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나눔과 소통을 묶어낸 ‘시루’, 지역을 생각하는 협력적 소비로 공동체성 강화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대상' 수상작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19.01.11 08:30

▲시흥시청 경제국 고미경 소상공인 과장
지역 내 소비의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시흥화폐 시루’가 지방 자치단체의 정책 경쟁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시 부문에서 가장 큰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달곤 심사위원장은 성남의 지역화폐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형태라고 말하며, 당찬 시도라고 ‘시흥화폐 시루’에 대해 호평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민과 관이 함께 지역화폐를 공부하자는 학습모임을 시작으로 출발했지만 세분화되고 다듬어졌다. 도입 과정에서부터 함께 만들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녹아들어 있다. 이에 <더리더>는 ‘시흥화폐 시루’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기 위해 정책 담당자를 만났다. 전국에서 최초로 지역화폐팀까지 꾸려져 그 전문성을 더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시흥시청 경제국 고미경 소상공인 과장이다. 처음 지역화폐를 고민할 때는 너무 막연했다. 어느새 시루도 출시하고, 소상공인과 전국 유일의 지역화폐팀까지 만들어졌다. 내년에는 전국 최초 전자 지역화폐인 모바일 시루 도입을 앞두고 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해줘서 이룰 수있었던 것 같다.

-시루의 도입 과정을 소개해달라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민과 관이 함께 지역 화폐를 공부하자는 학습모임을 시작했다. 이어 시민강좌와 워크숍을 진행하고 구체적인 실행 준비 조직으로 지역화폐와 관련한 각계 이해관 계자들, 이를테면 가맹점을 대표하는 상인회, 생협, 사회적기업 등 관계자와 사용자를 대표하는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및 관련 행정부서 담당자 등 24인이 모여 ‘시흥시지역화폐추진회’라는 민관 네트워크 조직을 결성했다.
추진회는 이후 ‘찾아가는 지역화폐 설명회’, ‘지역화폐 도입 시민설문조사’, ‘시흥형 지역화폐 이름 및 디자인 시민공모전’, ‘지역 축제 시범 사용’, ‘시민 열린토론회’를 개최했다.

이후 2017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에서 앞장서 2018년 3월에는 ‘지역화폐 학교’를 개설하고, 5 월에는 ‘시흥화폐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후 6월부터 9월까지 가맹점 모집을 펼쳐 9월 17일 첫 유통을 시작했다.
특히 ‘찾아가는 지역화폐 설명회’는 각 동별 통장회의, 주민자치회의, 유관단체회의는 물론 소규모 자리까지 포함해 150회 이상 실시되어 시흥화폐 시루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가장 큰 기반이 됐다.

시행 이후 올해 유통 목표액인 20억 시루를 출시 한 달여 만에 달성하고 현재 10억 시루를 추가 발행한 상태다. 시루를 쓸 수 있는 가맹점도 4,500여 개에 달한다. 대형마트, SSM, 대기업 프랜차이즈 등을 제외한 시흥시 내 골목상점 3 개 중 1곳이 가맹점인 셈이다.

시흥화폐 시루가 이렇게 성공적인 데뷔를 한 것은 시흥형 지역화폐 도입 과정에서 앞서 말한 것처럼 민관협력을 충실히 구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도입 전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협의하고 반영한 결과 타 지자체의 행정 주도 지역화폐 도입과정에서 간혹 보이던 갈등을 최소화했다.

▲시흥시청 경제국 고미경 소상공인 과장

-‘시루’라는 이름의 의미는
▶시민공모전을 통해 마련한 시흥화폐의 이름인 시루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시흥시의 ‘시(始)’와 한자어 묶을 ‘루(累)’가 합쳐져 ‘시흥경제공동체’를 의미한다. 두 번째는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마을에 시루떡을 돌리던 전통처럼 시흥 경제의 나눔과 소통의 도구가 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시흥 시민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시루’를 알리고 있나
▶동 주민센터, 아파트 관리사무소, 농협 등 판매 대행점, 상인회, 맘까페, 외식업중앙회 시 지부등 직능단체 등을 통해 포스터, 현수막, SNS 등을 통한 홍보와 함께 ‘찾아가는 지역화폐 설명 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속적인 홍보는 시흥화폐 시루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꾸준히 이어가야 할 과제다. 향후에는 연령대 별, 지역별, 홍보 채널별 홍보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다 세밀한 홍보활동을 펼쳐갈 계획이다.

-‘시루’의 판매나 제작, 그리고 환금은 어떤 곳에 서 담당하고 있나
▶우선 시루 종이화폐의 제작은 시흥시가 한국조폐공사에서 법정화폐에 적용하는 보안 요소를 넣어 제작한다. 제작된 시루는 시흥시 32개 농협에서 판매하며, 가맹점이 환금 시에는 농협을 통해 계좌 입금해준다.

-현재까지 이용 현황은

▶2018년 12월 초 현재 약 27억 시루가 판매됐다.
환금액은 약 15억 시루다. 확보된 가맹점은 12 월 7일 현재 4,506개소다.
내년에는 유통 규모를 늘려 200억 시루 유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관이 협력해 구매 캠페인을 확대하고 청년배당과 산후조리지원비 등 복지비를 시루로 전달해 실질적으로 지역 골목경 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자 한다.

-‘시흥화폐 시루’를 사용하면 좋은 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
▶사용자는 구매 시 5%(평시)~10%(명절 등 특별 기간)의 선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다. 예를 들어 9만5천원을 들고 농협에 가면 10만 시루로 구매해 현금처럼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가맹점은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고, 무엇보다 지역 소비의 역외 유출을 막아 가맹점의 매출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렇게 사용자도, 가맹점도 일거양득의 경제적 편익효과를 가질 수 있으며 나아가 지역을 생각 하는 협력적 소비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공동체성이 강화되는 사회적 자본 형성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시루’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2018년 1월 한국산업기술대에 맡긴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380억 시루 유통 시 역외 소비 감소율은 17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는 407명이었다. 시행 3개월여에 그치다 보니 아직까지 효과 분석을 위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상태다. 현재 지역 내 부가가치 창출효과 분석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이 정책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2019년 2월부터 스마트폰 앱을 깔면 시루 충전 후 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시루’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행 예정이다.
모바일 지역화폐는 위변조 원천 방지 등 기능적 효율성과 언제 어디서든 구매와 환금이 가능한 사용 편의성을 함께 갖춰 시루 사용에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흥시민들께 한마디 해준다면
▶이번 대상의 모든 영광을 도입 과정에서부터 시루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신 시민들에게 돌리고 싶다. 전국 최초는 아니지만 운영은 전국 최고의 모범 지역화폐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하겠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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