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대구·경북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할 것”

IT·에너지 등 지속가능한 4대 유치업종 집중해 지역 일자리 창출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19.11.11 11:11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사진=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제공
경제자유구역(Free Economic Zone)은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의 일환으로 해외 자본과 기술의 국내 유치를 위해 정부가 특별히 지정한 지역을 말한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외국기업에게 세제 감면, 인프라 제공이나 노동 관련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시작으로 현재 우리나라에는 부산·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경북, 충북, 동해안권 등 총 7개 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이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은 2008년 동북아 지식기반 제조업과 서비스업 허브 구축을 위하여 설립됐다. 4대 청장을 맡고 있는 이인선 청장은 이과대 교수에서 정부 출현 연구센터장, 경북도 정무부지사, 경제부지사를 거쳐 이 자리에 왔다. 그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곳은 모두 진리다)’을 소신과 철학으로 삼아왔다”며 “잘 먹고, 잘 사는 우리 대구경북을 만들기 위해 어느 자리가 됐든 최고의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전국에 경제자유구역청이 총 7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대경경자청)은 어떤 곳인가
▶대구와 경북지역의 외국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적화된 경영 환경과 정주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토지와 함께 공장 설립 원스톱 인허가를 제공하고, 임직원들이 편히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달리 대구시와 경상북도, 두 개의 지자체가 참여하는 조합 형태의 조직이다. 청에서 일하고 있는 110명 인력을 대구시에서 55명, 경북도에서 55명을 파견받으며, 관할지구가 총 8개인데 대구와 경북에 각각 4개씩 있는 등 경제통합의 상징적 기관이다.
2008년에 경자청이 설립돼 이제 10년이 조금 넘었다. 10년 동안 기업이 많이 유치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구는 기업 지원을 주로 하고, 경북은 기업 유치를 목표로 두고 있다. 대구경북은 인천과 부산처럼 국제공항이 넓지 않고, 항만도 활발하지 않으며, 땅값도 비싸다. 이런 경우 합작투자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대구 기업들의 기술·상품을 가지고 해외 무역상담회나 수출상담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상대국 기업들은 투자 설명을 들을 기업들을 모아 조인하는 등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산업, 기업환경의 특성은 무엇인가
▶대구경북의 산업환경은 대한민국 산업구조의 변화를 그대로 닮았다. 1970년대는 섬유·철강, 1980년대 전자, 1990년대 자동차, 2000년대 휴대폰 등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입지적으로는 낙동강의 풍부한 수량과 전력을 활용해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현재도 세계 최대 IT단지와 자동차 산단이 포진해 있고,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부품 산업의 중견·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다. 지역 내 총생산에서 제조업 비중은 37.7%, 제조업 종사자 비중은 24.7%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특히 지난해 대구시 창업기업 1039개 중 30.6%가 제조업일 만큼, 제조업이 강세다.
우리 지역은 인재, 교통망, R&D 등에서도 우위를 자랑한다. 영남대, 경북대, 금오공대, 계명대 등 지역 내 51개 대학에서 매년 배출되는 4만5000명(이공계 1만7000명)이 지역기업들의 든든한 인재 공급원이 되고 있다. 또한, 공항·철도·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광역교통망과 함께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포스텍·뇌연구원 등 다수의 국책기관과 지역 연구기관 등을 통해 업종별로 해당 기관들과 협업할 수 있는 탄탄한 R&D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것도 지역의 강점이다.

