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스페셜] 마지막 아닌 착한 가치소비의 ‘시작’, 마감 임박 식음료 할인판매 ‘라스트 오더’, 소비자·생산자 윈윈

[2020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리더를 만나다 ①] 오경석 (주)미로 대표이사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영복 기자 입력 : 2020.03.06 18:31
편집자주본지는 2016년부터 ‘환경’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담은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 리더들을 연속기획으로 만나봤다. 올해에도 3월호부터 5월호까지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리더들을 만나 그들만의 아이디어와 회사설립 동기, 비전을 들어본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 오경석 (주)미로 대표이사
   전국에서 발생되는 음식물쓰레기는 비료나 퇴비, 에너지, 사료 등으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소각·매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음식물쓰레기는 주로 동물 사료로 사용되어온 상황에서 지난해 9월 중순부터는 재처리한 음식물쓰레기를 사육돼지 농장에 공급할 수 없다. 음식물쓰레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인 문제로 처리 대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의 한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이 유통기한이 다가와 버려질 위기에 있는 음식물을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미로를 이끌고 있는 오경석 대표를 만나 아이디어와 함께 사업의 비전을 들어봤다.

- 회사소개를 간략하게 하자면
▶‘라스트오더’는 우리 동네 마감할인 플랫폼으로 마감이 임박한 음식물이나 음료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 또는 고객에게 착한 소비와 함께 환경적으로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음식물이나 음료를 판매하시는 사장님들에게 재고의 부담을 줄여드릴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이를 통해 버려지는 음식물을 구하는 것이 ‘라스트오더’서비스의 가장 큰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사업 초기엔 20~35세의 1인 가구가 많은 서울시의 관악구, 마포구, 강서구를 선정해 서비스를 전개해왔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서비스를 수도권 확장에 주력해오고있다. 올해 2월부터는 전국의 편의점들이 차례로 ‘라스트오더’ 플랫폼에 입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미로에게 굉장히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엔 주변의 실력자들과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지만, 지금은 25명의 든든한 동료들이 함께하고 있는 덕분에 꾸준히 성장 중이다.

- 미로를 설립하게 된 동기와 목적이 있다면
▶질문에 앞서 제 성격을 먼저 말하자면 매사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미로의 직원들은 잘 알고 있다. 저는 문제를 고민하고, 방법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을 괴로워하면서도 즐기는 스타일이다(웃음). 또한, 다른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궁금하고, 몰랐던 영역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것을 좋아한다. 몇 년 전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한 사례가 있었다. 해외에서 본 ‘투 굿 투 고(Too Good To Go)’ 라는 서비스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단순히 ‘먹을 만큼만 사서 남기지 말고 먹자!’라고 슬로건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을 소비를 통해 우리의 삶에 적용한 서비스였다.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어쩌면 고루하게 느껴지는 환경 보호 미션을 소비로 산뜻하게 풀어낸다는 점이 내 마음 깊이 와 닿았다. 국내에는 이런 서비스가 없었기에 ‘당장 시작하자!’라고 다짐하게 됐다. 이후 우리나라에 와서 창조혁신센터의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우리의 서비스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더 견고하게 하는 시간을 거쳤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부족한 것이 많기에 계속 보완과 함께 서비스를 개발 중에 있다.

- 미로의 주요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자면
▶미로가 운영하고 있는 ‘라스트오더’는 우리 동네 마감할인 상품을 한눈에 보여주고 거래하는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동네 빵집에서 식빵이 많이 남았다고 가정해본다면, 이 빵은 오늘이 지나면 버려지지만, 사실 버려지기엔 너무나 아까운 멀쩡한 상품이다. 이런 경우 사장님들은 ‘라스트오더’에 그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등록할 수 있다. 구매자들은 실시간으로 올라온 동네 마감할인 상품을 보고 바로 그 빵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면서, 픽업시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 이렇게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거래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서비스가 바로 ‘라스트오더’이다.


