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구 두드림창업경제연구소 소장, “프랜차이즈 오너 중심 지배구조 지나쳐… 갑을관계 해소 해야”

[인물포커스]“프랜차이즈 문제는 ‘소프트웨어’…자영업자 교육지원 필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8.12.11 10:17

우리나라는 ‘자영업 공화 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자영업자가 많다. 2018년 6월 기준 570만1000명이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26.8%로 OECD국가 평균(15.4%)보다 높다. 자발적으로 자영업자가 된 경우는 많지 않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대규모의 정리해고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늘었다. 회사를 떠난 직장인들은 재취업이 쉽지 않다.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한 탓이다. 회사 밖을 나온 직장인들에게 주어지는 그나마의 기회는 자영업이다. 업주가 되기 전 기로에 놓인다. ‘프랜차이즈로 할 것이냐, 개인 사업으로 할 것이냐.’


프랜차이즈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는 박민구 두드림창업경제연구소 소장은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장점으로 ‘브랜드 파워’를 꼽았다. 인지도 면에서 개인 가게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제품 개발을 따로 하지 않아도 양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있고 고객 서비스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반면 경영 자율성이 없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또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는 과도하게 오너 중심인 점을 지적했다. 그는 “오너 리스크가 터지면 피해는 가맹점주가 받는다” 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중요한 것은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가 갑을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달 16 일 양재에 위치한 두드림연구소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민구 두드림창업경제연구소 소장/사진=더리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은 어떻게 발전하게 됐나

▶1976년 림스치킨이 1호점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1979년 맥도날드와 비슷한 롯데리아가 만들어지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이 본격화됐다. 1980년대에는 나이키나 명화당, 투다리 등이 들어서면서 대리점 형태로 발전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랜차이즈가 대폭 늘어난 시기는 1997년이 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회사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1997년 말부터 2002년까지를 프랜차이즈 르네상스 시기라고 한다. 커피숍, 제과점, 분식점, PC방 등 프랜차이즈 가게가 많이 생겼고 호황을 누렸다. 2003년부터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았다. 그때부터는 저가 아이템인 막걸리, 불닭, 삼겹살이 흥행했다. 2008년부터는 웰빙 아이템이 득세했다. 2013년부터는 경기가 침체되면서 저가 커피나 통닭, 순댓국, 뽑기방 등이 경쟁했다. 올해도 경기가 좋지 않아 전체적으로 가벼운 아이템이 성장하는 시기다.

-자영업자에게 프랜차이즈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프랜차이즈의 최대 장점은 ‘브랜드 파워’다. 개인 가게보다 인지도 면에서 월등하다. 두 번째는 개발 능력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모두 경험이 풍부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품 개발을 본사가 해주니 제품의 질이 좋고 따로 연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자영업자들은 사실 굉장히 외롭다. 매출이 떨어지면 그걸 혼자 해결해야 한다. 어떤 게 문제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프랜차이즈는 이걸 본사에서 담당한다. 본사 직원이 정기적으로 매장에 방문해서 지도하고 감독한다.

-단점은 무엇인가
▶경영의 자율성이 없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또 우리나라는 오너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 본사가 평판 관리를 못하면 후폭풍이 가맹점에 닥친다. 특히 2009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프랜차이즈 업체를 집중 육성했다. 1000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100개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프랜차이즈 업체를 키우다 보니 몸집이 커지고 오너 중심 구조가 만들어졌다. 본사의 갑질도 심해졌다. 본사에서 납품하는 제품이 비싼 경우도 많고 떠넘기기도 한다. 리뉴얼을 강요하기도 한다.

-2014년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년 기준으로 일반 업소는 생존율이 58.4%고, 프랜차이즈 가맹업소는 73%다
▶생존율은 높을 수 있지만 순이익이 더 많다고 볼 수는 없다.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에는 위약금 제도가 있어 기본적인 계약 기간이 있다. 또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포기하지만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에는 자영업자를 본사 직원이 꾸준히 설득한다. 그래서 생존율이 더 높게 나올 수 있다. 일반 자영업자보다 이익이 더 많아 생존율이 높은 게 아니라는 의미다.

