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질문을 찾는 사람들이다

[차은정 ㈜이케이허브 대표]질문을 통해 성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영복 기자입력 : 2018.05.07 09:22
 
문제도 아니고 답도 아닌 질문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질문과 기록이 업무의 연속인 기자 앞에서 질문을 찾는다니, 의미를 생각하는 기자에게 돌아온 대답은 이렇다.

“더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주 많이 있다. 그러나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질문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성장 그 자체보다 성장의 방향과 토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케이허브는 기업이 마주한 문제를 큰 그림에서 바라보고 올바른 질문을 던짐으로써 성장하려고 하는 방향에 맞는 솔루션으로 연결하고자 한다. 이후 성장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올바른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케이허브의 차은정 대표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회사 이름이 독특하다. 무슨 뜻인가
▶이케이허브는 전문가(Expert)와 지식(Knowledge)이 모이는 허브(HUB) 안에서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우리 시대에 가치 없이 쓰이는 전문가라는 말과 넘쳐나는 지식 속에서 정작 지금 나에게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만나기는 어려운 아이러니를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기업의 진짜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전문가와 이들의 지식을 융합하는 허브로 성장하고자 하는 다짐이다. 물론 여기에는 성장에 관한 우리의 고민도 담겨 있다.

-이케이허브는 어떤 회사인가.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전문가 지식 기반의 코칭 플랫폼을 표방한다.
개인적으로 나를 성장시킨 대부분은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을 찾는 과정이었는데, 이는 개인의 성장에 국한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CEO들에게는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과업이자,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일 것이다.

단순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일회성 컨설팅이 아니라 파운더가 생각하는 기업의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질문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최고의 답을 줄 수 있는 전문가의 지혜를 통해 기업 스스로가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코칭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따라서 우리는 질문을 찾는 사람들이며, 또한 그 본질적인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호기심이 많아서 뭐든 한 가지를 오랫동안 잘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증권사 직원부터 교사, 사업가에서 다시 컨설턴트로 거쳐온 직업과 분야도 다양하다. 넓은 분야를 경험하다 보니 각각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에 갈증을 느끼던 차에 오히려 그 다양한 경험을 잘 이용해 가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사회적 기업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중소기업 중 사회적 기업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나에게 최선의 아이템을 찾고 싶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사회적 기업은 껍질일 뿐이며 기업의 형태보다 그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즉 사회적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가가 운영하는 기업이 곧 내가 생각하는 기업의 모습임을 깨달았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꿈은 더욱 명확해졌고 이상의 모든 경험을 ‘코칭(coaching)’이라는 키워드로 묶어 어떤 분야에서든 유무형의 성장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했다. 그 시점에서 고민에 빠졌던 것 같다. 다양한 경험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만들었지만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각각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에 갈증을 느꼈다.

자연스럽게 전문가의 개념과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고,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보게 됐다. 전문가라면 한 우물을 깊게 파는 사람일 텐데 융합의 시대에 그런 우물들을 잘 이어붙여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누군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그 누구보다 내가 정말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주요 고객층은 어떻게 되는가

▶최근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인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이란 파운더의 비전이 명확하고 그로 인해 만들고자 하는 세계가 대담하게 크지만 또한 명확하게 보이는 기업이다. 비록 시작하는 규모가 작을 순 있지만 그 덕분에 구성원 모두가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며 한 방향으로 성장을 만들어가는 기업이다.

이케이허브의 주요 타깃은 비단 스타트업이 아니라도 이런 멋지고 구체적인 꿈을 가진 기업의 CEO들이다. 현재 아이템이 부족하고 서비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과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들에 대한 책임 등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이들이 우리 고객이다.

이들 기업의 아이템 발굴 뿐만 아니라 기술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라 피버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영역을 달리하는 내외부 전문가들의 새로운 눈으로 현재 보유 기술을 바라보고 정확한 진단을 통한 총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재정립을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이케이허브의 핵심 가치인 creative & remodeling에 대한 기본 생각이다.

-기업에 익숙한 기존 컨설팅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가장 큰 차이점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과장해서 말하는 것으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관계를 맺은 기업과 운명공동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사실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중 회의감에서 시작하게 된 서비스이다. 처음에는 여러 사람에게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해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였다.

내부적으로 뜻이 맞는 핵심 인재들을 찾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현재는 목표와 방향이 명확해졌고 단일팀으로서의 면모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컨설턴트의 길도 우연히 가게 됐다. 뜻하지 않게 떠밀리듯이 시작한 첫 사업을 하면서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았고, 이를 명확히 하고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우연히 경영지도사라는 자격을 알게 돼 공부도 하면서 더 잘 경영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공부가 또 다른 길을 열어주었던 것 같다. 현재는 사업 자체를 이 일로 전환했으니, 2018년 화두가 되고 있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wag the dog) 일이 일어난 셈이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컨설팅이 아니고 코칭이었다.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말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컨설팅이 문제 해결에 대한 여러 가지 솔루션을 제시해 주고 이후 기업이 선택 여부와 책임을 지는 것이라면, 코칭은 스스로 깨쳐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즉 앞서 말한 것처럼 답을 바로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장 가치 있는 질문을 던져줌으로써 ‘아하’ 하는 순간을 만들어내고 내면화시켜 스스로의 힘으로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컨설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CEO들에게 한순간의 위기 모면이 아니라 진짜 성장을 위한 체계적인 코칭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 뒤돌아보니 운명처럼 내가 해온 모든 일이 코칭이었다.