-지역 여건에 따른 기업유치 전략은
▶이런 지역적인 여건에 맞춰 기업 유치를 위한 2가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첫째로, 8개 지구마다 산업별로 특화된 맞춤형 부지를 제공하고, 입주 기업의 판로 지원을 위해 동남아 무역사절단과 투자유치단을 꾸려 지구별로 동남아 기업들과 합작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입주기업을 위한 법률·회계·노무 등 ‘기업애로 자문단’(10개 분야, 35명 전문가) 활동과, 건축-지적-환경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찾아가는 기업상담실’(주 2회)과 ‘현장민원실’ 운영을 통해 입주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제자유구역 성과평가’에서 개청 이래 처음으로 최우수등급인 S등급을 받았는데, 어떤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나
▶경제자유구역 성과평가는 2010년 도입된 이후 매년 시행되고 있다. 우리 청은 총 14개 평가 항목 중 8개의 정성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다. 지난 2년간 지구개발과 투자유치 못지않게 ‘기업지원’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현재 입주한 국내기업(460개)과 해외기업(26개)에 대한 기업지원, 수출상담회, 투자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합작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다른 청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현재 개발 중인 지구에 대한 빠른 실시계획 승인과 부지 확보 노력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기업의 유치와 지원을 위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활용한 것도 큰 몫을 했다. 그동안 우리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일 수 있는 회의와 포럼을 주최하여 기업 유치 홍보를 하고, 그들이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런 부분이 평가에서 중요한 잣대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관장 리더십 부문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 어떤 목표를 갖고 기관 운영에 임했나
▶우선 부임하면서 조직 개편을 했다. 대구와 경북을 지역별로 구분해온 기존 조직을 개발·유치로 통합하여 유기적 조직으로 재편했고, 지구별 개발 상황을 고려해 사업부서와 지원부서 간 기능적인 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모시켜 ‘내부소통-네트워킹-현장밀착’의 내실경영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13일 개청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의 비전도 제시했다. ‘지속 가능한 글로벌 혁신성장거점 DGFEZ’라는 비전을 통해 4대 중점 유치업종(IT, 첨단의료, 첨단부품, 에너지)에 집중하고 지역 일자리를 만들었다. 연도별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라 기업을 몇 개 유치하고, 일자리 창출은 얼마나 할 것인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한 것이 도움이 됐다.

-지역경제활성화 원동력으로 네트워킹을 항상 강조해왔다. 왜 네트워크가 중요한가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지역협력연구센터(RRC, Regional Research Center) 사업을 대구에 유치하면서 본격적으로 공직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DGIST 원장과 경상북도 정무부지사, 경제부지사로 재직하는 동안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네트워킹’을 강조했다. 공직에서 맺은 인맥들이 확대·재생산되면서 새로운 기회 또한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정부 예산 확보와 대외협력 활동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신남방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신남방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국가와의 경제 협력이 필수다. 신남방국가 기업의 대구경북 유치를 위해 각 나라를 다니면서 투자설명을 하고 조인트 미팅을 했다. 그동안 20년 공무하면서 다져온 네트워크가 있어 상대방 국가의 대사, 상무관, 개발지역 구청장 등과 미팅을 여러 번 성사시켰다. 내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관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해야 할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현재 산업환경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발전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은 IT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이 핵심이다. 철강이 중심이었던 포항은 상황이 어려워졌지만 바이오와 신소재, 배터리 중심으로 바뀌면서 방향을 전환시켰다. 경자청도 이런 변화에 따라 IT융복합, 첨단의료, 부품소재, 에너지 등 4대 중점 유치업종에 초점을 맞춰 투자유치와 일자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최적의 경영 환경과 최상의 정주 여건을 제공하기 위한 지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구 4개 지역의 경우 △국제패션디자인지구는 주거·상업·산업시설이 모두 갖추어진 섬유·패션 특화단지로, △신서첨단의료지구는 스마트의료 인프라가 갖추어진 첨단의료산업지구로, △테크노폴리스지구는 자연환경과 생활인프라를 두루 갖춘 미래형 첨단과학도시로 △수성의료지구는 쾌적한 주거환경이 바탕이 되는 메디컬, IT·SW 특화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경북 4개 지역은 △영천 첨단 부품소재산업지구는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소재 산업 클러스터의 중심지로, △경산 지식산업지구는 차세대 건설기계, 부품 및 첨단 메디컬 신소재 테스트베드 구축지로, △포항 융합기술산업지구는 그린에너지, 바이오 부품소재 R&D 육성지구로 △영천 하이테크파크 지구는 지능형 자동차부품 등 첨단산업단지로 육성한다.

