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숙제 미래경영...‘비콥’, “세상을 위한 기업경영이 답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참여가 늘고 있다. 세계 최대 낙농·식품으로 유명한 글로벌 식품그룹 ‘다농(Danone)‘은 동물성 원료에서 식물성 원료로 전환하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향후 유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동물 사육 환경의 비인간적·비위생성과 GMO사료 등 여러 요건들을 고려해 착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업 전체의 방향성을 전환한 것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회사인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모든 신발, 의류 원재료로 재생 플라스틱을 100% 활용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일부 제품은 상용화가 되기 시작했다. 이는 인간과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폐플라스틱의 악영향을 최소화시키고 폐자원을 재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위에 언급된 기업들은 '세계에서 최고의 기업(Best in the world)'에서 '세계를 위한 최고의 기업(Best for the world)'으로, 주주자본주의 주주가치 극대화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공유가치를 극대화하며 기후변화·인권·상생 등을 고려해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비즈니스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이같이 기업들의 패러다임 변화와 자발적 사회적 책임 참여의 중심에는 '비콥(B Corp)'이 있었다. 미국의 ‘록펠러재단’이 출자한 비영리단체 ‘B랩(B Lab)’은 2006년에 설립, 2007년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비콥(B Corp)' 인증 마크를 수여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 참여는 세계적 트랜드, 변화 이끄는 ‘비콥(B Corp)’...세계적 지지받아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부를 두고, 뉴욕·샌프란시스코·콜로라도, 영국 런던, 호주&뉴질랜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캐나다에 지부를 두고 있다. 현재 60개국에 걸쳐 2600여개 기업이 참여했고, 미국은 30개가 넘는 주에서 비콥을 법제화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비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특정 계층의 이해관계자에게 지나친 혜택을 주지 않는 이해관계자 사회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공식지지를 표명했다.

또한 빌 클린턴을 포함한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비콥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와 지원 의사를 밝혔으며, 2016년 5월엔 차이 대만 총통이 비콥을 대만 기업의 표준으로 만들자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 로버트 쉴러 교수는 "앞으로 비콥이 더욱 사랑받고 수익성이 높아질 기업의 유형이 될 것"이라고 평했으며, 포춘(Fortune)은 “똑똑한 리더라면 지속가능한 기업 경영을 위해서 반드시 비콥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라고 2016년 5대 트랜드로 꼽았다.

세계적인 브랜드 도브와 럭스, 폰즈, 바세린, 립톤 등의 다국적기업 유니레버(Unilever) CEO 폴 폴만 회장도 일찌감치 비콥의 정신을 공식 지지했으며, 친환경 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매년 매출의 1%를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파타고니아(Patagonia), 미국 유기농 바디케어 1위 브랜드 닥터브로너스(Dr.Bronner’s), ‘제시카 알바(Jessica Alba)’가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생활용품 전문기업 어니스트 컴퍼니(The Honest Company)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 FORTUNE이 선정한 2016년 5대 트랜드

이 외에 기발한 창작자와 기업가들이 몰려드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 2015년 애플, 구글을 제치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와 안경 하나가 팔리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하나를 보내는 와비파커(Warby Parker), 미국의 아이스크림 회사 벤앤제리스(Ben&Jerry’s), 교육생만 100만 명인 세계 최대의 대학 교육기관연합 로리엇(Laureate), 남미 전역 화장품 1위를 자랑하며 브라질 최대 화장품 회사인 ‘내츄라(Natura)’도 대기업 최초로 비콥 지속 가능성 인증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CBS’ ‘CNN’ ‘PBS’ ‘Guardian’ 등의 세계 유수 언론도 비콥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에서는 비콥 인증 여부가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의사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는 비콥에 취업하는 MBA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감면해주어, 비콥이 최고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MBA 졸업생들이 보다 지속가능한 책임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비콥(B Corp), 까다로운 절차지만 지속가능경영 위해선 꼭 필요해
'비콥(B Corp)'은 공정무역이나 유기농 혹은 LEED(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와 같은 인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제품이나 가치사슬 단위가 아닌 회사 전체단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비콥의 대표적인 레버리지 사례로 우유와 유산균 및 발효유 등의 낙농 제품과 볼빅, 에비앙, 바두 등의 생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식품그룹 다농(Danone)이 기업 전체에 대한 사회적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비콥 인증은 3가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사회·환경적 성과가 200점 만점에 최소 80점 이상 획득해야만 가능하다. 두 번째로는 ‘투명성’으로 임팩트 리포트의 공개를 조건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책무성’에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이 같은 조건들은 객관적으로 입증된 기준이자 지침으로 평가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인증절차임에도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동참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콥 인증을 받게 되면 가치지향적인 리더들과의 글로벌 네트워크 참여, 최고의 인재 확보와 직원의 동기부여, 고객과 밀레니얼 세대의 높은 신뢰 확보, 사랑받는 위대한 기업을 찾는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핵심 가치의 측정을 통한 지속적인 성과 개선, 사회책임투자와 임팩트투자의 유입, 기업 철학과 문화의 변함없는 보존, 글로벌 공동 브랜드의 소속, 재무적 유익과 비용 절감 기회의 활용 등 비콥 인증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비콥기업은 3년마다 재 인증을 받아야한다. 패널티도 있다. 특정 회사에 부패, 지배구조상 문제가 있다면 부여했던 마크를 철회한다. 완벽한 데이터라 할지라도 의심 가는 부분이 발생된 때에는 위원회를 거쳐 철회한다. 실제로 약 4000개 회사가 이러한 이유로 비콥 로고를 반납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 시도조차 안하는 기업들도 있다.

