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국회의원실 인턴부터 공채하라”

[청년 정치인 발언대]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정치권 양질의 일자리 없어… 채용과정 투명해야 청년 정치인 늘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8.06.07 10:05
편집자주청년 실업자 103만 명 시대, 실업률은 지난해 9.9%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들에게 연애는 사치다. 연애를 하지 않으니 결혼은 더욱 멀어진다. 출산율이 최저를 기록한다. 국가는 ‘왜 애를 낳지 않느냐’고 압박한다. 바늘 구멍을 뚫고 직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서울에 있는 집 한 채를 구하기 위해서는 38년 동안 쉬지않고 회사를 다녀야 한다고 한다. 청년이 살기 어려운 나라다. 해결은 정치가 할 수 있다. 청년을 대변할 목소리가 부재하다. 정치권에서 ‘청년’을 찾아보기 힘들다. 앞으로의 미래도 밝지 않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청년 정치인이 양성되기 어려운 구조다. 청년 정치인이 많아지고 이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면 청년 세대의 삶이 변할 수 있다. <더리더>는 청년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청년 정치인을 만난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사진=더리더
잘못된 것에 대해 정면 비판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며 정치를 꿈꿨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협상 능력을 지향한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리당략•계파논리에 얽힌 정치가 아닌 바른 것을 추구하고 그른 것을 지양하는 새 지형이 필요하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가 정치권에 몸을 담겠다고 결심한 계기다.


이 대표는 청년이 몸담을 만한 ‘양질의 일자리’가 정치권엔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치인들이지만 정작 정치권에는 청년에게 무급 혹은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일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유급 일자리인 국회의원실 인턴이나 비서의 경우 의원이 직접 뽑아 어떤 방식으로 채용하는지 알 수 없다. 이 대표는 투명하지 않은 채용 과정이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자유한국당 연석회의에 참석, “좀 멀쩡한 생각을 가진 청년 중에 한국당 지지자는 없다”며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일갈해 화제가 된 바 있다. 1년이 지난 지금의 정치권 상황을 청년은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을까.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달 14일 서울시청 인근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1년 전 한국당 연석회의에서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언급한 게 화제가 됐다. 1년 후인 지금, 한국당은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나
1년 전에는 홍준표 체제가 처음 출범했을 때다. 그때는 그나마 의욕이 있는 듯 보였다. 지금은 더욱더 나아갈 방향을 잃었다. 이제까지 한국당은 강력하고 매력적인 리더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정당이라고 본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과거에 그 리더였다. 지금은 두 명 다 구속됐다. 홍 대표가 당 재정비를 이끌 리더로 초기에 주목받았으나 1년이 지난 지금 혹평이 쏟아진다. 리더가 없어서 갈피를 잃은 게 아닌가 싶다. 새로운 리더가 나타나야 한다.


-보수정당의 새로운 리더는 누구일까
사실 잘 보이지 않는다. YS때 영입됐던 인재들은 지금 현 정치권에도 많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인재를 당시 발굴해낸 것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2000년대에 ‘새 피 수혈’을 진행했다. 보수정당에서 인재 영입이 멈춘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다. 그 이후에는 신진세력이라고 불릴 만한 인물들이 씨가 말랐다.


젊은 층이 모여서 하나의 세력을 이룬다는 소장파(少壯派)가 없다. 소장파는 당에서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탄핵당했다. 대통령이 탄핵당할 동안 새누리당은 무엇을 했나. 당시 소장파는 15년 전에 소장파로 불렸던 남원정(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병국 의원), 3선이었던 유승민 의원 등이었다. 초선이 아닌 중진들이 아직도 소장파로 불린다. 새 인재 영입이 되지 않는 게 지금의 한국당을 만든 큰 원인이다.


