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진단 잘못돼 부동산시장 꼬였다”

강남 잡으려다 전국 다 놓쳐… 국가 전체 차원의 정책결정 필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8.10.01 09:58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지난 한 달 ‘평양정상회담’과 버금가는 관심 키워드는 ‘부동산 대책’이었다. 포털에는 그린벨트 해제 검토, 수도권 주택 공급 등이 상위에 랭크되며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하고 있다.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이후 끝없이 치솟고 있는 서울 집값의 원인 분석부터 시장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력한 9·13 부동산대책이 나왔지만 여전히 시장의 반응은 물음표에 가깝다. 대책 발표 전후로 국토부와 서울시가 입장차를 보이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게다가 지난 8월 정부의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해 한 달 사이 부동산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러운 집값 상승이 일어나고 있으며, 정부의 대책은 어떤지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를 만나 원인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알아본다.

-집값 폭등이 대통령 지지율까지 흔들고 있다.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
▶“사실 금융위기 전후를 비교해 보면 지금 상황도 폭등이라곤 하지만 아주 심한 상황은 아니다. 금융위기 이전에 강남아파트가 1년에 30% 오른 적도 있다. 지금은 한 10% 정도 오른 상황이다. 30년 평균으로 보면 아주 높은 것은 아니고, 최근 10년 금융위기 전후를 놓고 보면 많이 올랐다. 

다만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때 진단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부동산대책 발표문을 보면 7월에 부동산 가격이 이상해서 시장 안정을 위해서 만든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2% 정도 강남의 집값이 상승한 상황이었다. 약간 오르는 정도였는데 정부가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더 꼬인듯싶다. 한두 달은 거래절벽 현상으로 가격이 주춤했었다.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대책을 세우다 보니 3주택자 같은 경우는 양도세가 62%나 된다. 그것을 낼 바에는 증여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 시장에 물량이 줄었다. 거기에 재건축 진단 강화나 초과이익환수 때문에 중기적 물량도 줄었다. 그린벨트도 개발하지 않는다니 장기적인 물량도 마른 셈이다. 의도치 않게 정부가 공급 물량을 모두 줄였다.

수요는 어떤가.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부동자금이 1117조 원이다. 이 부동자금은 이익이 있는 곳으로 쏠려가는 현상이 있다. 선진국 대도시의 폭등 사례를 보면 더하다. 서울 사례는 폭등 측에도 못 낀다. 선진국 중 비교적 부동산이 안정적이었던 북유럽의 코펜하겐이나 런던까지도 폭등했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일부 투기꾼이 집값을 올린다는 말도 있지 않나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그런 말을 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럴 수 없다고 본다. 물론 오를 지역에 가서 조금 빨리 올리는 측면은 있다. 그러나 오르지도 않을 부동산에 몰려가서 올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창원 성산구 같은 경우는 1년 사이 집값이 10.28%나 폭락했다. 외환위기 때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 사람들의 논리에 의하면 그 지역 부동산 살리는 것은 간단하다. 투기꾼을 모아서 그 지역으로 보내면 집값이 오르지 않겠나. 그건 절대 아니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봤는데 진단 자체가 잘못됐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어디까지가 투기꾼인지를 물었더니 20채를 20년간 가지고 임대를 주면 투자자로 인식하고, 집은 1채지만 2~3년마다 돌아다니면서 사고 시세차액을 노리면 투기꾼이라고 봤다. 우리 상식과 다른 게 있다.

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물량을 내놓을 것으로 봤다. 그렇게 되면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반대로 물량을 더 거둬갔다.
서울 집값 상승은 강남의 30~40평 아파트가 주도하는데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대책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정상적으로 시장을 보는 게 아니라 감정싸움이 된 것 같다. 이러면 서민이 더 어려워진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인가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 적용받는다. 이 의미는 이제 청년이나 30대 후반의 젊은 층이 저축한 돈과 대출 60~70%를 합쳐 집을 살 기회가 사라졌다는 말이다. 자산 증식의 사다리를 걷어차고, 현금 있는 사람들만 집을 살 수 있다. 시장을 신념으로만 보면 너무 꼬인다. 반대로 정부가 약하게 해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는데 정말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꼬일지 상상하기 힘들다.”

-LTV 규제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인가
▶“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부동산 가격 잡자고 정부에서 쓰는 나라는 없다. 금융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정부가 규제하면 은행의 역할이 줄어든다. 대출하려는 사람을 구별할 것 없이 다 동일하게 보고 40% 맞춰서 준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르다. 지금은 돈이 없지만 LTV를 100%로 달라. 그 대신 금리를 더 줄 수 있다는 소비자가 있을 수도 있고, 은행 역시 그런 대출 기법이 발달하는 거다. 이게 바로 금융 선진화다. 정부에서 규제하니까 개인 대출까지 개인을 판단해서 줘야 하는 은행의 영역까지 정부가 간섭하면 금융 후진국이다.”