-2017년 비콥 한국위원회 발족, MYSC에서 협업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비콥 한국위원회가 결성되어 정은성 ‘에버영코리아’ 대표가 위원장직을 맡아 ‘비콥’을 알리기 위해 선봉에 섰다.

정은성 위원장은 ㈔세로토닌문화 공동대표, 인액터스(Enactus)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500명의 시니어를 고용한 사회적기업 ‘에버영코리아’ 대표직를 맡고 있다.

정 위원장은 회사를 운영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에서 ‘세상을 위한 최고의 기업이 돼야한다’는 비콥의 철학이 마음을 움직여 위원장직을 삼고초려 끝에 수락했다고 한다. 그는 “비콥을 공부하면 할수록, 미래의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더 많이 전파하고 싶은 심정이 컸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비콥 한국위원회는 정은성 위원장을 위시해 국내 최초의 사회혁신 컨설팅·임팩트투자 기관인 비콥(B Corp)의 앰버서더(Ambassador)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비콥 인증을 받고 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다.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이사는 한국벤처기업협회 특별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사회혁신에 기여하고자 하는 모든 기관의 파트너로서,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을 통한 혁신여정의 동반자, 혁신경험의 설계자, 혁신문화의 촉진자로 함께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라며, “세상을 위한 최고의 기업이 되라!”라고 국내 기업에 강조하고 있다.

▲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소재 코워킹 커뮤니티 공간인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있다.

현재 비콥 한국위원회는 소셜벤처, 비영리 단체, NGO, 사회혁신 지원 조직 및 프로보노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코워킹 커뮤니티 공간인 ‘헤이그라운드(HEYGROUND)’에 입주해 있다.

-제조업계 최고경영리더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방문,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참여 강조
지난 9월 12일 특별한 손님이 헤이그라운드를 찾았다. 매출액 6000억 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용접 전문 기업의 수장으로 제조업계의 최고경영리더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이 비콥 한국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는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사무실을 찾았다.

▲ 비콥 한국위원회를 찾은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맨 우측에서 3번째)

현대종합금속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 용접 재료와 장비를 수출하고 있으며, 1500명의 직원 중 절반이 해외에서 일하고 2009년 국내 용접업계 최초로 2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정은성 비콥 한국위원회 위원장과 이종현 소시얼엔터프라이즈네트워크(SEN) 상임이사와 함께 헤이그라운드 건물 투어, 다양한 소셜벤처들의 활동소개와 흥미로운 대화 등 소통의 자리를 이어나갔다.

김정태 MYSC 대표는 정 회장 일행에게 글로벌 무브먼트인 비콥(B Corp)에 대한 소개와 사회혁신의 주요 쟁점·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 정은성 비콥 한국위원회 위원장

정은성 비콥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기업이 목표로 하던 ‘주주 중심의 경영·이윤의 극대화’가 현재와 미래의 대중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란 것을 비콥을 통해 깨달았다”라며, “기업이 이익과 성과를 함께 공유·창출하고, 이해관계자를 포용하는 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전 세계가 원하고 있으며 이는 관심과 압박으로 이어져 비즈니스 트렌드를 바뀌게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최근 고객·잠재고객들은 과거와 다르게 제품·서비스 이면 즉, ‘어떤 무엇을 제공하는가?’ 에 대해 ‘그 기업은 누구인가?’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참여에 대한 수준을 평가·선택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은 “사회의 변화와 흐름이 비콥으로 인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그 움직임을 표현해주고 있는 듯하다”라며,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지만 국내 실정에 맞게 정착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 비콥 한국위원회 스태프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이어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중견기업들 또한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라며,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혁신의 소기업들은 더욱 힘들 수도 있다”라고 걱정했다.

끝으로 “그러한 상황에서도 청년들의 멋진 도전이 앞으로의 한국 사회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크다.”라고 청년들을 응원했다.

▲ (왼쪽부터)강에나 컨설턴트, 정은성 비콥 한국위원회 위원장, 김원희 연구원, 박정호 이사,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 김세은 컨설턴트, 김정태 대표, 이종현 소시얼엔터프라이즈네트워크(SEN) 상임이사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올바른 비콥의 국내 정착 위해선 소비자가 함께 해야
현재 우리나라에도 비콥 인증기업의 효시이며, 바이오생물 기술로 낙후된 지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제너럴바이오(GB)가 있다.

그리고 2012년 제주도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 약 6400여 대의 차와 25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카쉐어링 1위 쏘카(Socar)도 비콥 인증을 받았다.

이외에 국내 최초의 사회혁신 컨설팅·임팩트투자 기관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를 포함한 8개 기업이 비콥에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참여의 표준모델 ‘비콥(B Corp)’,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지만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의 말처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정착되어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대세로 자리매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소비자들 또한 기업이 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신뢰도를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비콥의 의지에 동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진제공=비콥 한국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