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스크 공급 정책... "국민 혼선이 아닌 기대에 부응하길"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입력 : 2020.03.10 22:56
▲ 머니투데이<더리더> 송민수 기자




마스크 공급의 주 5일제가 시작됐다.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동네 약국 앞에 장사진을 쳤던 국민들은 허탕을 치거나 아예 입고가 되지 않았다는 안내문을 보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문제는 정부가 어떤 특단의 대책을 내어 놓아도 기대치 효과가 미흡한 실정이다. 그것은 사회활동 단계가 아닌 영·유아를 빼고 전 국민이 마스크 착용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 정부가 시시때때로 내놓는 대책으로는 온 국민의 강박감을 일시에 해소하기는 역부족인 듯하다. 마스크 수요 전체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근본적인 구조에서는 말이다. 이런 형국은 코로나 발생 시 초동 대처가 현명하지 못했던 데에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최초 코로나 사태에 직면해 정부 당국이 너무 안이한 판단에다 신종 전염병에 대한 예측을 제대로 못했던 탓이다. 바이러스 예방과 방역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 했을 당시 입체적으로 수급상황도 사전 점검했었어야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 초창기에 국내 마스크 생산물량이 수출되고 해외 유출과 사재기 현상이 횡행했다.

뒤늦게 코로나 확산과 함께 마스크 대란이 심각해지면서 대통령의 질타가 있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랴부랴 마스크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나 대한의사협회와는 상반되는 내용을 담아 국민들의 혼선만 키웠다. 

5일제 마스크 공급제가 시행되는 날 청와대는 직원들에게 면마스크 사용을 권장하는 등 새로운 행동요령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근무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경내 회의 일반 참석자도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고 했다. 

최고의 방역대책이나 안전조치가 가능한 청와대야 조건과 환경에 따라 마스크 착용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행동하고 수칙을 지켜야 될지가 막연하다. 여전히 정부가 제시하는 대책이나 발표는 탁상에서는 그럴듯한데 일상생활의 터전에서는 헷갈린다. 

현재 식약처의 최종 권고사항으로는 감염 우려가 크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면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내, 개별 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권고를 코로나 발생 초창기부터 국민들에게 주도면밀하게 발표했다면 마스크대란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마스크 공급이 계속 차질을 빚는 상황에 이르자 사후약방문 격으로 마스크 착용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번 마스크대란을 지켜보면서 '사후해결책'을 긴급히 모색하는 것보다 '사전예방책'을 효과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이번처럼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만시지탄은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계제에 느끼는 것은 정부 당국자들의 현실을 직시하는 판단력, 전개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예지력, 위기 시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공감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국가의 녹봉을 받는 공직자들은 국민들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남다른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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