▲/사진=뉴스1
“프랜차이즈를 이길 수 없으면 장사하지 말아야 한다?”…‘생존’ 위해 택한 자영업

우리나라는 중년층이 자영업을 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박 소장은 말했다. 사회 보장제도가 취약하고 연금제도가 복지국가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40~50대 직장인들이 회사 밖을 나오면 할 수 있는 것은 자영업뿐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10명 중 성공한 사람은 2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험이 있어서 자영업을 하기보다는 ‘할 게 없어서’ 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먹고살기 위해서’ 자영업을 하는 것이다. 40~50대가 회사에서 나오면 재취업이 어렵다. 우리나라는 사회보장제도가 잘돼 있는 편이 아니다.”

-프랜차이즈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나
▶초보라면 추천한다. 만약 제품 개발이나 판매, 고객 서비스까지 자신 있다면 독립해도 된다. 그렇게 개인 사업을 하려면 확신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없다면 처음에 프랜차이즈에서 배우고 독립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가 많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나
▶프랜차이즈 비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 급속히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프랜차이즈를 경영 측면에서 보면 일반 자영업자에 비해 뛰어나다. 본사로부터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교육받아서 서비스적인 측면도 좋다. 프랜차이즈가 많아지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자영업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재벌3세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한다
▶기업에게는 수익원을 창출하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일종의 경영수업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특히 외식분야에서 이런 점이 두드러지는데 이 업종은 리스크가 적다. 등용문으로 요식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구조는 아닌 듯하다
▶재벌3세들이 프랜차이즈 업계에 진출하는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사실 자영업자가 대기업보다 더 잘할 수는 없다. 그런 데다 대부분 식품·유통 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험도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싸고 좋은 제품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전통 거리에서도 프랜차이즈 가게를 볼 수 있다
▶전통 거리나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프랜차이즈는 매출이 그다지 좋지 않다. 일종의 홍보 효과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매장을 열면 저절로 홍보가 된다. 그런 효과를 노리는 거다. 실제로는 그 지역 전통 매장이 인기가 좋고 프랜차이즈는 잘되지 않는다.

-한국 프랜차이즈의 특징은
▶하드웨어는 잘 발달했다. 법적 문제나 제도, 매장 디자인, 외관 등은 전 세계 어디를 내놔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나 문화 적인 면이 뒤처진다. 가맹 계약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하고 본사와 가맹주 간에 서로 해야 할 기능과 이해도가 떨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다. 가맹주와 상생하거나 수평 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또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전문 능력보다 스펙만 보고 뽑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부터 전문가가 돼야 가맹 주들을 교육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있다면
▶1인 가족은 이제 지배적 사회현상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전에는 1인 가족의 먹거리는 그저 ‘때우는 것’이었다. 이제는 ‘혼블레스’라고 한다. 혼자 먹되 노블레스를 추구하는 것이다. 예전 에는 베트남 쌀국수가 유행하면 비슷한 것을 싸게 팔면 됐다. 가성비를 추구했다. 이제는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으려는 가심비(價心比)가 대세다. 앞으로 1인 가족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거기에 고급화가 반영될 것이라고 본다.

-내년에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어떤 아이템이 인기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지
▶이전에는 그냥 판매만 했다면 이제는 직접 만들어 판매도 하고, 교육도 하는 프랜차이즈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몇 군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재료를 판매하고 있다. 바느질이나 향초, 목공 분야의 프랜차이즈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프랜차이즈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부는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재정적인 지원 정책을 펼친다. 사실 돈으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업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장사가 잘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 대부분은 기초 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 자영업자를 위한 교육이 장사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또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갑을관계를 없애기 위해서는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본사에서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때 가맹점주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는 적어도 사전에 고지하도록 해야 한다. 법적 제도를 마련해 갑을관계를 해소해야 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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