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국회에서만 일할 수 있는게 아니다"... 21대 총선 불출마

“출마의 뜻을 내려놓으며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고파”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입력 : 2020.01.13 13:58
▲사진=강창일 의원 홈페이지

“국회 밖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 위해 그동안 쌓아온 경륜을 발휘할 것”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 4선)이 5선 도전 여부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12일 오후 3시,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 대극장에서 개최한 의정보고회에서 21대 총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히며 현 정국에 대한 견해와 향후 계획을 지역 주민들에게 전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지일파 의원으로 꼽히는 강창일 의원의 출마 여부는 지역정치권과 여당 내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다.

강 의원은 입장을 밝히기 앞서, “그동안 많은 분들이 저의 출마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며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허락하셨다” 고 말하고 “제주지역 최초 4연속 당선의 영예를 안겨준 지역 주민들께 거취를 가장 먼저 알리는 것이 도리로 판단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또한 “우선 출마의 뜻을 내려놓으며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제주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한다.” 고 입장 표명의 의미를 규정한 후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신인들에게 아름답게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 고 전했다. 

총선 이후 행보에 관련해 “국회에서만 제주지역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국회 밖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불출마 선언 전문.
존경하는 제주시 갑 주민 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과 국민 여러분! 오늘은 지난 16년 간의 의정활동을 보고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기 위해 귀한 시간 내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치권에 들어선 이후 청정제주에 걸맞은 깨끗한 정치를 실천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올곧게 소신을 지키며 시시비비를 분명히 해왔습니다. 그것이 도민과 여러분의 자부심을 살리는 길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그동안 올바른 길을 걸으며 4선 중진의원으로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16년 전 바로 오늘 혈혈단신으로 고향 제주에 내려와 열린우리당 창당에 나섰습니다. 망설임 끝에 선거혁명을 통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사명을 갖고 ‘민주주의의 완결’을 명분으로 민주개혁세력의 불모지 고향 제주 도민 앞에 섰습니다.

그 이후 제주지역의 정치지형을 바꾸며 정치사를 새로 쓸 수 있었던데에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과분한 성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6년 동안 역사와 나란히, 당과 나란히, 제주와 나란히 가고자 하는 저의 손을 한 번도 뿌리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제주지역 역사상 처음으로 내리 네 번 당선되는 영예를 안은 것과 동시에 저를 포함한 제주 국회의원 세분이 모두 16년간 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2018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제주도의회 전체의원 38분 중 29분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한 팀을 이루어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의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민주개혁세력이 제주 전역에 튼튼히 뿌리내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변화의 바탕 위에서 저는 섬과 뭍을 초월하는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앞장선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입니다. 역사교수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제주 4·3을 포함한 과거사 문제 해결에 두 팔 걷어붙이며 우리 사회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에 나섰습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정으로 국가권력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피해자와 유족의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성과입니다. 한일관계 전문가로서 일본이 저지르는 역사왜곡에 단호히 맞서는 한편,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및 일본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며 의원외교의 중심에 섰습니다. 한일의원연맹에서 여러 직책을 거쳐 회장으로 일한 경험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최근 일본 방문에서 일본 집권여당 2인자 니카이 간사장과 면담을 나누었습니다. 여름이 오기 전 1000여명의 방문단이 제주를 찾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식물 국회’ 20대 국회의 현실에 제 마음이 몹시 괴롭습니다. ‘정치’는 사라지고 ‘대치’가 일상화된 모습에 중진의원으로서자괴감을 느낍니다. 무의미한 격렬함에 가로막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변화가 멀어지는 상황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정치혐오가 심해지고 정치의 기능이 마비에 이르는 상황을 타개하지 않으면 우리의 장래를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세계는 가히 신문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5G는 이미 상용화 되었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의 구조를 뒤흔들어 놓을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제기되는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가오는 21대 국회는 혁신에 적합한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국회의 인적 구성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배타적 지역주의와 폐쇄적 진영논리를 벗어나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대표하는 역량있는 분들이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실천하는 길이 열려야 합니다. 저 같은 중진의원들이 국회 혁신과 물갈이의 불쏘시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21대 총선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의도와 제주도를 땀으로 적신 16년의 시간을 뒤로하게 됩니다. 일단 출마의 뜻을 내려놓으며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또한 제주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입니다.

지금 제주시 갑 지역구에서는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과 박원철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을 비롯한 유수의 후보자들이 우리지역과 나라의 비전을 놓고 도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제주에 뿌리를 두고 세계로 눈을 돌리는 후배정치인들이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변화에 동참해주기를 바랍니다. 자치와 분권을 선도하는 제주의 가치를 바로세우고 평화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신선한 시각을 제공해주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의 결론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밤을 불면으로 지새웠고, 참으로 많은 지인들과 주민들 그리고 당원 동지들을 만났습니다. 우리 정치의 앞날과 제주의 위상, 그리고 저를 포함한 민주개혁세력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더없이 귀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힘 있는 다선의원의 필요성과 과거사 및 한일관계 전문가의 귀중함을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정치권을 완전히 떠나지는 않습니다. 오늘 불출마 입장을 전하지만 혹여 우리당의 승리가 어려워 중앙당의 부름이 있을 경우 온몸을 불사르고자 합니다. 또 다른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희망의 씨앗을 뿌립니다. 따뜻한 정치로 여러분의 마음에 남고자 합니다. 어디에서든 한일관계 정상화, 제주 4·3을 비롯한 과거사 문제 해결, 제주 본연의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국회 밖에서도 그동안 쌓은 경륜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 아내와 함께 그동안 보내주신 하해와 같은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2020년 1월 12일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갑 국회의원 강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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