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적 없는 이낙연 vs 처음 선거 황교안, 정치 1번지를 달구다

[정치판 분석]李 vs 黃, 전직 총리대결 최후 승자는?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3.02 09:40
▲종로구민들과 인사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사진=뉴스1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주민과 이야기할 때 수첩과 펜을 꺼내 메모한다. 기자시절부터 밴 습관이다. 선거 캠프에서는 자체적으로 ‘NY수첩’을 만들었다. 이 전 총리는 서울대 법학과 7 0학번이다. 당시에는 법대 캠퍼스가 종로구 동숭동에 있어 종로와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졸업 후 기자생활을 하다가 2000년 16대 총선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 출마해 당선, 정치의 길을 걸었다.

이 전 총리는 선거 베테랑이다. 한 번도 선거에서 패배한 적 없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서 4선을 기록했다. 6회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에 당선됐다. 총선과 지방선거를 포함한 그의 평균 득표율은 67.74%로 압도적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전남에서 다선 의원과 도지사를 역임한 게 대수롭지 않다고 느낀다면 오산이다. 17대 총선 때 전국적으로 분 열린우리당 바람에 전남 의석 1 2석 중 민주당이 5석만 가져갔을 때도 이 전 총리는 지역구를 지켰다. 민선 6기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총리로 발탁돼 2년 7개월간 최장수 총리를 지냈다. 이 전 총리는 언론인과 국회의원, 도지사, 총리까지 두루 거쳤다. 중도층에게까지 호감도가 높아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위1를 달린다. 이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투 톱 체제’로 선거를 이끈다.

▲이낙연 전 총리 선거 사무소/사진=뉴시스
◇집은 서쪽, 선거 사무소는 동쪽

이 전 총리는 종로 출마를 위해 교남동 경희궁자이 아파트에 전셋집을 얻었다. 선거캠프는 종로6가에 있는 금자탑빌딩이다. 종로의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동부지역은 민주당이, 서부지역은 미래통합당이 강세를 보여 ‘동진서보(東進西保)’라는 말도 있다. 이 전 총리는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열세인 서부지역에 집을, 강세를 보이는 동부지역에 선거캠프를 차려 지지층과 취약층을 동시에 마킹한다.

이 전 총리의 1호 공약은 ‘신분당선 연장 추진’이다. 현 정부의 총리를 역임한 경력을 살려 국책사업인 ‘신분당선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신분당선은 용산에서 고양삼송을 지나간다. 여기에 종로 서북쪽, 부암동 지역을 지나가는 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남동 경희궁자이 2500세대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따뜻한 종로, 따뜻한 사람 이낙연’

“여기 근처 어디 계실 건데….” 지난달 14일 이 전 총리 캠프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 직원들은 “이 근처에 계실 것”이라며 “행선지를 정한다기보다 선거운동을 할 수 있을 때마다 이곳저곳 다니며 직접 유권자를 만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직접 바닥 민심을 훑는다. 그래서 일정이 유동적이고 상황에 따라 변한다. ‘지역 일꾼’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현장 밀착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남을 떠난 첫 번째 선거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여야의 전략적 요충지기 때문에 방심할 수없다. 이 전 총리 선거 캠프 사무소에 ‘따뜻한 종로, 따뜻한 사람 이낙연’을 붙였다. 명함에는 ‘종로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종로의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던 이 전 총리의 홍보 활동은 코로나19 사태로 차질을 빚었다. 이 전 총리는 당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에 “종로구민을 뵙고 싶지만,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 접촉에 주력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 대신 이낙연 캠프는 이날부터 유튜브 채널 ‘이낙연TV’를 시작해 온라인 홍보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출근길 인사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사진=황교안 캠프 제공
◇‘황교안의 첫 선거, 정치인생 최대 승부처’

황 대표는 정치 신인이다. 한 번도 선거를 치러본 적 없다. 황 대표는 1977년 성균관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성균관대는 종로 명륜동에 있다. 그는 1981년 23회 사법고시에 합격, 1983년 검사가 돼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거쳐 국무총리를 지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내기도 했다. 보수진영 대선주자로 딱히 인물이 떠오르지 않자 황 대표가 두각을 드러냈다. 2019년 1월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고 2월 27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선거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 없지만 그의 정치적 중량감은 무겁다. 이번 종로가 첫 대결장이자 승부처다. 21대 국회 원내에 들어오지 않으면 대선가도를 향한 길에도 차질을 빚는다. 황 대표는 미래통합당 대표를 맡으면서 종로까지 사수해야 한다.