-현재 창업생태계에 액셀러레이터 등 다양한 이름이 많다. 차이가 있다면
▶보통 기업의 성장주기 안에서 특정 시점에 포커싱돼 있는 경우가 많다. 창업할 때 아이템 발굴, 또는 향후 빌딩 또는 리모델링이 그러하고 자금지원 또한 성장 시기별로 구분돼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어느 한 곳에 집중하지 않고 아이템 발굴부터 최종 목표, 그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이든, IPO 또는 M&A이든 처음부터 기업의 큰 그림을 만들고 세부적인 코칭을 한다. 따라서 창업생태계의 여러 기관 또는 창업자들과 협업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부분의 창업생태계가 강남권에 모여있는 데 반해 여의도를 택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여기서 많은 일을 시작하고 성장했다. 워낙 변화를 좋아해서 여기저기 터를 잡아 보았는데, 처음 시작을 이곳에서 해서 그런지 비즈니스 면으로는 고향 같은 곳이다. 또한 현재 IT 기업들을 주요 서비스 고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이 전혀 생뚱맞다고 할 수도 없다. 전통적 금융가인 여의도에서 또 하나의 창업과 투자 벨트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여성기업인으로서 어려움은 없는지
▶솔직히 힘들다. OECD 조사 결과까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는 여성들이 임원은 고사하고 일터에서 끝까지 버티기가 무척 힘들다. 개인적으로도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시간을 경험하며 다시 내 일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한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준비한다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현재 기업 코칭을 하며 중소기업 대표들을 많이 만나지만 여성은 손에 꼽을 정도다. 더 많은 여성들이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더 많은 분들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일 또한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이며 이를 위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기를 위한 멘토링도 계획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갈수록 세상은 여성 특유의 유연함과 공감 능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실제로 시간이 더할수록 유리한 점이 많아진다는 느낌도 든다.

-향후 계획과 포부에 대해 얘기한다면
▶중소기업 컨설팅 진행 중 단순 일회성의 지식 전달은 큰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됐다. 이제 지식은 곳곳에 널려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파편화된 지식을 활용해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고 결실을 나눌 수 있다면 전문가와 기업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등 모두에게 더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현재 까다롭게 선정된 IT 업계 전문가와 올해 100개의 고객사를 목표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동시에 지금까지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부분을 온라인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연말에 베타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자동화되는 부분이 생기는 만큼 더 많은 기업들에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며, 올해는 그런 의미에서 이케이허브의 성장을 향한 원년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성격이 급하고 모험을 좋아해 뭐든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몸이 먼저 그곳을 향해 움직이는 편이다. 그래서 빨리 시작하고 실패를 통해 많이 배우는 편이다. 실패가 중요한 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작은 성공들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성장을 위한 방법을 내재화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이케이허브 고객사들의 성공 사례를 통한 코칭도 충분히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처음 생각대로 운명공동체인 고객사들이 성장할수록 우리도 같이 성장해 나갈 것이고, 그런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창업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한마디

▶융합과 연결의 시대에 신기술이 더해져 많은 것이 처음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화에 대한 방향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더불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범위와 토대까지 경계가 불분명하고 혼란스러운 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 분명 기회도 함께 하고 있다. 따라서 경직되지 않은 사고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리모델링해가며 성장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나는 기업가들이 대부분 IT 기업의 대표이다 보니 기술에 매몰돼 있는 경우를 적잖이 보게 된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시대의 화두 속에서 답을 찾아가려는 경우가 그렇다. 그보다는 비즈니스의 본질과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의, 사업화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그다음 문제다.

인문학도로서 IT 사업을 시작하면서 공부하며 따라가느라 힘든 점이 많았는데 이제 벌써 이 분야만 7년째다. 처음에는 지식을 쫓아가기 바빴는데 업력이 더해질수록 인문학적 사고의 토대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인문학 열풍이 반갑다. 내가 만나게 되는 기업인들에게 무엇이든, 그것이 제품이든 서비스든 비즈니스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개념을 잡는 데 보내는 시간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늘 당부한다. 즉 왜 이 비즈니스를 하는지 언제든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 때만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現 차은정 (주)이케이허브 대표
중앙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주)이케이허브 대표/경영지도사
정평경영컨설팅 협동조합 대표 컨설턴트
평가위원 (TIPA, KEIT, IIITP, KOCCA)
글로벌 상용소프트웨어 백서 총괄위원(IITP)
前 (주)에스제이나인 대표
前 (주)현대투자신탁증권(現 한화투자신탁증권)
pyoungbok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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