-부동산대책으로 보유세와 양도세를 높이는 대책들이 나왔는데
▶“솔직히 세금을 늘리는 정책들로는 부동산 가격이 안 잡힌다고 본다. 전 세계 어느 정부가 부동산 가격 잡자고 세금을 올리는 대책을 내놓는지 모르겠다.
조세정책은 국가 재정건전성이나 지역발전, 조세 형평성 같은 것을 보고 세를 부담했을 때 국민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하는 국가 정책이다. 그런데 지금의 케이스는 집값을 잡자고 조세정책을 동원하고 있다. 게다가 조세정책은 연구를 한참 해서 실행해야 하는 정책인데 우리는 너무 간단하게 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이번 9·13 부동산대책 이후 폭등세는 안정되는 모양이다

▶“일단 진정은 되는 것 같다. 일주일 단위로 1% 가까이 올랐는데 0.2%대 정도 상승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대책의 효과는 대출 같은 경우 지금 바로 실행되지만 세금 같은 경우 내년에 실행되기 때문에 당장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전까지 주간 1% 상승이라는 것은 거의 보기 힘든 폭등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진정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은 집값 폭등에 어떤 대책들을 세우나
▶“선진국은 다주택자에게 불이익을 줘서 임대사업자로 유도하는 방법이 아니라 다주택자는 그냥 두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혜택을 더 주는 방식으로 자율적 유도를 한다.
선진국은 이런 문제를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잘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맞춰 놓는다.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 논리대로 두고 서민과 청년, 저소득층, 중산층 이 사람들이 먹고 살 만한 방안을 만든다. 

선진국 임대 주택의 대부분은 민간인이 공급한다. 우리나라도 80% 이상을 다주택자가 공급을 맡고 있다. 우리는 경제가 성장하지 않아도 매년 40만~50만 채는 새로 지어야 한다. 멸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주택들 중 30~40%는 다주택자가 사고 60%는 무주택자, 즉 실수요자가 산다. 이 사람들이 투자를 줄이면 건설업 경기가 안 좋아진다.
유럽에서는 2차 대전 직후 이미 이런 현상을 겪었다. 다주택자 임대료 상한제도 시행했지만 결국 효과를 거둔 건 바로 지금의 임대사업자 혜택을 늘리는 정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르다고 한다. 투기꾼이 있다고 한다. 그 나라엔 없겠나.”

-지방의 부동산 지표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과거에 보면 돈이 있다 하는 사람들은 지방에 땅을 샀는데, 이제는 그런 현상이 사라지고 반대로 지방에서 서울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한다. 이 현상이 큰 문제다. 지난해의 강남과 용산의 거래를 보면 아파트의 4분의 1을 지방 사람이 샀다.
8·2 대책이 시작된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국민은행에서 조사한 아파트 월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는 1.36% 오르는 안정적 모습을 보였지만, 서울 아파트는 7.61%나 폭등했다. 지방아파트는 2.32%나 빠져 지표 산정 이후 최고 수준의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거제시는 7.93%나 하락했고, 창원의 성산구는 10.28%나 폭락하였다. 외환위기 때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광역시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부산마저 하락세로 돌아섰고, 기타 지방은 거의 대부분 하락하였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 한 해에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3년 전부터 시작해서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에는 가격지수 조사 후 처음으로 0.67% 하락하였고, 지난해에는 1.39% 하락, 그리고 올해는 7월까지 벌써 1.50%나 빠졌다. 올해는 지난해 한해 치보다 더 빠졌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지방 아파트는 2%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면 지방에 신경을 쓰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 문제가 서울 집값 폭등만큼 심각한 상태다. 지방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계속 강남만 신경을 쓴다. 지방 시장은 더 위축된다.”

