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인생 멘토링도 최강, ‘사탐’ 1타강사

“스펀지 같은 학생들에게 공부 솔루션과 삶의 즐거움 전달 기쁨”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0.01.16 13:49
▲이지영 이투스 사회탐구 대표 강사/사진=더리더
스타강사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스타강사들을 두고 ‘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를 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졌다고 말한다. 스타강사의 수강생이 10%만 움직여도 그 지역은 아수라장이 된다고 한다.
<더리더>는 사회탐구 부문에서 압도적인 1타강사(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강사들을 일컫는 말로 '스타강사'와 비슷한 말)인 이지영 강사를 만났다. 이 강사는 명실공히 사회탐구 1타로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이 강사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세화여자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EBS강사로 활약하면서 스타강사로 부상했다. 꼼꼼한 준비와 분석으로 라이벌 강사를 제치고 당당히 1타강사로 등극, 현재는 독보적인 위치에 이르렀다. 

2012년, 2014년에는 EBS에서 사회·문화, 생활과윤리 최우수 강사상을 수상했고, 2018년에는 EBS 공로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이투스에 영입되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스타강사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울증 극복방법’에 대해 내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부터다. 부끄럽게도 나는 중학교 때 우울증과 생활고 때문에 자살 시도를 했었다. 죽으러 갔는데 무섭고 죽기 싫은 마음이 들더라. 내 스스로를 너무 사랑해서 완벽하고자 하는 마음이 자기파괴를 생각한 거 같다.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너희도 죽고 싶은 순간이 왔을 때 ‘나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완벽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여주라고 조언했다.
상처받고 지친 아이들을 다시 살고 싶게 만드는 역할이 내 재능이나 사명이라면 그간 받은 사랑을 이런 방식으로 갚아나가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 강사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는
▶대학에서 법학을 부전공하다가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사실 고시를 독하게 해봤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화여고에서 교직생활을 했는데 사법고시 준비하느라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아이들이 나를 좋아해줬다.
그때 내가 가르치는 일에 재능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에서 아이들만 30명 만나는 거 말고 더 많은 사람을 가르치고 싶었다. 교수가 되고 싶어서 미국유학을 떠났지만 학비와 생활비를 혼자 벌어서 학업을 마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대학원 학비와 유학자금을 모으기 위해 생계형 주말 알바로 학원 강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마치 준비된 것처럼 운 좋게 유명해졌다. 과목 인지도가 좋아진다든가 입시 정책 변화로 ‘사탐’이 중요해지는 행운이 이어졌다. EBS 최연소 사탐강사가 되었는데 EBS 연계율 70%를 강화시키는 정책이 나오고 이런 상황들이 잘 짜인 시나리오처럼 나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했다.

-특별한 강의 노하우나 비결은
▶보통 학력이 좋은 강사를 뛰어난 강사라고 알지만 공부를 너무 잘했던 사람은 왜 아이들이 여기에서 꼬이는지를 모른다. 핸디캡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포인트에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지 각종 Q&A 게시판을 하루에 천 개씩 읽었다. 국어 이해도 어려워하고 말을 꼬아 출제하면 더 어려워한다는 걸 파악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문제를 이해하고 강의했더니 학생들이 궁금증이 해결된다는 말을 많이 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전국에서 몇백 명이 보내는 이메일에 전부 다 상담을 해줬다. 이런 방식의 이메일 상담을 강사 초창기에 5년을 지속했다. 이젠 유튜브로 하고 있지만 그때는 거의 300통에 달하는 이메일 답장을 했다. 그렇게 몇백 통에 가까운 질문 이메일을 읽고 나온 노하우가 강의에서 멘토링으로 이어졌다.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멘토링 강의로 유명해졌다.

-강사라는 직업의 장점은
▶강사라는 직업은 학생을 많이 만난다. 하나같이 정말 성공하고 싶고 행복하고 싶은 학생들이 앉아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인다. 학생들에게 공부의 솔루션이나 삶의 즐거움을 전달해주는 기쁨이 있다.
또 제자들이 매년 성장하니까 동사무소나 구청에 가도 제자들이 앉아 있는 경우가 있다. 사회 각지에서 성공한 제자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다.

