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싱가포르에서 ‘제4차 KIEP 신남방포럼’ 개최

이재영 KIEP 원장, 역내 자유무역체제 강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아세안의 전략적 공조 및 협력 강화 주문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영복 기자 입력 : 2019.11.11 13:40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이재영)과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EAI)는 11월 7일(목) “신(新)국제환경·신남방정책과 한-아세안 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싱가포르에서 ‘제4차 KIEP 신남방포럼’을 개최했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3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재영 KIEP 원장을 비롯해 버트 호프만(Bert Hofman) EAI 소장, 안영집 주싱가포르대사, 트로이 스탠가론(Troy Stangarone)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 사라 통(Sarah Tong) EAI 선임연구위원, 정영식 KIEP 신남방경제실장, 정의혜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심의관, 션 호(Shawn Ho)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RSIS) 부연구위원,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탕쉬문(Tang Siew Mun) 동남아연구소(ISEAS)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석하여 신남방정책, 보호무역주의 대응과 역내 평화를 위한 한-아세안 협력 방향에 대해 발표 및 토론을 진행했다.

이재영 원장은 개회사에서 미중 통상갈등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글로벌 자유무역주의 체제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국가들 간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내 자유무역을 이끌어온 한국과 아세안이 자유무역체제 공고화에 앞장서야 하며, 이번 달에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RCEP 타결 선언을 계기로 신남방정책 가속화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그간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온 아세안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1,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개최되었던 만큼, 아세안이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축사를 맡은 안영집 주싱가포르대사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은 한국 외교의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과거 우리나라의 대(對)아세안 정책이 긴급한 현안이슈들로 인해 종종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반면, 신남방정책하에서 대(對)아세안 정책은 그 자체로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시의성 강한 이슈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첫 세션인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대응을 위한 한-아세안 협력 전망”에서 트로이 스탠가론(Troy Stangarone)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미중 통상분쟁으로 일부 아세안 국가들이 수혜를 입어 대미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불공정한 수단에 기인했다면 미국이 이의 시정을 위해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배드 딜(bad deal)’ 보다 ‘노 딜(no deal)’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제조업 부문에서 미국에 유리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 한 미중 무역분쟁이 더욱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식 KIEP 신남방경제실장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가 한국 기업의 수입선 다변화, 기존 재고의 사용, 일부 제품의 국내 자체 생산 등으로 아직까지는 한국이나 아세안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장기화되거나 자동차 등 여타 품목으로 확대될 경우 글로벌 및 역내 가치사슬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한-아세안은 역내외 보호무역주의를 막고 자유무역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다각적인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남방정책과 한-아세안 협력의 미래” 세션에서 정의혜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심의관은 지난 2018년 8월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위원회를 중심으로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 등 3P 분야에서 16개 정책목표와 57개의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11월에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한-아세안 협력관계에 획기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번 회의를 통해 한국은 1989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이후 30년을 평가하고, 향후 30년의 청사진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션 호(Shawn Ho)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RSIS) 부연구위원은 아세안 회원국 모두 한국의 신남방정책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10개국 순방과 곧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각 분야별 대표사업이 발굴 및 시행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동아시아 평화와 한-아세안 협력” 세션에서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한국과 아세안이 중심이 되어 중견국들 간 평화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KIEP는 신남방정책의 내실화를 위해 2018년 ‘KIEP 신남방포럼’을 출범하고, 국내 각계 전문가들 간 교류 활성화와 해외 신남방지역 싱크탱크들과의 교류 확대를 추진해왔다.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전략국제연구소(CSIS), 베트남 사회경제정보·예측센터(NCIF)와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고 상호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금번 포럼은 신남방지역에서 개최된 세 번째 국제세미나로 급변하는 국제환경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한-아세안 간의 협력 및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미국, 중국, 아세안 전문가들이 참석해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미국, 중국, 아세안의 입장을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일본의 대(對)한 수출규제가 한국뿐만 아니라 아세안 역내 가치사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하고, 역내 무역자유화에 대한 한-싱가포르, 한-아세안 협력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또한 이달 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신남방정책과 한-아세안의 미래 파트너십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싱가포르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와 한국의 공조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싱가포르가 한-아세안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향후 KIEP는 EAI를 비롯한 싱가포르 싱크탱크들과 협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pyoungb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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