사업 초기에는 ‘우리 동네’라는 슬로건에 맞춰 로컬 기반으로 진행했었다. 멀리 있는 산지, 방방곡곡에 퍼져 있는 식품제조사와 유통사, 대형식품사와 같은 국내 대표기업 등…. 소비자로부터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역시나 버려질 위기에 처한 식품자원들이 전국 각지에 참 많이 산재되어 있었다. 이러한 곳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택배배송’ 서비스로 확대해 연결해드리고 있다. 유명한 경북의 홍로와 부사, 무주의 초당옥수수, 오뚜기의 마감임박 곤누들은 ‘라스트오더’ 사용자분들의 선택 덕에 폐기물로 버려지지 않았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국 ‘편의점’으로의 서비스가 확대되어 매일 나오는 폐기상품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각김밥을 비롯해 우유, 샐러드, 도시락, 식재료 등등, 편의점의 다양한 상품이 폐기되지 않고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어 무척 보람됨을 느꼈다.

-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라스트오더’는 단순히 공익적인 면을 내세워 참여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충족시키는, 합리적인 절감을 가능케 한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생산자는 재고를 폐기함으로써 생겼던 매출손실을 수익으로 전환하고, 소비자는 마감할인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와 더불어 환경을 보호한다는 ‘가치소비’까지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하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

물론 ‘라스트오더’와 비슷한 마감할인 플랫폼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최초 마감할인 서비스로 성실하게 준비해온 가맹점수, 택배배송과 편의점을 비롯한 서비스의 확장성과 속도는 ‘라스트오더’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매출이익이 제로인 상태인데 수익실현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는가
▶조금씩,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어떤 서비스이건 마찬가지라고 본다. 특히 ‘라스트오더’처럼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라스트오더’의 활성화를 이루는 데만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장 매출을 좇기보다는 공감과 경험을 먼저 많이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본격적인 유료화 전환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고 있다. 공익과 비즈니스를 모두 만족시키는 모범적인 사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에 있다.

- 어떤 점이 힘들었고 극복했는지
▶마감할인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게 사장님들의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가게 이미지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는 마감할인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전환도 함께 필요했다. ‘남은 상품을 싸게 판다’라는 이득만을 내세운 서비스가 아니라 현명하고 착한 소비, 지구를 생각하는 행동을 한다는 점을 양쪽 모두에게 확실히 인식시키고자 했다. 당시에 마침 에코백, 텀블러 등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이 공감을 얻으면서 ‘라스트오더’ 역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고객들이 라스트오더를 이용하면서 ‘좋은 일에 동참하고 있다’라고 생각해주기 시작했고, 매장과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들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사장님들의 참여도 수월해졌다. 특히 매장의 경우 꾸준히 거래가 발생하고, 수익개선과 잠재고객 유입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면서 이제는 많은 분들이 더 쉽게 공감하고 동참해주시는 것 같다.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이용해보신 사장님들이 이웃의 다른 음식 관련 사장님들께 서비스를 추천해주시는 사례도 많아지면서, 감사함과 함께 자부심을 느끼며 업무에 매진할 수 있었다.

- 현업에 종사함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안타깝게도 사회적 경제 조직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는 편견이 있다.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모순처럼 느껴지고, 공익과 수익을 함께 실현할 수 없는 것처럼 흔히들 생각한다. 저희는 그런 인식을 타파하고 싶다. 소셜 임팩트의 실현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수익창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 저는 항상 서비스와 관계된 고민과 결정을 할 때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믿음을 가지고 실천해나가고 있다.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고객과 사장님, 아울러 ㈜미로의 동료들, 관계자분들, 함께해주시는 파트너사, 제휴사들이 좋은 일에 동참해주신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려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미래에 대한 포부가 있다면
▶저희가 ‘라스트오더’를 통해 줄이고자 하는 것은 상품의 가격만은 아니다. ‘라스트오더’를 통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가게의 매출 손실을 줄이고, 더불어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줄이는 것. 이것이 저희가 그리는 사회적 선순환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서비스가 확장되고 커지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다. 그래서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시작할 때 그렸던 이 그림을 항상 가슴에 품고 나아갈 생각이다.


또한 ㈜미로에서 일하고, 함께해주시는 분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한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들은 대표인 저 혼자로서는 결코 헤쳐나갈 수 없다. 직원들과 함께 공감하고 고생해주신 많은 분들과 같이 성장하고, 같이 행복해지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내부로부터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도록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오경석 (주)미로 대표이사
2018년 창조혁신센터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2018년 전주대학교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2018년 g-star dreamer 선정
2019년 3월의 모바일 선정
2019년 LG 소셜펠로우 선정
2019년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