-대구경북에는 산업별로 특화된 대학이 많다. 지역의 인재 활용과 일자리 매칭에 대한 계획은
▶대구경북의 가장 큰 강점은 대학과 인재다. 바이오·금속소재에 특화된 포스텍, 기계·섬유에 강한 영남대, 전자 및 전자통신에 경쟁력이 있는 경북대와 자동차부품에 특화된 계명대가 있다. 총 51개 대학이 포진해 있고, 매년 이공계 출신 1만7000명의 학생이 졸업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입장에서의 판매처가 확실하다는 강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울산 현대자동차, 구미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입주기업들의 확실한 시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특화된 지역대학 졸업생들은 우리가 유치한 경제구역 내 특화산업에 맞춰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아울러 직원교육이 필요한 기업에는 일자리 박람회 등 기업과 대학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대학은 기업이 바라는 인재를 육성하여 제공하고,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필요한 시기에 원활하게 확보함으로써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경자청이 앞장서고 있다.

-대학교수에서 과학자를 거쳐 경상북도 정무부지사와 경제부지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대경경자청을 이끌고 있다. 어떤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있다고 느꼈나
▶이과대학 교수로 지내다가 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 지역협력연구센터장으로 가면서 연구센터사업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2007년 9월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DGIST 2대 원장으로 취임해 이곳을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와 함께 3대 국가과학기술 핵심기관으로 만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장 마음이 편했던 때는 교수시절이었다. 학생들과 연구에만 매진했던 랩미팅 때가 그랬다.
가장 열심히 했고, 중압감이 컸던 자리는 경상북도 부지사 시절이다. 최초의 여성 경북 부지사였다. 안동 종택에서 제사를 지낼때 지사가 부재하면 부지사가 해야 하는데 여자이기 때문에 종택 어른들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어르신들을 만나 잘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결국 해냈다. 어렵게 오른 자리에서 ‘내가 못하면 사람들은 날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가장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부지사 시절 경북도 예산이 약 7조원까지 늘었는데 시군별로 고루 예산을 분배하고 발전전략을 짜면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현재 청장으로서는 범위가 조금 좁혀져서 기업들을 더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투자유치 업무에 그동안 쌓아온 국비확보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 중·남구 지역구 출마설이 있는데, 현재 입장은 어떠한가
▶과거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 적이 있어서 계속 언급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 지난 총선 때는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축출을 당하면서 이른바 ‘유승민 키즈’를 한꺼번에 바꾸자는 여론 때문에 여성 국회의원 몫으로 중구·남구에 출마를 준비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여성 전략공천으로 수성을 지역에 출마했다. 어쨌든 새로운 지역이 정해지면서 12~13일 정도 선거운동을 하고 낙선했다.
다시 내년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중구·남구에 출마한다’, ‘아니다, 수성을 출마다’. ‘비례대표로 가지 않을까’, ‘청장을 연임한다더라’ 등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현재 대구의 12개 지역구 국회의원 중 여성이 없다. 당과 지역에서 권하고 있지만 저 본인은 어떤 길을 갈지 아직 정한 것이 없다. ‘지금은 내 자리에서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게 제 입장이다. 사과나무의 열매를 따는 게 임무다. 열매를 수확할 때쯤 다시 이야기하겠다.

-‘우리 대구경북은 어떻게 먹고살까’ 하는 고민이 가장 크다고 했다. 앞으로는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갖고 나아갈 생각인가
▶모두가 수도권에 살면 좋지만, 우리나라 국토 전체가 수도권이 될 수는 없다. 지방이 잘 살아야 나라에 태평성대가 온다. 그러려면 지방 기업들이 잘돼야 한다. 그리고 그 지방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인력은 지방인력이다. 지방인력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을 도와야 한다. 선택과 집중만 강조할 게 아니라 배분을 해야 한다.
그런 고민을 중앙정부가 일률적인 잣대로 하면 안 된다. 서울은 기업형편이 좋고 우수한 인력이 많지만 지방은 거의 98%가 중소기업이고, 인력은 지방대 출신이다. 무조건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안 된다. 결국 중앙정부도 ‘지방 살리기’를 말하기 위해서는 기업 먼저 살려야 한다. 기업 살리기의 핵심은 결국 사람, 젊은이의 일자리이지 않을까. 젊은이가 떠나지 않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 대구는 대구만이 아니라 주변에 경북, 경산, 구미 등이 있어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상생하면서 공감하는 게 필요하다. 대구경북 젊은이들이 고장에 남아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 그런 도시를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1959년 5월 2일생
영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학사
영남대학교 식품미생물학 석·박사
계명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교수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연구센터(RIC) 소장
대구신기술사업단 단장
지식경제부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 위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
경상북도 정무부지사, 경제부지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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