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韓日 갈등 커질수록 빌미 줘, 일본 극우화 길 열려”

국방위원장 역임 한국당 의원…“지소미아, 무역갈등 협상카드? 인식 오류”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백지수 기자 입력 : 2019.09.06 18:02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뉴스1
지난달 22일,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시한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냈던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같은 정부 결정에 “인식 오류”라고 평가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하루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지소미아는 단순히 한일 간 업무협약이 아니라 실제로 군사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한미일 안보협력 시스템”이라며 “이를 무역 갈등이나 경제보복을 해결하려는 협상 카드만으로 생각하는 것은 인식의 오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일 정부가 지소미아를 유지하고 한미일 동맹을 굳건히 하는 것이 오히려 일본의 극우화를 저지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일본과 정보 교류가 될 때 더 안전하지, 일본은 일본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동해 바다를 대하면 일본이 뭘 기획하는지 모를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최근 정치권의 야권 발 정계개편 움직임에는 “보수와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큰 그릇이 필요하다”며 유승민·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그룹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단순히 현역 정치인 한두 사람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특정인을 중심으로 하는 ‘인물 정치’를 경계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Q: 한일 간 지소미아 종료는 한반도의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향이 클 것이다. 국방위원장 재임 당시인 2016년 11월 23일 지소미아가 체결됐다. 관련해 만난 주한미군 사령관,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 등의 얘기는 지구가 둥글어서 북한이 쏜 미사일의 발사 지점과 탄도의 궤적, 탄착 지점 정보는 미국·한국·일본의 탐지 자산이 협력할 때 완벽해진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압도적으로 탐지자산(장비)이 좋고 최첨단이다. 우리는 첩보 위성이 없는데 일본은 5개나 있다. 북한을 들여다보는 인공위성이 7~8분에 한 번씩 계속 북한을 촬영하고 감시하는데 이 자료를 받아보는 것이 우리 안보에 중요하다. 또 지소미아는 한미일 안보협력 시스템이라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이를 경제보복이나 무역 갈등을 해결하려는 협상 카드로만 생각한다는 것은 인식 오류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 미사일이라는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간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동해를 지키는 데 일본이 상당한 도움이 된다.

Q: 동해에서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것인데 일본이 도움이 된다는 말이 와 닿지 않는다
저차원적 고민이다. 오히려 일본과 정보 교류가 될 때 안전하다. 군사 정보 교류가 아예 없이 일본은 일본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동해를 대한다면 일본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을 기획하는지 모를 수 있다. 오히려 충분히 군사협력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우방국가다. 늘 경계를 늦출 수는 없겠지만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다른 나라 영토를 본격적으로 침략·점령하려 하는 것이 내부 여건상 쉽지 않다. 더구나 한미일 동맹에 의한 안보 시스템이 있어서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 미국과의 동맹도 흔들릴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안보 외톨이’가 된다.

Q: 한미동맹 끈이 있는 만큼 미국이 중재하지 않을까
미국은 쉽게 중재 안 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경제·안보 면에서 굉장히 긴밀한 협력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기본전략도 일본이 먼저 제의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인도양 앞에서도 남중국해에서도 미국과 일본이 긴밀히 자유항행작전을 한다. 우리만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자칫 이 관계를 잘못 유지하면 한국만 외톨이 된다.

Q: 최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한국도 파병하길 원하는 시그널을 줬다
한국도 미국이 요청하면 파병해야 한다고 본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직 전쟁터도 아니고 어느 나라 특정 영토도 아니다. 이라크 파병과는 달리 우리 상선도 보호할 수 있다. 우리가 원유 수입할 때 호르무즈 해협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 생각한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소극적이었던 것 등 미국이 한국에 섭섭해하는 일이 많다. 한미 동맹에 금이 많이 갔는데 이를 더 회복·강화하는 차원에서 적극 고려할 만한 일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8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Q: 국군 해외파견활동법 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직접 발의하기도 했다. 계속 국방위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는 법이지만 이 법이 요즘 같은 국제 관계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 법은 해외 파병에 국회 동의 필요성을 높이고 국회 역할을 강화한 법안이었다. 현재는 해외 파병에 관해 국내 법체계상 관련법이 없다. 지금 유엔(UN) 평화유지군(PKO)으로 파병하는 것에는 근거법이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파병처럼 단순 다국적 군으로 파병하는 것은 근거법이 없다. 함부로 파병하지 말고 법 체계를 갖추자는 의미에서 발의한 것이다.

Q: 최근의 정치권 얘기를 언급 안 할 수 없다. 야권에서 정계개편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고 김무성 한국당 의원 같은 경우 우파 단일후보 얘기도 했다. 지금 보수가 많이 분열된 상황이고 탄핵을 대하는 시각도 많이 다르다. 앞으로 보수권의 움직임은 어떻게 전개될까
지금의 한국당은 너무 작은 그릇이다. 보수와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큰 그릇’, 보수·중도의 ‘빅텐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선거도 어렵다고 본다. 우리가 가진 것을 내려놓는다는 생각으로 빅텐트를 만들고 당을 다 합쳐야 한다. 그렇다고 국회의원들만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된다. 소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모든 국민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돼야 한다. 그러면 정치권 밖 시민들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단체도 포함이 돼야 한다.

Q: 최근 유승민·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도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시점 유승민·안철수라는 인물의 의미는 무엇인가
유승민·안철수라는 개인 정치인에 관심 있다기보다 보수가 좀 더 개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많은 국민을 대변하자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유승민·안철수 같은 사람들이 그런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어 했다. 물론 두 사람은 대선에 실패했지만 그런 부류의 목소리를 내는 국민들이 있는 것 아닌가. 그들과 같이하자는 뜻이다.

Q: 빅텐트에 우리공화당까지 포함해야 할까
우리공화당은 보수가 개혁하는 데 있어서 곤란하다. 우리공화당은 예를 들면 최순실 문제나 박근혜 대통령을 아직도 활용·이용만 하려는 정치를 한다. 그런 문제의식은 곤란하다. 이제 당이 새롭게 출발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고 있으니 걱정하는 국민은 하나가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보수·중도라면 다 뭉쳐야지 어떤 사람이 상징이고 하는 것은 없어야 한다.

Q: 결국 좀 더 시민사회로 나아가자는 것인데 한국당은 계속 장외투쟁에 나서지만 여론 반응이 별로였다
우리의 정치 행사에 국민들이 공감해주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집회에 나가보면 태극기 부대나 동원한 당원들밖에 없으니까 일반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정치 집회가 아니게 된다. 단순히 광화문에 간다고 해서 시민 집회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민단체와 미리 연락해서 토론회도 해야 하고 행사 진행과 기획부터 고민해야 한다. 집회에서 연사로 나오는 것도 일반적으로 당 대표 다음 원내대표 등 거의 순서가 다 정해져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시골에서 네다섯 시간 버스 타고 집회에 온다. 그러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박탈감과 분노를 느끼는 청년들이나 학부모들이 나온다든지 일반 시민들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그래서 당 지도부가 투쟁의 열의는 있는데 우리 당이 어떻게 국민들 목소리를 담아내고 대변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
1967년 경기도 포천 출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석사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국정관리학과 박사
YTN 기자
제18·19·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
새누리당 수석대변인
제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회 위원장
바른정당 최고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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