-공천할 때 청년에 대해 가산점이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는다
사실 다짜고짜 선거에서 공천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비유하자면 청년에게 ‘사장 자리에 도전하라’고 하는 것이다. 회사에 입사하면 사원, 대리, 과장 등 직급대로 승진한다. 정치권도 차근차근 올라가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이 없다. 공천보다 정치권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게 하는 게 우선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사진=청년정치크루 제공
-정치권에 청년이 일할 만한 자리가 많다고 생각하나
그다지 없다. 그래서 청년들도 정치권에 몸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선 유급 일자리가 별로 없다. 청년 일자리는 사회적 문제다. 정치권에서도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정작 정치권 일자리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는다. 정치권에 청년들이 일할만한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좋은 일자리는 국회의원실 인턴이다. 국회의원실 인턴이나 비서의 경우 사실 알음알음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채용의 주체는 국회의원이다. 의원이 절대적인 인사권을 행사한다. 만약 뽑혔다고 하더라도 의원 눈밖에 나면 해고된다. 타당한 이유인지 알 수 없이 채용되고 또 해고되기도 한다. 이런 환경이 의욕 있고 정치에 뜻이 있는 청년들에게서 기회를 박탈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실 인턴 처우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국회의원실 인턴의 월급은 2008년 월 11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급여가 오른 이후 2015년까지 동결됐다. 현재는 최대 기본급이 135만 원 정도다. 반면에 같은 기간에 국회의원 세비는 1억~1억3700만 원으로 37% 인상됐다. 사실 인턴뿐 아니라 보좌관부터 입법보조원까지 국회 전체적으로 일자리 처우는 열악하다. 의원들의 특혜나 특권은 올리면서 일자리 처우는 외면하고 있다. 인턴을 양질의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국회에서는 어떻게 인턴을 채용해야 한다고 보나
공채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채용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자격시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자리를 차지하면 정치에 뜻이 있는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청년 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고 보나
정치권에서 대부분 청년 문제로 간주하는 것은 일자리, 창업, 조금 더 가면 주거문제 정도다. 여기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게 문제다. 일자리나 주거뿐만 아니라 청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이 많다.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일자리 문제라고 했을 때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주목한 것은 취업준비생의 권익이다. 어느 한 정책만이 아니라 폭넓게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청년정치크루/사진=청년정치크루 제공
1020세대에겐 정치인보다 '방탄소년단' 영향력 더 커


이 대표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 ‘정치 아이돌’이다. 아이디어는 방탄소년단에서 착안했다. 정치에선 메시지가 중요하다. 1020세대에게는 정치인보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한 구절 메시지가 더 각인된다는 것이다. 그도 누군가의 ‘덕후’인지라 어떻게 접근하는지는 알고 있다.

 
-청년정치크루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진보, 보수를 떠나서 청년정책에만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는 취지로 일하고 있다. 1년 반 정도 됐다.


-아이돌처럼 쇼케이스를 열거나 프로필 촬영하는 등 정치권에서는 못 보던 모습인데
좀 더 세련되고 친근한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돌 문화를 접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우리에게 ‘롤모델’은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봄날>이나 <고민보다GO>에서는 사회 현안에 대해 세련되고 익숙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정치는 메시지 하나를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정치권보다 방탄소년단이 1020세대에게 더 중요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사실 정치인을 ‘연예인’에 비유하기도 한다. 팬덤도 있고 비슷하다고 보는데
제가 추구하는 것은 팬이라고 맹목적인 지지를 하는 게 아니다. 잘했을 때는 칭찬하고 잘하지 못했을 때는 비판해야 한다. 그 점에서 기존의 아이돌과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응은 좋은가
아직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정치권에 있는 분들에게는 조금 알려진 것 같다. 보수정당에 가면 진보라고 하고, 진보정당에 가면 보수라고 한다. 실제로 정당 기구든 어디든 서로 다른 진영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 그렇게 된 듯하다.


-크루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진보, 보수를 가르는 게 기성정치라고 생각한다. 이념은 중요하지 않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남북단일팀 이슈가 있었다. 과정의 공정성, 정의, 평화가 중요하다. 어느 한 진영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 한 정책에 대해 여당일 때는 추진하다가 야당이 되니 반대하는 것은 구태다. 정치풍토가 협력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비판할 것은 해야 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정치 대중화’를 이끌고 싶다.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릴 생각이다. 요즘 10대는 포털에서 검색하는 게 아니라 유튜브에서 검색한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주목하지 않는다. 영상으로 좀 더 쉽게 정치를 풀어 설명할 예정이다. 그렇게 청년계층이 좀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