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6세대···4.5세대 최강전투기 KFX 전력화 ‘득과 실’

[서동욱의 더(the) 밀리터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0.02.29 06:05

지난해 10월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서울 ADEX 2019)에서 한국형 전투기 KFX 실물 모형이 전시돼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1 “스텔스 기능도 떨어지는 4.5세대 전투기를 전력화할 필요가 있나”
#-2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해서라도 KFX 전력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2021년 시제기 제작을 목표로 국내에서 개발 중인 KFX(한국형 전투기). 이 전투기를 우리 군에 배치하는 문제를 놓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KFX는 개발비 8조80000억원을 들여 우리 공군의 노후 전투기(F-4, F-5)를 대체하는 사업이다. 시제기 제작을 거쳐 2026년까지 F-16급 이상의 전투기 120대를 양산하는 일정이다. 예정대로 120대 모두 우리 군에 인도되면 약 9조3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총 사업비 17~18조에 이르는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개발사업이 되는 것이다.

◇스펙만 보면 동급 최강 전투기,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스펙만 놓고 보면 KFX는 동급 최강 전투기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당초 F-16을 능가하는 4.5세대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사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투기의 세대구분은 등장 시기와 주요 탑재무장, 항공전 장비 등의 성능으로 나뉜다. 미국산 전투기로 한정할 경우 F-22, F-35 등 스텔스 성능을 가진 전투기가 5세대로 분류된다.

4세대급에선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가 최강으로 꼽힌다. F-15K를 ‘하이급’, F-16을 ‘미들급’ 4세대 전투기라고 부른다. 군사 전문가들은 KFX의 성능이 F-15K급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투기의 대표적 핵심기술인 레이더와 항전장비 기술이 진화하고 있고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장비들이 KFX에 탑재되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FX는 핵심 장비인 레이더 외에도 △적외선 추적장비(IRST, Infrared Search and Track) △전자광학 추적장비(Electro-Optical Targeting Pod) △통합 전자전 장비(EW Suite, Electronic Warfare) 등이 속속 완성형으로 가고 있다. KFX가 전 세계 ‘비 스텔스기’ 가운데 최고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문제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기존 전투기 강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까지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 모두 2030년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완료한다는 일정이다. 이 시기가 되면 한반도 주변 영공은 중국·러시아·일본의 6세대 전투기가 휘젓고 다니게 된다. 4.5세대인 KFX로는 공중전력 불균형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지난해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F-35A 전투기가 활주로 위에 전시돼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6세대 전투기 개발 어디까지 왔나 = 지난 1월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국방과학기술조사서’를 보면 6세대 전투기들의 성능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은 6세대 전투기에 극초음속 비행과 초음속 순항이 가능한 엔진을 탑재한다. 인공지능(AI)과 사이버전 대응 기술을 적용하고 공중에서 수십 대의 군집 드론을 지휘할 수 있는 기술도 적용될 예정이다.

러시아 역시 AI 기술, 극초음속 엔진, 레이저 무기 등을 탑재하는 6세대 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프랑스는 독일·스페인과 함께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 ADEX 2019)’ 세미나 세션에서는 ‘6세대 전투기 개발동향’을 담은 발표문이 눈길을 끌었다.

방위사업청 임상민 사무관(박사)은 ‘6세대 전투기 개발 및 전망’이라는 글에서 중국과 일본의 6세대 전투기 개발동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중국은 지금의 J-20을, 일본은 F-2를 대체하는 6세기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들 전투기 모두 AI 기술을 통해 상황인식과 판단지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고속네트워크를 이용한 협동교전 장비가 탑재된다. 전투기 강국들의 6세대 기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지난해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F-15K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KX 전력화의 득과 실과 실 = KFX 전력화를 반대하는 측은 2030년대 한반도 주변 영공의 공중전력 불균형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다. 이미 투입된 개발비는 어쩔 수 없더라도 전력화까지 진행해 추가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KFX 시제기는 국내 전투기 제작기술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규정, 기술력을 축적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전력화 비용을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등 우방국의 6세대 전투기를 구매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대론자들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해서라도 KFX 전력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시제기를 제작하는 것과 실제 전력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투기 양산과정에서 부족한 기술력이 보완되고 각종 기능개선이 이뤄진다”며 “KFX의 양산화 과정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화를 통한 경제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KFX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일자리는 6800여개에 이르고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참여해 일으킨 경제 효과가 2조원이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KFX 양산 대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KFX 사업이 수십 년 장기과제로 진행되면서 주변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다시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투기 제작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한 점을 고려해야 하고, 우리 군의 전력구조 바뀐 점을 생각해야 하며, 주변국 위협요소가 변화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KFX 양산 물량과 전력화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다양한 전장환경을 상정해 최강의 전투력이 발휘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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