-최근에는 학원 강의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강연도 자주 하는 것으로 안다
▶이전엔 성취 지향적, 목표 지향적인 사람이었다. 마음먹은 건 꼭 이뤄내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다. 20대에 이런 독한 의지를 바탕으로 내가 일하던 분야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사람들도 이런 나의 의지나 열정을 배워야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 스스로 혹사했던 거 같다. 그러다 갑자기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이런 것들이 죽고 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프고 나니 그제야 나를 쉬게 하고 나를 사랑해줄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때부턴 ‘건강하면 무슨 일을 할까’에 대해 고민했다. 그때까지 250만 명의 학생에게 나의 성공 방식대로 3시간만 자고 공부하고 다이어트도 혹독하게 하라고 잘못 가르쳤더라.
건강해지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라고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본주의 세상의 입시체제에서 스스로의 상품가치를 개발하라는 말을 듣고 살았을 텐데 누구 하나쯤은 더 쉬고 더 자도 된다는 말을 해줘야 한단 생각이 들었다. 기적처럼 아픈 것이 낫고 나니 나의 생각들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 강연을 하면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 장학생을 선정해서 운영하는 ‘천효재단’을 설립했다. 청년부를 만들어서 농촌지원활동을 나갔고 세미나도 월 1회 열고 있다.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던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공교육 강사가 아니라서 진정한 교육자라 칭하기엔 그렇다. 내가 학생들과 나누는 방식대로 EBS에서 공로상도 수상하고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사교육 강사다.
내가 생각하는 건 사교육 강사라도 깨끗한 장사를 하자는 거다. 대치동에서 들을 수 있는 강의를 연간 10만원에 제공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똑똑한 것도 매력적인 것도 아닐 수 있는데 그간 과한 보상을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받은 보상을 사회에 갚을 방법을 생각했다. 물론 무료는 아니지만 좋은 강의를 대치동 현장강의보다 훨씬 저렴하게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지영 이투스 사회탐구 대표 강사/사진=더리더

-인강사이트와 이지영닷컴 오픈 이유는
▶메가스터디나 이투스 등 핵심적인 강의 플랫폼이 있지만 이곳에선 입시 성공에 초점을 맞춰 가르칠 수밖에 없다. 조금 더 넓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다른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인자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했다. 이전엔 톱 클래스 스타강사들이 사생활을 오픈하면서 학생들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수능 성적에 도움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생기고 나니 학생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최근에 이런 사이트를 오픈한 것도 그런 이유다.
유튜브를 시작하니 학생들이 선생님 이런 거 하실 줄 몰랐다며 소통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동안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도 하지 않았다. 유튜브 시작한다고 영상 하나 올렸는데 24시간만에 만 명이 구독해줬다. 너무 고맙고 놀라웠다.

-최근 자사고 이슈가 있었다
▶나는 충북 진천군에 있는 진천고를 졸업했다. 지금은 물론 학교가 달라졌지만 그 당시에는 대전으로 청주로 우수한 학생들이 다 가고 남은 학생들만 다니는 학교였다. 더 좋은 도시로 가지 못한 학생만 남았다는 패배감이 있었다. 나는 생활보호대상자였기 때문에 무상급식을 받으면서 일종의 경제적인 낙인이 찍혔다. 너무 어린 나이에 고입 실패자와 성공자로 나뉘고, 아이의 경제상황이 점수화되는 건 아이들에게 가혹한 꼬리표가 아닌가 싶다.
노래를 잘하는 아이는 노래 재능을 살리고, 수학을 잘하는 아이는 수학적 재능을 키우는 게 학교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입시 준비를 하다 보면 교사가 된 제 동기들도 “서울대 몇 명 보내는 학교야?”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서울대 몇 명 보내는 어느 고등학교’로 라벨링하는 게 과연 옳은지 하는 의문이 든다. 고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한다.

-정부 교육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왜 한국의 사교육이 과열된 거 같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사교육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말하기 애매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 아니라 정치적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교육정책이 지속적으로 수능 교육과정을 바꾸고 있다. 교육을 100년지대계로 보지 않고 정치적인 인기를 위한 결정이 문제다. 그걸 이용한 상술과 마케팅이 결합한 결과다.

-앞으로 수능을 볼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공부엔 왕도가 없다. 그냥 나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할까를 스스로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개념을 보완해야 할지 기출을 다뤄야 할지 강의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 스스로 판단해보길 바란다. 입시 전문가는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에 이 정도 했고, 2학년엔 이 정도 했으니까 3학년에는 이런 걸 해야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진단을 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이 학생을 짧은 시간 보고 그 아이의 입시에 대해 전문가 행세를 하고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준비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을 경쟁체제의 부품으로 취급하고 병들게 하고 있다. 대체 가능한 부품이 아니라 인간으로 대우받고 개인이 밝게 빛나야 한다. 경쟁보다 따뜻한 단어를 생각하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장학재단도 필요하고 아이들 길러내는 새로운 방식의 대학교육도 등장해야 한다. 언젠가는 연구공동체가 만들어져서 우리 모두 존중받는 사회,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사회로 바뀌길 바란다. 이런 꿈을 함께 실현할 사람들을 찾아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지금은 일종의 상상에 불과하지만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강의하는 역할을 맡았으니 강의를 하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나갈 생각이다.

PROFILE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학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석사(정치철학 전공)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박사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핵심교양TA
●세화여자고등학교 교사
●EBSi 강사
●스카이에듀 강사
●이투스 강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