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통폐합 포함 획정안에 여야 강력반발...수용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03.04 11:25
김세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선거구 획정안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선거구 획정안이 공개되면서 통폐합 대상에 오른 선거구 여야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획정위는 전날 세종, 경기 화성, 강원 춘천, 전남 순천 등 선거구 4곳을 쪼개서 선거구를 늘리고 서울·경기·강원·전남 4곳에서는 1곳씩 통폐합해 선거구를 줄이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와같은 획정안이 공개되자 통폐합 선거구에 속하는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획정안에 따라 현재 서울 노원 갑·을·병에서 노원 갑·을로 선거구가 1곳 줄어드는 노원구 현역 의원인 고용진(노원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발표는 법과 원칙을 가장 충실하게 지켜야 할 획정위가 획정의 기본 원칙도 지키지 못한 졸속 안"이라고 비판했다.

노원을이 지역구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공정성과 합리성을 상실한 획정위의 정치적인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관련 법에 따라 획정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여야가 이제라도 합리적 기준에 따라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원병에 출마 예정이었던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노원 갑·을·병이 갑·을로 개편되면 ‘을’ 지역이 둘러 갈라져 기존 ‘갑’과 ‘병’으로 붙는 것”이라면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대상이 1.5배로 늘어나 비상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획정으로 안산 상록 갑·을, 단원 갑·을 4개 지역구는 안산 갑·을·병으로 통폐합 된다. 김명연(안산단원갑) 통합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의석과 특정 정치인의 지역구를 지켜주기 위해 안산 시민을 희생시킨 반헌법적 선거구 획정"이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획정안에서 가장 눈에띄는 변화는 강원도다. 강원도는 속초·고성·양양 선거구가 두개로 쪼개지고 양양이 강릉과 통합되면서 ‘강릉·양양’선거구가 탄생했고 속초·고성과 철원·화천·인제·양구와 합친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가 탄생했다.

이양수(강원 속초·고성·양양) 미래통합당 의원/사진=뉴스1
무려 6개 지역이 하나의 초대형 선거구로 묶이면서 기존 지역구가 공중 분해되는 경우도 있다. 이양수(강원 속초·고성·양양) 통합당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사상 최악의 게리맨더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6개 시·군이 묶인다면지역 대표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며 "문화와 정서, 생활권을 완전히 무시한 줄긋기는 관할 면적이 넓어 민의 수렴이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미흡한 감이 있다"며 "개정 공직선거법상 농·어촌·산간지역 배려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6개 시·군(郡)을 묶는 것은 법률에 배치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획정안 수용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유성엽 의원실에서 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민생당 공동대표)와 총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회동을 마친 후 나서며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스1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만나 획정안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5일까지 획정안을 본회의에 올린다는 계획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그것까지 포함해서 다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획정위 안 그대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관계된 분을 연쇄적으로 만나보고 의견을 들어본 다음에 판단을 좀 할 것"이라면서 "최대한 지혜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와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 유 원내대표 등 여야 3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계속 접촉을 하고 획정위 안을 수용할지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획정위 선거구 획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동의 얻으면 본회의에 상정돼 최종 표결 절차를 밟아 확정된다.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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