-8·2 대책을 내놓을 당시에도 강한 부동산 규제정책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되레 상승했다. 어떤 부분이 부족했나
▶“8·2 대책의 비합리성이랄까, 그런 걸 지적해 보자면 금융위기 이전인 약 15년 전에는 강남이 오르면 버블세븐이 오르고, 서울이 오르고, 수도권이 오르고, 그 다음에야 지방이 올랐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서울은 빠지고 지방이 오르고, 그 뒤엔 지방은 빠지고 서울은 오르는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선진국에서는 종종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강남 집값을 잡아서 전국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정책은 과거에나 맞지 최근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 예전엔 강남을 잡으면 지방까지 잡히는 효과가 있었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만약에 강남 집값을 잡았다 치고, 지금 지방 집값은 다시 오를까? 심리적으로 더 꺾인다고 본다. 강남 잡으려다 전국을 다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국가 전체를 보고 정책을 결정해야지 어떻게 강남 집값에 올인하고 국토부 장관, 서울 시장 다 나와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조건 비판하는 게 아니라 주거 복지 정책은 아주 잘했다. 정부가 재원이 충분치는 않겠지만 주거복지 로드맵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부동산 정책은 너무 급하게 발표하고, 또 보완책 만들고, 최근 한 달간 모습은 정말 실망스럽다.”

-시장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인다고 보나
▶“내성이 생길 것이다.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믿을 거다. 정부 정책 다루는 분들도 힘겨루기로 나가고 있다. 그린벨트도 박원순 시장은 개발 안 한다고 하더라. 내부에서 다 논의를 하고 언론에 이야기를 해야지, 왜 각자 발표부터 먼저 하는지 모르겠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포함해 각 정부 별로 집값 해결을 위한 정책은 어떤 것이 있었고, 실제로 효과를 거둔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공급 외엔 없다고 본다. 최근 정부는 공급을 중시하지 않는 것 같다. 과거 대통령 중에 주택부분의 공약을 지킨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뿐이었다. ‘200만 가구 공급.’
나머지 대통령은 다 못 지켰다. 가격이 안정된 시기를 보면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고 1990년대 200만 가구가 입주를 시작했고, 외환위기 때까지 가격이 안정됐었다. 결국은 수요 공급이다. ”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 인근 아파트 공급 증가와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까지 논의되고 있다

▶“서울에서 공급하는 것은 공급 시간이 너무 늦기 때문에 수도권과 동시에 진행하는 게 바람직 하다. 과거 20년을 보면 신규 주택 공급은 공공택지에서 50% 이상이 나오고, 시내 빈 땅 재건축 재개발에서 나오는 게 50% 정도다. 공공택지를 확보해놓았으면 공급은 빠른 편이다. 시내 개발은 민원도 많고, 절차가 복잡해서 개발이 느리다. 장기적으로 안정적 주택 공급을 계속 해왔어야 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물량을 많이 풀고 경기가 나쁘면 적게 풀어야 한다.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도 2기 신도시와의 단계를 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린벨트가 2기 신도시 물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도권 어느 지역을 개발해야 집값 안정 효과가 있다고 보나
▶“강남 집값에 영향을 주는 곳을 개발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강남으로 출퇴근하니 강남 접근성이 좋은 곳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 강남 집값을 더 올린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성남, 하남, 과천, 수원 일부에 인프라를 제대로 해서 공급하면 강남 집값 안정 효과가 있었다. 지금 시작하면 입주까지는 7~8년 걸린다. 오히려 개발 호재로 입주 때까진 계속 오를 것이다. 위례 판교도 다 그랬다.”

-최근 사람들끼리 “뉴욕 집값보다는 아직 서울이 싸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아직 부동산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담겨있다.
▶“<부동산 왜 버는 사람만 벌까>라는 책을 지난해 말에 써서 꽤 팔렸다.(웃음) 거기서 조사를 해보니 선진국 대도시 집값은 계속 올랐다 암스테르담은 350년이 올랐다. 베이징은 평당 단가 2억7000, 상하이는 3억이 넘고, 홍콩·런던·뉴욕은 5억, 일본은 2억5000이다. 한국은 1억 원이 최고가인데 더 오를까 떨어질까?
최고가 아파트가 그렇다. 특별히 서울 집값이 비싸다는 연구는 없다. 대도시의 집값은 원래 비싸다. 선진국은 가격을 내리는 정책을 고민하지 않고 중산층이 어떻게 계속 성장사다리로 올라가 안정적으로 살지를 고민하는 거다. 우리 같은 경우 LTV가 낮아서 이런 부동산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될 것이다. 외환위기 때 집값이 10% 빠졌다. 서울 집값이 20~30% 빠지면 나라가 망가진다. 우리가 집값이 올라서 경제 위기가 온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집값이 떨어지긴 하지만 집값이 올라서 경제가 폭락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나마 집을 산 사람들은 웃고 있겠지만 아직 집을 사지 못한 사람이 더 많다. 서울 집값을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나
▶“단기적 조정은 있겠지만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적어도 10년 이상 오를 것이다. 10년 이후엔 인구구조도 변하고 있어서 좀 불안하지만 기본적으로 소득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집값은 오른다.”

現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부동산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도시공학 학사, 동대학원 석·박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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