황 대표는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되도록지역 깊숙이, 많은 곳을 직접 발로 다니겠다는 의지다. 면 대 면으로 유권자들을 만나겠다는 전략은 20대 총선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대 총선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국당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돌았다. 반면 정세균 의원은 구석구석 지역을 훑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오 전 시장이 정 의원에 비해 02%p 앞섰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10%p 이내로 줄었고 선거 전주엔 ‘박빙’으로 분류, 결국 종로를 민주당에 내어줬다. ‘지역에 소홀했다’는 패배 이유가 나왔다. 이에 황 대표는 운동화로 갈아 신고 직접 종로 구민들을 만나 홍보 활동을 벌인다.

▲종로구민들에게 인사하는 황교안 대표/사진=뉴시스
◇‘절망을 딛고 종로를 새로 고치겠습니다’

황 대표의 명함에 적혀 있는 문구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 구도를 내건다. 황 대표는 2월 종로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며 “오직 두려운 건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국 사태’와 20대 지지층 이탈이 황 대표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황 대표는 거주지를 대학로 근처 명륜동 아남아파트를 택했다. 20대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동네다. 황 대표는 비난달 14일 종각역 지하상가에 있는 태양의 정원, 청년 숲을 방문해 청년 창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청년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년들이 살기 좋은 사회, 창업에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1호 공약은 ‘초등학교 신설’이다. 경희궁자이 내에 초등학교를 새로 짓겠다는, 주부층을 공략한 공약이다. 황 대표는 2월 18일 공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경희궁자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열고“ 경희궁자이에 사는 400여 명의 초등학생이 짧게는 10분, 길게는 15분 거리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넓은 도로를 건너야 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어 부모의 걱정이 크다”고 했다. 또 대신중·고등학교 존치 등을 담은 공약도 발표했다.

황 대표도 코로나 사태 때문에 선거 운동을 축소했다. 심재철 원대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확인, 지난달 24일 황 대표도 코로나 검사를 받기도 했다.

‘최다’ 표밭 평창동,
‘최신’ 표밭 교남동

20대 총선 격전지 종로, ‘종로의 격전지’는 어디일까. 종로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거주하는 동네는 평창동이다. 20대 총선 기준 평창동 선거인수는 1만5372명이다. 20대 총선에서는 오 전 시장이 4619표를, 정 의원이 4571표를 얻어 48표 차이를 보였다. 평창동은 부촌으로 분류, 미래통합당 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정 의원이 선전해 당선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투표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혜화동이다. 혜화동에는 대학로와 성균관대 등이 있어 젊은 세대가 많아 민주당이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혜화동은 20대 총선 기준 9849표가 나왔다. 이곳에서 정 의원은 5514표를, 오 전 시장은 3458표를 얻어 2058표 차이를 보였다. 그 다음은 청운동이다. 청운동의 선거인 수는 1만745명이다. 투표는 7214표 나왔다. 정 의원이 이곳에서 3760표를, 오 전 시장이 2852표를 얻었다.

21대 총선서 주목해야 할 지역은 교남동이다. 2017년 2월 경희궁자이 아파트의 2500세대 주민들이 들어왔다. 20대 총선에 비해 인구 수가 약 6000명 늘어 거주민 수가 만 명을 넘는다. 20대 총선서는 정 의원이 1166표로 오 전 시장(852표)보다 표를 더 얻었지만, 이번에 새로 입주한 이들은 대부분 종로구민들이 아니어서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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