ‘지역사회 청소년활동시설 통합 데이터 관리체계 구축’이 선정됐다. 이 제안은 청소년과 학부모, 국민 모두가 보다 편리하게 청소년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안들이다.


-이 정책들을 어떻게 추진할 예정인지
▶선정된 제안들은 각 분야별로 내•외부 전문가그룹과 국민참여단을 구성해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할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전 과정에 국민을 직접 참여시켜 국민의 생각을 토대로 제안 내용을 실현시킬 예정이다. 선정되지 않은 제안 내용도 면밀히 검토하여 다양한 국민의 생각이 진흥원의 정책과 사업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심사는 어떻게 진행됐나.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심사는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로 심사위원을 구성하고,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국민의 다양한 생각을 편견 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고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위한 것이다. 총 6개 항목 중 4개의 심사 항목에 중점을 뒀다. 제안 내용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국민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나 체감하는 문제점을 국민과 함께 해결해 나아갈 수 있는 창의적인 제안인가다. 그 외 제안 내용이 5년 이내 추진이 가능한지, 우리 진흥원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심사했다.


-고마워Yo(요) 캠페인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 또 어떤 효과가 있나
▶청소년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016년 6월부터 지속적으로 청소년행복캠페인을 통해 ‘청소년 행복지수 높이기’를 중점 추진사업으로 생각해냈다. 세 가지씩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누군가에게 고맙다고 하니 세상이 달라진다. 쉬워 보이지만 인생이 달라지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꼭 시행해보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사진=더리더
-청소년수련활동에 대해 ‘안전’ 인식이 높아진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는 안전에 대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청소년활동에서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다. KYWA에서는 2015년 4월 청소년활동안전센터를 설치했다. 청소년활동의 안전한 환경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수련활동 인증제’와 ‘수련활동 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체험 활동의 일정 기준을 인증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활동은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청소년활동진흥법은 숙박이 포함되거나 150명 이상이 참가하는 경우, 또는 수상•산악•모험•장기도보 등 위험도가 높은 청소년수련활동인 경우 프로그램 운영자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 부모, 교사는 수련활동에 참가하기 전 인증•신고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청소년활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인지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는 프로그램과 체험처가 부족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실제 청소년활동 기관이나 단체와의 연계는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로 학생들과 교수들을 현장에서 만났을 때 청소년활동에 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운영하는 청소년활동 정보서비스 ‘e청소년’의 정보를 고급화하는 동시에 더욱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은경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KBS 앵커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청소년문화마을 이사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초빙교수
차의과학대학교 글로벌경영연구원 원장
現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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