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민주시민교육 국제심포지엄, 선거연수원에서 열려

이종희의 정치살롱

선거연수원 이종희 교수 입력 : 2019.11.04 18:42

▲이종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사회학 박사
2019년 민주시민교육 국제심포지엄 <지속 가능한 민주시민교육의 길>이 10월 25일 선거연수원에서 개최되었다. 국제심포지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세환 사무차장의 개회사로 막을 열었다. 심포지엄의 전체 진행은 선거연수원 김광주 서기관이 담당했다. 

건국대학교 이현출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민주시민교육의 제도와 도전’에 관한 세션에서 노르웨이 아그데르대학교 알렉산더 루저(Alexander Ruser) 교수는 ‘독일 민주시민교육의 제도와 도전’을 주제로 발제하고, 토론자로는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 한국사무소 크리스티안 탁스(Christian Taaks) 소장, 경기대학교 김택환 교수, 독일정치연구소 조성복 소장, 선거연수원 이종희 교수가 참가했다. 이어서 노르웨이 오스틴 주페달(Øystein Djupedal) 아렌달스카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장은 ‘북유럽 정치 페스티벌의 추진 전략’에 관해 발제하고, 토론자로는 아주대학교 김영래 (전) 총장, 연세대학교 김인춘 교수, 경희대학교 서현수 객원교수, 한국시민교육연합 이만복 교수, 선거연수원 문은영 교수가 참가했다.

루저 교수는 독일 민주시민교육의 역사, 발전과정과 체계에 대해 분석 한 후, 도전 과제에 대한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독일에서 사회 및 정치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Eurobarometer의 한 연구에 따르면 2017년 독일 유권자 중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64%였으나 언론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43%에 불과했다”라고 분석했고, 도전 과제에 대해서는 “첫째, 독일 통일이 완성되어야 한다. 구동독 지역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도가 하락하고 있다. 통일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정당과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도에 있어여전히 동·서독 간 차이가 존재한다. 시민교육 기관들은 정당에 대한 불신이 정치적 무관심 혹은 민주적 원칙의 거부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서독 지역 모두에 시민교육이 제공되고 있지만 구동독 지역에서는 미비한 면이 있다. 그렇기에 구동독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둘째,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어 시민교육에 있어서 ‘다양성의 존중’이 강조된다. 현재의 민주주의 체계가 ‘불공평’하고 일부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된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독일의 시민교육은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자신의 경제적 여건에 대해 우려하는 시민들을 민주적 토론의 장으로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셋째, 시민 교육은 시민들이 늘어나는 정보, 뉴스, 의견, 정치 선전의 홍수를 다룰 수 있는 스킬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치명적 결점 중 하나는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명백히 거짓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안들조차도 굳게 믿었다는 사실이다(Hett 2018: 30)”라는 연구를 인용하면서 루저 교수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상황에 대한 이러한 묘사는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상황에도 맞아떨어진다. 정치적 커뮤니케이션과 언론에 대한 신뢰의 하락은 아마도 오늘날 독일 시민교육이 직면한 도전과제 중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독일대안당(AfD)과 같은 정당은 비판적 언론을 ‘거짓말하는 언론(Lügenpresse)’으로 치부하고 저널리즘, 언론, 궁극적으로 ‘사실’에 대한 불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뿐 아니라 이를 부추기고 있다. 
▲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 한국사무소 크리스티안 탁스(Christian Taaks) 소장(왼쪽부터), 노르웨이 아그데르대학교 알렉산더 루저 교수, 건국대 이현출 교수가 민주시민교육의 제도와 도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제공 선거연수원 양신혁
정치 캠페인과 정치 토론에서 새로운 SNS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넷째, 정치적 대안을 유지해야 한다. 90년대 후반 복지국가의 후퇴, 9.11 이후 새로운 안보 정책, 2007~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 구제에 납세자의 세금이 사용된 문제 등을 살펴보면 결국 대안의 부재로 인해 정치적 토론이 대체로 중단되었다. 독일에서 새롭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한 정당이 당명을 ‘독일대안당(AfD)’이라고 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정당이 언론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고 민주주의의 다양성 원칙을 거부한다는 사실은, 과거 독일의 역사를 감안할 때 시민교육자들에게 특히 우려할 만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독일 시민교육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독일 시민 교육이 현재 직면하는 문제는 과거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와 마찬가지로 ‘중도’ 정당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 민주적 정당, 그리고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불만이 동독에서 더 팽배해 있다는 사실은 독일 통일이 아직 완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불평등의 증가로 인해 정당에 대한 환멸이 확산되고 있다. 선출직 정치인들이 정치적 대안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인식은 ‘독일대안당(AfD)’의 탄생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독일 역사를 감안하면 이런 현상은 우려할 만하다. 

