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심우영·이준상 교수팀, 모세관현상 통해 중저온에서 니켈소금전지 구현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입력 : 2020.01.14 23:21
연세대학교 심우영 교수(신소재공학과)·이준상 교수(기계공학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정기영 박사 연구팀이 모세관현상을 통해 액체 나트륨의 습윤성을 향상시키는 '습윤 시트(Wetting sheet)'를 개발해 니켈소금전지의 구동 온도를 낮추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로 중저온 니켈소금전지를 실현하기 위한 간단하고 경제적인 접근법이 마련됐다.

소금(NaCl)을 이용한 ‘니켈소금전지(Na-NiCl2)’는 폭발하지 않는 안전한 배터리로 대규모 전력 저장 장치로 활용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액체 나트륨이 배터리 내의 고체전해질에 잘 젖지 않아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 

고체전해질은 양극(NiCl2)과 음극(Na) 사이에 위치해 양극 사이의 나트륨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비 오는 날 창가에 맺힌 구형의 물방울처럼 액체 나트륨은 고체전해질 표면에 잘 젖지 못해 둥근 나트륨 방울을 형성하며, 고체전해질과 액체 나트륨 사이의 접촉이 좋지 못해 배터리의 충/방전이 어려워진다.

기존의 니켈소금전지는 300℃ 이상의 고온 환경을 통해 고체전해질에 대한 액체 나트륨의 습윤성을 높였다. 

하지만 높은 구동온도는 배터리 제조 및 유지 보수에 대한 비용을 증가시켜 니켈소금전지의 활발한 활용을 늦추는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이 개발한 ‘습윤 시트’는 주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모세관현상을 이용해 액체 나트륨을 시트 내로 머금는 역할을 한다. 

가느다란 관을 물속에 넣으면 물이 관을 타고 올라가는데 이것이 모세관현상이다. 

이때 관이 가늘수록 물이 빠르게 올라간다. 습윤 시트의 경우,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한 갭(gap)이 가느다란 관의 역할을 해 액체 나트륨을 빠르게 머금게 된다.

연구팀이 습윤 시트 제작에 이용한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이라는 재료는 열처리 시 팝콘과 같이 부풀어 올라 나노미터 수준의 갭을 갖는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나노 갭을 통해 액체 나트륨이 빠르게 스며들기 때문에, 고체 전해질 위에 습윤 시트를 얹게 되면 액체 나트륨이 고체 전해질에 충분히 잘 젖게 할 수 있다.

개발된 습윤 시트는 제작 공정이 간단할 뿐만 아니라, 셀 조립 시 습윤 시트를 고체전해질 표면에 얹어 주기만 하면 되므로 임의로 금속을 코팅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또한, 제작 및 조립 과정이 간단해 대규모 생산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우영 교수는 “이 연구는 물질의 고유 물성인 표면 에너지 개념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연구들과 달리, 나노 스케일의 모세관 현상 도입을 통한 습윤성 향상 연구”라며, “175℃ 중저온에서 니켈소금전지의 구동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 대용량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국제공동 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나노분야의 권위지인 나노 레터(Nano letters)에 12월 26일 게재됐다.
jmg19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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