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무단 사용도 부정경쟁행위”...민감한 지적재산권 권리 분쟁, 알아야 피할 수 있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입력 : 2020.06.16 11:45
대한민국은 ‘프랜차이즈 공화국’으로 불린다. 창업 5년 후 생존율이 30%에 불과하지만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대박’을 꿈꾸며 창업에 나선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법적 분쟁도 잦다. 최근에는 골프, 요식업 프랜차이즈 업체가 잇따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행위 금지 관련 가처분 소송을 진행했다.

프랜차이즈 스크린골프 업체의 골프장 코스 도용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스크린골프업체가 무단으로 실제 골프장 코스 이미지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해당 골프장 업체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이렇다. 스크린 골프 시뮬레이터 기업 A사는 국내외 유명 골프 클럽의 실제 필드를 항공 촬영한 뒤,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3D컴퓨터 그래픽 자료를 제작해 업체에 판매했다. 그러나 골프장 측은 자신들의 고유 자산인 골프장 코스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A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유앤아이파트너스법률사무소 고한경변호사는 “해당 소송의 쟁점은 부정경쟁방지법이 금지하는 부정경쟁행위 해당 여부”라며 “현행법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달랐다. 1심에서는 골프장이 홀의 위치와 배치, 골프 코스 등을 다른 골프장과 구분되게 구성하는 만큼 저작권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보아 배상판결을 내렸다. 반면, 2심은 골프코스가 저작물임을 인정하면서도 골프장 설계자가 아닌 운영자가 각 골프코스에 관한 저작권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저작권침해주장은 기각했다.

그러나 A사가 참고한 골프코스가 지형, 경관, 조경요소, 설치물 등이 원고들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무형적인 성과에 해당한다며 A사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이들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판결 내렸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고 변호사는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권리 분쟁이 한 기업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며 관련 법률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지적재산권 중에서도 유행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디자인은 어떻게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지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특히 가치를 수치화하기가 쉽지 않아 갈등을 빚곤 한다.

디자인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호받기 위해 디자인 등록 방법도 가능하다. 특허청에 디자인등록을 마치면 디자인권을 획득할 수 있으며 디자인출원일로부터 20년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디자인은 그에 따른 디자인권을 공유할 수 있다.

아울러 디자인 상품은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받을 수도 있다. 고 변호사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자목에 따르면 타인이 제작한 상품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며 “부정경쟁행위로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부정경쟁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행위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더불어 제품 폐기 등의 조치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디자인보호법에 따른 디자인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여기에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이 따르는 만큼 기업의 존속을 고민하는 사업자라면 분쟁을 최대한 방지하고 분쟁이 발생한 즉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전담 변호사와 변리사를 선임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벤처·중소기업이라면 프로젝트 진행 및 계약서 작성단계에서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하는 것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업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업구조를 면밀하게 파악하여 구조의 빈틈을 법률로써 확실히 메워줄 수 있는 변호사를 만나 종합적 법률 컨설팅을 받는 것이다.

최근엔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분쟁이 늘자 특허청이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도개선위원회를 열기도 했다. 학계, 법조계 와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부정경쟁방지법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고 변호사는 “시정 거래질서에 반하는 부정경쟁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차례 개정됐다”며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기술보호를 위해 그간 특허권으로 보호가 어려웠던 아이디어 탈취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해 보호하거나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경영자에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법률 조언을 제공하는 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고한경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를 역임하고, 여러 바이오/스타트업/벤처기업 및 캐릭터, 프랜차이즈, 제약, 식품 회사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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