민주주의는 당연시 여겨져서는 안 되며 지켜야 하는 대상이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정치적 구호, 삶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정책과 정치에 참여하는 스킬이 연마되었을 때 비로소 지켜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시민교육이 필요하고, 이것이 우리가 희망을 가지는 이유이다. 오늘날 민주주의와 시민교육이 직면한 도전과제가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을 가져온 문제와 유사하다 하더라도 2019년의 독일연방공화국과 시민교육 체계는 1919년과는 매우 다르다. 연방 및 지방 정부 차원의 포괄적인 시민교육 체계와 교육 및 윤리 원칙에 대한 합의가 존재하므로 현재의 독일은 바이마르 공화국이 가지지 못했던 강력한 도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오스틴 주페달 아렌달스카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장은 “아렌달스카는 아렌달에서 33번째 주에 열리는 일주일간의 페스티벌이다. 아렌달스카는 정계, NGO, 기업, 언론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여 정치현안과 미래의 정치에 대해 논의하는 전국 단위의 정치페스티벌이다. 아렌달스카는 특정 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조직이며 정치 관련 토론, 민주주의의 강화를 목표로 한다. 민주주의는 현재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각국에서 극우파가 지지를 받고 있으며 노르웨이 또한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아렌달스카이다. 2011년 아렌달스카는 테러로 인해 무산되고 2012년 개최된 이후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렌달스카의 발전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는 “인구가 약 4만5000명의 작은 도시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약 1만2000명이나 참가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약 200개 스탠드와 부스가 설치되어 여러 단체가 참여해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고 있다. 금요일은 민주주의의 날인데, 모든 학생이 기업가, 정치인들과 이야기를 하며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를 배운다. 민주주의는 강요되어서는 안 되며, 젊은이들이 스스로 의견을 개진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렌달스카의 성공요인으로 “NGO, 정당, 기관, 재계, 일반인이 이런 행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해관계자들의 참가를 유도하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고, 특정 업체나 종교를 위한 자리가 아닌 엄격한 참가규정도 성공의 요인 중의 하나이다. 아렌달스카에서는 일체 물품을 파는 것이 금지된다. 

커피나 음료도 팔 수 없으며, 참가 비용은 무료이다. 이와 함께, 약 500명의 언론인이 참가해서 1주일 내내 생방송을 한다. 아렌달스카에는 노르웨이 총리, 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참가해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각 정당 지도자들이 아렌달스카에 참가한 것에는 언론 보도도 한몫을 하고 있다. 아렌달스카는 사회 구성원들 간 양질의 대화방식을 지향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큰 담론의 장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2019년 민주시민교육 국제심포지엄에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선거연수원 양신혁
그는 “아렌달스카는 북유럽에서 가장 큐모가 큰 정치축제이다. 2019년에 1,261개의 행사가 114곳(배 21척 포함)에서 개최되었고 정치박람회는 204건이 개최되어 1,200여 명이 참가했다. 토론 참석자만도 3,728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중복 참석자를 포함시킬 경우 토론 참석자는 무려 18,500명에 달한다. 또한, 438개의 언론사가 참가했고, 480개의 미디어 플랫폼에서 다루어졌으며 총 방문자수는 약 10만 명에 달한다. 2019년 주요 테마는 기후변화, 헬스케어, 실업률, 기업, 민주주의였다”라고 설명했다. 아렌달스카의 조직 구성은 다음과 같다.

주페달 위원장은 “아렌달스카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대규모 연간 포럼이다. 여기서는 미래지향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아 사회에 제공하고 있으며, 아렌달스카는 초정파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 회복에 일조하고 있다. 아렌달스카는 의회보다 더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결론을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소통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치인들은 열린 광장에서 시민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아렌달스카는 사람들을 다시 정치에 참여시키고 신뢰를 구축해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민주시민교육의 활성화>에 대한 세션은 서울교대 남경희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경기대학교 박상철 교수, 동국대학교 박명호 교수, 경인교대 장준호 교수가 기조발제를 통해 2019년 선거연수원에서 개최된 3차례의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세미나 내용을 공유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알렉산더 루저 교수, 오스틴 주페달 아렌달스카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장, 독일 비텐 헤르데케대학교 아만다 메이친(Amanda Machin) 교수, 숭실대학교 신정섭 교수, 흥사단 문성근 국장, 영산대학교 장은주 교수, 선거연수원 장성훈 교수가 참가하여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총괄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김태식 제도연구부장은 “올해로 15회를 맞이한 이번 민주시민교육 국제심포지엄에는 국내외의 최고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학술적인 발표와 토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해외의 다양한 사례까지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어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러한 국제심포지엄이 학문발전에 기여하며 상호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이 되고 지속 가능한 민주시민교육의 길을 밝히는 하나의 등불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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