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 기각…법원 "구속 필요성에 관한 소명 부족"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06.09 09:18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귀가하고 있다./사진=뉴스1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오전 2시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이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한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자본시장법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및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귀가하고 있다./사진=뉴스1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 부회장은 새벽 2시 45분쯤 구치소 밖으로 나왔다.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늦은 시간까지 수고 많으셨다"고 답변하고, 준비된 차량을 타고 구치소를 떠났다. 이 부회장의 귀가는 전날 오전 10시 3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검찰에 출석한 지 16시간만에 이뤄졌다.

이 부회장이 구치소를 빠져나가고 난후 최 전 미래전략실장과 김 전 전략팀장도 구치소 정문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떠났다. 이들 역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구치소 현장에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유튜버 등 20여명이 자리해 "이재용 구속반대"를 외쳤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치소 주변에 1개 중대(90여명)를 배치했다.

지난 2017년 총수가 구속되면서 위기에 빠졌던 삼성은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위기다.

반면 검찰은 "(영장)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인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4일 이 부회장 등 3명에게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부정거래,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 등은 2015년 5월 이사회의 합병 결의 이후 호재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띄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동시에 부양하는 등 합병 전후 두 회사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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