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참여율 1위에 집값 급등…서울 내에서도 학력 격차 커

미분양 사라지게 한 ‘세종맘’ 교육열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5.08 10:18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사진=뉴시스
2019년 사교육비 총액은 약 21조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조사 통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최고 액수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19 초중고 사교육비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0조9970억원으로 2018년 18조2000억원보다 7.8% 올랐다. 저출산 영향으로 초•중•고교생 학생수가 2018년 약 558만 명에서 2019년 545만 명으로 13만 명 감소했지만 사교육비는 증가한 것이다.

사교육비 총액은 2009년에서 2015년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다 2016년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18조1000억원, 2017년 18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2018년 18조2000억원으로 주는 듯하더니 지난해 20조원을 넘겼다. 

특히 학교급별 총액에서는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이 9조6000억원으로 2018년보다 1조원 늘어나 정부 조사 이래 최대 증가폭인 11.8%를 기록했다. 중학생은 5조3000억원으로 5.2%가, 고등학생은 6조2000억원으로 4.2%가 증가했다. 

단순히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계산했을 때 사교육비 지출액은 32만1000원이었다. 전년 29만1000원 대비 3만원(10.4%)가량 올랐다. 학년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의 경우에는 고등학교 1학년 37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또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도가 높았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의 경우 사교육비 지출액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53만9000원이었다. 전년(50만5000원)에 비해 3만4000원 늘었다. 200만원 미만 가구의 경우 10만4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5000원 늘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 외국어고나 특수목적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일수록 참여도가 높았다. 지난해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희망한다고 밝힌 초등학생의 경우 사교육 참여율이 87.4%, 중학생이 77.8%로 조사됐다. 평균 사교육비도 각각 36만8000원과 57만4000원이었다.

◇세종, 사교육 참여율 가장 높아
2019년 전체학생의 시도별 사교육비 참여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81.3%)이었다. 그 뒤를 이어 서울 80.0%, 경기 78.3%, 부산 75.9%, 대구 75.5%, 인천 75.1%로 나타났다.

세종시의 사교육 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 사교육 시장(학원 등 인허가 기준)은 시 출범 당시인 2012년 7월 74곳에 불과했지만 2016년 기준 학원은 263곳, 교습소 965곳, 개인과외가 1273곳으로 빠르게 늘었다. 결국 2019년 사교육 참여율에서는 서울을 앞질렀다. 

세종시의 사교육 참여율이 높아진 이유는 유치원과 초•중학교 학생 전입률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신도심 중앙부처 공무원 등 중산층 이주가 늘어난 점 △수도권 명문 학원과 대형학원의 입점으로 교육 공급이 실현된 점 △젊은 학부모들의 다양한 교육 수요 등이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세종시의 구도심인 조치원읍과 면지역은 학원 신설이 늘지 않은 반면 신도심인 아름동과 중촌동 등 상가지역에 학원이 급증했다. 또 입주가 시작된 3생활권(보람동, 소담동)과 내년에 입주하는 2생활권(새롬동)에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2019년 3월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세종시 고교생 대학진학률은 82.5%다. 2019년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대학입시 결과 시에서 서울대 38명, 고려대 64명, 연세대 69명 등 이른바 ‘SKY’ 대학을 총 171명 보냈다. 또 서강대 19명, 성균관대 44명, 한양대 64명, 중앙대 40명, 한국외대 36명, 서울시립대 13명, 경희대 37명으로 집계됐다.

▲종로학원 2020 대입설명회가 열린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학부모들이 입시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부동산 시장, 여전한 ‘학군 프리미엄’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이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학군 프리미엄’이 붙어 부동산 열기를 띄운다는 의미다. 1980년대 서울대학교 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를 일컫는 ‘강남 8학군’이 대표적인 예다. 1970년대 후반부터 고교 명문 경기고, 휘문고, 서울고 등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주소를 옮기면서 강북보다 강남의 집값이 더 비싸졌다. 전국 ‘톱(TOP) 10’ 순위에 이름을 올린 8학군 고교를 중심으로 학군이 형성됐고 주변 부동산의 가격은 급등했다. 

세종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 분양률이 60~70%밖에 되지 않았지만 2020년 시•도에서 유일하게 미분양이 한 건도 없는 지역이 됐다. 세종시의 주택 값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상승률이 5.30%였다. 교육환경이 개선되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충청권에서 세종시의 학군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동산 가격도 상승한다는 전망도 있다.

세종시는 학군 등에 따른 삶의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2015년 3월에 설립됐다. 달빛1로 265(아름동 산8번지)에 위치해 있다. 세종국제고등학교는 2013년 3월 1일 만들어져 신도심에 명문학교가 들어선 이후 학군이 생겼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vs 읍면지역 격차 커졌다

전체학생의 권역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45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소도시가 32만1000원, 광역시가 31만원, 읍면지역이 20만3000원이었다. 반면 2018년에 비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읍면지역(11%)이다. 그 뒤를 중소도시 10.9%, 광역시 10.7%, 서울9.6% 순이었다. 중소도시는 서울과 6대 광역시를 제외한 일반 시 지역이다.

▲전국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일반고 일괄 전환 추진 반대 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교육비, 학습 능력에 영향 줘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9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고등학교 소재지별로 분석한 결과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지역 순으로 평균 표준점수와 1등급 비율이 높았다. 사교육비 지출이 높은 순대로 1등급 비율이 높은 것이다. 

또 사교육비 지출이 적은 읍면지역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8’ 교육 관련 동향 및 통계에 따르면 대도시 지역과 읍면 지역에서 중학교 3학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에서 2012년에는 각각 2%, 2.4%였지만 2017년엔 각각 4%, 4.8%로 두 배가량 늘었다. 읍면지역의 고등학교 2학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12년 3%에 그쳤으나 2017년엔 8.1%까지 늘었다. 도농 격차도 2012년 0.2%포인트에서 2017년 2.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기초학력은 국•영•수 세 과목의 평균을 내 산출하고, 교육과정상 성취해야 한다고 보는 성취 기준의 20%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기초학력 미달로 본다.

◇서울대 입학, 서초•강남•양천구 순

서울과 농촌 간 격차도 벌어지지만, 서울 내부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지난해 발표한 ‘서울대 입학생 수와 월평균 학원비의 상관계수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 1000명당 서울대 입학생은 서초구가 28.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강남(27.1명), 양천(16.2명) 순으로 나왔다. 학생 1인당 월평균 학원비는 서울시 강남구가 38만3500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서초가 33만1500원, 양천이 27만5800원으로 뒤를 이었다. 박경미 의원은 “서울 25개 자치구의 학생 1000명당 서울대 입학생 비율과 월평균 학원비 사이의 상관계수가 0.929(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큼)로 매우 높았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고교 유형은 물론 거주 지역에 따른 교육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공교육 내실화와 일반고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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